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반도건설과 손 잡으면서 한진그룹 경영권 분쟁이 한층 격화될 전망이다.
조 전 부사장과 KCGI, 반도건설은 지난달 31일 3자 공동 입장문을 통해 "대한항공을 비롯한 한진그룹의 현재 경영상황이 심각한 위기상황이며 그것이 현재의 경영진에 의해서는 개선될 수 없다"고 밝혔다.
이들은 입장문에서 "전문경영인제도 도입을 포함한 기존 경영방식의 혁신, 재무구조의 개선 및 경영 효율화를 통해 주주가치의 제고가 필요하다는 점에 함께 공감했다"며 "다가오는 한진칼의 주주총회에서 의결권 행사와 주주제안 등 한진그룹의 성장과 발전을 위한 활동에 적극 협력하기로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조 전 부사장과 KCGI 등은 오는 3월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조원태 회장의 사내이사 재연임을 막고 조 회장의 퇴진을 요구하겠다는 것이다.
이들은 "이는 그동안 KCGI가 꾸준히 제기해 온 전문경영인제도 도입을 통한 한진그룹의 개선 방향에 대해 기존 대주주 가족의 일원인 조현아 전 부사장이 많은 고민 끝에 전적으로 공감하고 새로운 주주인 반도건설 역시 그러한 취지에 적극 공감함으로써 전격적으로 이뤄질 수 있었다"고 연대 이유를 제시했다.
이어 "앞으로 한진그룹의 전문경영인체제와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강화해, 어느 특정 주주 개인의 이익에 좌우되지 않고 그동안 소외됐던 일반주주들의 이익을 증진하며 주주 공동이익을 구현할 수 있는 모범적인 지배구조를 정립하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이들 세 주주 모두 경영의 일선에 나서지 않고 전문경영인을 내세운다는 입장이다.
이에 3월 주총에서의 표 대결을 위한 우호 지분 확보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한진 총수 일가의 지분은 28.94%로, 조 전 부사장(6.49%)이 이탈하면서 조 회장 측 지분은 어머니 이명희 정석기업 고문과 동생 조현민 한진칼 전무가 편을 들어준다는 전제 하에 22.45%가 된다. 여기에 그룹 '백기사'인 델타항공(10.00%)과 조 회장의 '우군'으로 분류된 카카오(1%)의 지분을 더하면 조 회장의 지분은 33.45%다.
이 고문과 조 전무까지 이탈할 경우 조 회장은 사실상 경영권을 내려 놔야 하는 상황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재계와 관련 업계에서는 한진칼 지분 4.11%를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의 선택과 작년 3월 3.61%를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던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의 현 지분율 등도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배성은 기자 sebae@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