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마하지 않겠습니다”
김의겸 전 청와대 대변인은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같이 밝혔다.
김 전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의 성공과 군산 경제 발전을 위해 일해보고 싶었습니다. 쓰임새를 인정받고자 제 나름 할 수 있는 일을 다해보았습니다. 때론 몸부림도 쳐봤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멈춰 설 시간이 된 듯합니다.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습니다. 그동안 저를 지지해주신 군산 시민 여러분들, 대단히 죄송합니다. 그리고 한없이 고맙습니다.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민주당이 총선에서 압승해 문재인 정부를 든든하게 뒷받침해주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 2월 3일 김의겸 올림”이라고 전했다.
앞선 지난 2일 김 전 대변인은 “기부금에 대하여”라며 “제가 어제 페이스북에 올린 글대로 집을 팔아 생긴 차익 3억7천만 원은 기부했습니다. 기부한 곳은 한국장학재단입니다. 한국장학재단은 국가장학금 제도를 지원하는 준정부기관입니다. 의지와 능력이 있다면 누구나 경제적 여건에 관계없이 고등교육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해 2009년 설립됐습니다. 군산 시민들에게 직접 하는 기부는 선거법 위반이라 할 수 없었습니다. 제 기부내역이 담긴 영수증, 그리고 각종 세금과 금융 비용, 중개수수료 등이 담긴 증빙자료를 검증위원회는 여러차례 요구했고, 꼼꼼하게 조사했습니다. 그리고 제가 매각차익보다 80만원 가량을 더 기부한 것으로 최종결론을 냈다고 합니다”라고 해명했었다.
또 지난 1일에는 “이해찬 대표님께. 전북 군산에서 출마를 ‘준비 중’인 김의겸입니다. 준비 중이라고 표현한 이유는 법적으로 저는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지난해 12월 19일 기자회견을 열고 출마 선언을 했지만 민주당이 예비후보로 받아 들여주지 않아 45일째 군산 바닥을 표류하고 있습니다”라며 “민주당의 경쟁자는 파란 점퍼를 입고, 명함을 돌리며 큰 사거리에서 아침저녁으로 인사를 해도 제가 할 수 있는 것은 거의 없습니다. 명함을 몇 장 돌리다가 선관위로부터 경고만 받았습니다. 사무실은 마련했는데 현수막을 내걸 수 없어 ‘조방 낙지’라는 이전의 음식점 간판을 그대로 달고 있습니다. 곧 입을 줄 알고 맞춰놓은 파란 점퍼가 박스 안에 처박혀 있습니다”리고 약간의 불만을 표현했다.
김 전 대변인은 “다 제 부동산 문제 때문입니다. 민망하고 송구하기 그지없습니다. 하지만 나름대로는 제 잘못을 바로잡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약속대로 집을 팔았고 매각 차익 3억7천만원을 어느 재단에 기부했습니다. 각종 세금과 금융 비용, 중개수수료 등을 제하고 남은 액수입니다. 각종 증빙자료는 검증위에 다 제출했고 검증위도 모두 인정했습니다. 1만원이라도 더 내면 더 냈지 덜 내지 않았습니다. 검증위 현장조사팀은 여의도 당사 등에서 두 차례 저희 부부를 만나 조사를 했습니다. 저희도 가능한 모든 자료를 제출했고 성실하게 진술했습니다. 조사팀은 대출에 특혜나 부정이 있었는지, 투기 성격으로 볼 것인지 등에 대해서도 꼼꼼하게 따졌습니다. 그 결과를 지난 30일 비공개 최고위원회에서 김경협 위원장이 “문제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는 취지로 보고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검증위원회는 제 문제에 대해 이미 3차례나 ‘계속 심사’라는 이름으로 처리를 미루고 있습니다. 3일 열리는 회의에서는 최종 결정을 내려주시기를 기대합니다“락 촉구하기도 했다.
김 전 대변인은 “제가 요구하는 것은 그저 예비후보로 뛸 수만 있게 해달라는 것입니다. 당헌 당규를 보면 검증위는 형사처벌을 받았거나 재판을 받고있는 사람만 부적격 처리할 수 있다고 나와 있습니다. 정치적 정무적 판단은 다음 단계인 공천관리위원회가 하도록 구분해놓았습니다. 제 문제는 정치적 정무적 판단의 영역으로 보입니다. 그런데도 왜 계속 검증위가 매듭을 지어주지 않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1차 객관식 시험인 줄 알고 고사장에 왔는데 저만 2차 논술 문제지를 받아든 느낌입니다. 법적인 문제를 다루는 검증위 단계에서 제가 스스로 물러난다면 저는 두 번 죽는 셈입니다. 청와대에서도 물러나고 당에서도 버림받는 것이니 한 사건으로 두 번 교수형 당하는 꼴이 되고 맙니다. 공천관리위원회에서 영 부담이 돼 저를 경선에서 배제하고자 한다면 그건 이해할 수 있습니다. 법적인 단계를 넘어서 정무적인 판단의 문제이기 때문입니다. 그때는 한 마디도 토를 달지 않겠습니다. 당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결정을 내리겠습니다”라고 밝혔었다.
김 전 대변인은 “경선에 참여시켜준다면 저는 10~20%인 신인 가산점을 포기하겠습니다. 저는 이미 대단히 불리한 처지에 놓여있습니다. 권리당원 한 장 모으지 못했고, 조직도 변변치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 뛰어든 것만으로도 저는 이미 충분히 벌칙을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손발이 다 묶인 채 경선에 나가는 저를 경쟁 후보가 이기지 못한다면 3선을 노리는 다른 당의 현역의원을 어찌 대적할 수 있겠습니까?”라며 “저만 그렇게 느끼는지 모르겠지만, 당이 저에게 가혹하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도 언론 특히 조중동과 종편을 의식하기 때문이라고 짐작해봅니다. 저는 기자 시절 ‘최순실 게이트’의 서막을 열어 수구세력의 미움을 샀고, 대변인 때는 몸을 사리지 않고 대통령을 방어하다 보수언론과 척을 졌습니다. 그런데 그들의 프레임을 민주당에서조차 순순히 받아들인다면 이제는 누가 그런 악역을 자처하겠습니까? ‘아서라,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어머님 말씀을 요즘처럼 자주 떠올려 본 적도 없습니다”라고 서운함을 나타냈다.
김 전 대변인은 “대표님은 4년 전 공천에서 배제된 뒤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김종인 비대위는 정무적 판단이라고 어물쩍 넘어가려고 한다. 공당의 결정은 명분이 있어야 하며, 합의된 방식에 따라 결과에 승복할 수 있는 절차가 있어야 한다.’ 대표님이 ‘시스템 공천’을 강조해 온 것은 이런 경험이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단히 외람된 말씀이지만 저에게도 이런 원칙과 시스템을 적용해줄 수는 없는지요.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2월 1일 김의겸 올림”이라며 글을 통해 이해찬 대표에게 이의를 제기했었다.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