법원 “김경수 킹크랩 시연 봤다”…잠정 결론

법원 “김경수 킹크랩 시연 봤다”…잠정 결론

기사승인 2020-01-21 14:24:02

재판부가 김경수 경남도지사는 댓글 조작 프로그램 ‘킹크랩’ 시연을 참관했다고 잠정 결론을 내렸다. 김 지사의 킹크랩 시연 참관 여부는 유무죄를 가를 핵심적 쟁점이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차문호) 재판부는 21일 김 지사의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등 혐의 항소심 속행 공판을 진행했다. 당초 이날 선고 공판이 열릴 예정이었으나 재판부가 전날 직권으로 변론을 재개했다.

재판부는 “재판부는 현 상태에서는 최종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면서 “사건을 1년가량 심리해 온 재판부로서 변론을 종결하고 선고기일을 지정하고서도 그 기일에 선고하지 못하고 사건을 재개해 불필요한 추측과 우려를 드려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각종 증거를 종합한 결과, 잠정적이기는 하지만 피고인의 주장과 달리 피고인이 지난 2016년 11월9일 김씨로부터 온라인 정보보고를 받고 킹크랩 프로토타입 시연회를 보았다는 사실은 객관적이라 할 수 있는 비진술적 증거들, 즉 당일자 온라인 정보보고, 킹크랩 프로토타입의 시연 로그기록 등을 통해 특검이 상당 부분 증명을 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또 “이는 김 지사가 믿기 어렵다고 주장하는 ‘드루킹’ 김동원씨, ‘둘리’ 우모씨 등 진술증거를 제외하더라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다만 “그러나 법리에 비춰 볼 때 다양한 가능성과 사정들이 성립 가능한 상황이라서 최종 결론을 내리기는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김 지사 측과 특검 측에 △김씨('드루킹') 등의 진술의 신빙성을 가릴 수 있는 근거자료 △김 지사와 김씨의 관계가 단순 정치인-지지자의 관계였는지 여부를 알 수 있는 진술 혹은 객관적 자료 △19대 대선 당시 민주당의 여론형성을 위한 조직 및 활동 △네이버 등 포털사이트들이 '비정상적 이용'을 차단하기 위해 투입한 노력과 비용 등 총 8가지에 대한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김 지사 측 변호인은 공판 후 기자들과 만나 “다소 의외의 변론 재개 사유 설명에 약간 당혹스럽다”면서 추가 소명 자료를 준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재판부는 다음 기일을 오는 3월10일 오후 2시로 잡았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해 1월 김 지사의 혐의를 모두 인정해 ‘댓글조작’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2년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는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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