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KB금융지주가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하고도 비용축소에 나서기로 했다. 저금리·저성장 환경이 지속되면서 올해 금융업의 경영환경이 녹록치 않은 가운데 경쟁사 대비 비용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판단 때문이다. KB금융은 일단 비인건비부터 시작해 점진적으로 인건비까지 줄여나가겠다는 방침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의 지난해말 영업이익경비율(CIR)은 신한금융지주나 하나금융지주 보다 높은 54.9%를 기록했다. CIR은 금융회사의 인건비, 전산비, 임대료 등을 포함한 판매관리비를 영업이익으로 나눈 값을 말한다. CIR이 높으면 비용 효율성이 떨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 KB금융과 경쟁관계인 신한금융의 지난해말 CIR은 46.1%로, 역대 최저수준을 달성했다. 하나금융의 CIR도 KB금융 보다 낮은 50.7%를 기록했다. KB금융의 CIR은 2017년 55.2%, 2018년 54.5%, 지난해 54.9%로 매년 54~55% 수준을 보이고 있다.
KB금융의 낮은 비용 효율성은 신한금융과의 리딩금융그룹 경쟁에도 영향을 미쳤다. KB금융은 지난해말 기준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더한 총영업이익에서 11조4319억원을 기록하며 신한금융을 앞질렀다. 하지만 판관비에서 1조1363억원을 더 지출하며 순이익은 뒤쳐지는 결과를 보여줬다.
KB금융은 이같은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올해 CIR을 40%대 후반까지 끌어 내리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김기환 KB금융 재무총괄 부사장은 지난 6일 “전 부분에 대한 모든 비용을 제로베이스에서 재점검했다”며 “그룹의 경상적인 일반 관리비를 3% 내외로 관리해 올해는 CIR을 40%대 후반까지 개선할 것”이라고 말했다.
KB금융은 먼저 임차료와 접대비 등 비인건비부터 줄여나갈 예정이다. 이어 판관비의 50~60%를 차지하는 인건비는 노사 협의가 필요한 만큼 점진적 축소에 나설 방침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인건비는 사측의 의지대로 줄일 수 있는 것이 아닌 만큼 점진적으로 줄여나갈 것”이라며 “희망퇴직을 정례화해 진행하는 것도 그러한 노력 가운데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먼저 물건비성 부대비용을 줄여나가는 노력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서는 비용축소를 위해 인력 감축이 뒤따를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KB금융 자회사 가운데 가장 많은 인력을 보유한 KB국민은행을 두고 이같은 우려가 제기된다. KB국민은행의 경우 항아리형 인력구조로 인력조정의 필요성이 높고, 은행산업의 기본적인 인력수요가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KB국민은행은 이러한 우려에 인위적인 인력조정 계획은 없다는 입장이다.
KB국민은행 관계자는 “허인 행장이 앞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인위적인 인력조정은 없을 것을 약속했다”며 “임금피크 직원을 대상으로한 정례적인 희망퇴직 이외에 별다른 인력 조정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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