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확진된 세 번째 환자와 접촉해 감염된 여섯 번째 환자가 가족에게 바이러스를 전파한 것으로 확인돼 '3차 감염'이 현실화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3번 환자와 6번 환자가 접촉한 지 불과 10일도 안 돼 6번 환자의 접촉자인 가족 2명에게서 '양성' 반응이 나옴으로써 신종코로나의 전파 속도가 예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고, 슈퍼전파자도 등장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31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6번 환자는 3번 환자와 22일 서울 강남구 한일관에서 함께 식사한 접촉자로, 국내 첫 2차 감염자다. 3번 환자는 26일, 6번 환자는 30일에 각각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으로 확진됐다.
이 중 6번 환자의 아내와 아들에게서 코로나바이러스 검사 '양성'이 추가로 확인됐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6번 환자의 아내를 10번 환자로, 아들을 11번 환자로 보고 관리하고 있다. 10번 환자와 11번 환자는 현재 서울대병원에 격리·입원 중이다.
사실상 3번 환자로부터 6번 환자, 6번 환자로부터 10번과 11번 환자로 이어지는 '3차 감염'이 일어난 상황이어서 슈퍼전파자에 대한 공포가 고개를 들고 있다.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 때는 슈퍼전파자 5명이 전체 186명 중 82.3%인 153명의 감염자를 만들어낸 바 있다.
슈퍼전파자는 전파력이 강한 감염병 환자를 칭한다. 호흡기바이러스 감염병의 슈퍼전파자는 보통 기침과 같은 호흡기 증상이 심한 게 특징이다.
일각에서는 4명 이상을 감염시켰을 때 슈퍼전파자로 봐야 한다고 하지만 전문가들은 단순히 숫자로 정의할 순 없다고 지적한다. 슈퍼전파자의 출현은 환자의 개별 특성이 아니라 환자가 처한 환경에서 시작되기 때문에 '슈퍼전파 이벤트'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는 이날 오후 2시 기준 총 11명이다. 첫 번째 확진 환자(중국인)를 제외하고 모두 한국인이다.
구현화 기자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