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도 관절염 걸려요”… 붓기·열감 지속시 의심해봐야

“아이들도 관절염 걸려요”… 붓기·열감 지속시 의심해봐야

성장통 오인 쉬운 소아류마티스관절염...'면역력 증진' 명목 가짜정보도 주의

기사승인 2020-02-05 04:00:00

#육아맘 A씨는 최근 26개월짜리 딸 아이로 인해 걱정이 많다. 종종 아이가 다리와 무릎 통증을 호소하긴 했지만 으레 나타나는 성장통으로 생각했다고. 그런데 얼마 전 왼쪽 무릎이 붓고 경직되는 증상을 보여 병원에 갔다가 소아 류마티스관절염이 의심된다는 소견을 받았다.

[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 흔히 관절염은 어른들의 질환이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아이들도 관절염에 걸린다. 

소아류마티스관절염(소아 특발성 관절염)은 16세 이하의 소아에서 나타나는 질환이다. 원인이나 위험인자는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감염, 면역계 이상, 알레르기, 혹은 관절의 물리적 손상 등으로 추정되고 있다. 일부 가족력을 가지고 있지만, 유전병이라는 근거는 없다. 

소아 류마티스관절염은 매년 약 10만 명당 약 5~18명 빈도로 나타나며, 대부분 1세에서 5세 사이에 발병하고, 남아보다 여아에서 많이 나타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소아류마티스관절염 진료인원은 2015년 1990명, 2016년 2105명, 2017년 2156명으로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무릎, 발목 등이 아픈 증상으로 인해 성장통으로 오인하기 쉽지만, 소아 류마티스의 경우 방치하면 성장에 악영향은 물론 관절과 연골, 뼈 손상으로 이어져 관절 변형과 기능상실을 야기할 수 있다. 원인 모를 성장통이 6개월 이상 지속된다면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을 의심해보는 것이 좋다. 

성장통과 소아류마티스관절염을 구분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붓기'와 '열감'이다. 김광남 명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성장통은 단순 통증이지만 소아 류마티스관절염은 염증질환이다. 염증의 특성을 따져보면 차이점을 알 수 있다"며 "염증은 열감이 있고, 누르면 아프고, 붓기가 있는 반면, 성장통은 그렇지 않다. 또 염증성 질환일 경우 관절을 움질일 때 통증이 나타나지만, 성장통은 관절을 움직이는데 큰 무리가 없다"고 설명했다.

소아 류마티스는 꾸준한 약물치료, 물리치료 등으로 만성적인 염증을 조절해주어야 통증을 완화와 정상기능 유지가 가능하다. 그러나 여타 질환과 달리 뚜렷한 검사법 등이 개발되지 않아 진단이 쉽지 않다. 일례로 소아 환자에서 나타나는 염증의 원인이 다른 질환으로 인한 것인지, 소아류마티스관절염 때문인지 분간이 어렵기 때문이다. 소아류마티스 전문 의료진이 다방면으로 환자 상태를 종합해 진단한다.     

진단이 어렵고,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한만큼 환자와 보호자를 유혹하는 가짜 정보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면역력을 높이기 위한 명목으로 특정 음식이나 건강기능식품을 맹신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김 교수는 "매년 면역에 좋다는 새로운 약이나 음식, 근거없는 치료법 등이 나온다. 환자 보호자들은 아이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은 마음에 이런 정보에 현혹되기 쉽다"며 "그러나 성장기에 있는 아이들은 음식을 가리지 않고 골고루 먹는 것이 중요하다. 특정 음식이 좋거나 나쁘다 하는 것들은 모두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치료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지속성이다. 특히 또래집단을 형성하는 청소년시기에 치료제 복용을 중단해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김 교수는 "면역질환이기 때문에 약으로 질환이 나타나지 않도록 억누르는 것이다. 그런데 약을 중단하면 질환이 다시 재발하게 되고 한 번 재발한 경우 기존에 썼던 약이 들지 않게 된다. 또 재발로 인해 파괴된 관절은 재생되지 않는다"며 청소년기 치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성인이 된 소아류마티스관절염 환자는 음주와 임신에 주의해야 한다. 김 교수는 "성인 환자에게 강조하는 것이 '노알콜(No Alcohol)'과 '노베이비(No Baby)'다. 술을 마시는 경우 간 해독이 필요하기 때문에 금주해야 한다. 또 치료제 복용 중 임신할 경우 기형 우려가 있기 때문에 임신 계획 전에는 반드시 의료진과 상담해 복약을 중단하는 과정을 거쳐 약 기운을 빼야한다. 유전은 아니므로 임신과 출산에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romeok@kukinews.com

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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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미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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