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홈쇼핑 업계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감염증(신종코로나)의 여파로 마스크 구매 대란에 시달리고 있다. 주문자가 몰려 서버가 폭주하는 등 새벽 방송 30분 전에 물량이 매진돼 소비자들의 뭇매를 맞는 상황도 벌어졌다. 정부가 마스크 판매 방송을 늘린 홈쇼핑에 재승인 가점을 주겠다고 한 만큼, 업계는 마스크 물량 확보에 비상이 걸린 상황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홈쇼핑은 이날 새벽 4시 동국제약의 KF94 마스크 판매 방송을 한다고 공지했다. 하지만 현대홈쇼핑이 방송 시작 30분 전, 주문 여부 테스트를 위해 잠시 주문 서버를 연 사이, 인터넷 카페 등에 주문 링크가 유출되면서 준비했던 60개들이 마스크 200세트가 순식간에 매진되는 사건이 벌어졌다.
현대홈쇼핑 측은 방송 시작 전에 이미 물량이 동나자 급히 30세트를 추가로 마련해 예정된 오전 4시 생방송을 시작했다. 하지만 방송 시작과 함께 모두 매진됐고, 주문 서버는 폭주해 접속이 불가했다. 이에 새벽까지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대기했던 소비자들은 현대홈쇼핑 사이트를 통해 안일한 대처를 항의하는 글을 쏟아냈다.
현대홈쇼핑 관계자는 "보통 새벽 시간 방송되는 데이터 방송은 결제‧배송 시스템 점검을 위해 방송 30분 전쯤 서버를 잠시 연다“면서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의 접속이 몰려 발생한 일"이라고 해명했다. 방송 직후 바로 매진이 된 것에 대해선 “대부분의 소분은 사실이 아니다”면서 “마스크 수요가 높아 벌어진 일”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앞서 롯데홈쇼핑도 지난달 28일 오후 2차례 마스크 판매 방송을 긴급 편성해 약 5000세트를 완판 했다. 지난달 29일 방송에서도 7분 만에 준비한 수량 1500세트가 모두 팔렸,고 전날 방송에선 500세트가 5분 만에 매진됐다. 롯데홈쇼핑 측은 “긴급 상황에 대비해왔다”면서도 "추후 물량 확보에 따라 유동적으로 방송을 편성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CJ오쇼핑도 지난달 28일 55분 만에 준비한 물량 6000세트(2억2000만원)가 완판됐다. CJ오쇼핑 관계자는 "마스크는 물량 확보가 어려워 당분간은 방송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마스크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자 홈쇼핑 업계도 물량 확보를 고심 중이다. 최근에는 정부까지 나서 홈쇼핑 업계를 압박하고 나선 모양새다. 정부는 지난 6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과기정통부) 주최로 열린 '홈쇼핑업계 긴급 간담회'를 통해, 홈쇼핑 재승인 과정에서 마스크 판매 방송 현황을 반영해 가점을 부여한다는 방침을 결정했다.
이날 홈쇼핑사업자들은 “현실적으로 마스크 물량을 확보하기 어려워 여러 제약이 있지만, 마스크 판매 방송을 긴급 편성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이날 회의에는 이태희 과기정통부 네트워크정책실장과 CJENM, 현대홈쇼핑, 롯데홈쇼핑, NS쇼핑 등 홈쇼핑업계 관계자, 한국TV홈쇼핑협회와 한국티커머스협회 등 홈쇼핑 관계자 등이 모두 참석했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벌써부터 이를 두고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다. 홈쇼핑 방송이 가능할 만큼의 물량 확보도 어려워지고 있는 탓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편성에 필요한 마스크 물량 확보에 나서고 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다”라며 “물량이 있었다면 먼저 나서서 판매에 나서지 않았겠느냐”라고 귀띔했다.
일각에선 과기정통부가 재승인을 걸고 홈쇼핑 업계를 쥐어짜 생색을 내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또 다른 홈쇼핑 관계자는 “정부 방침이 아니더라도, 이전부터 개별적으로 마스크 물량 확보에 나서며 긴급 방송을 늘리던 상황”이라며 “이번 방침에 크게 영향을 받아 방송을 확대하고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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