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정부가 중국 우한에서 3차 송환하는 교민들의 임시 생활시설로 경기도 이천시 국방어학원을 확정했다. 경기도는 주민들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방역 상황, 조치를 투명하게 공개하겠다고 강조했다.
10일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부본부장을 맡고 있는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국가시설로 운영하고 있는 교육원 중에서 수용 인원의 적정성과 공항, 의료기관과의 접근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합동군사대학교 국방어학원을 선정했다”고 선정 배경을 밝혔다.
국방어학원은 지난 2012년 12월 설립된 합동군사대학교 부속기관으로 해외 파견이 예정된 장교와 부사관에 대한 어학교육과 한국에 파견된 외국군 장교에 대한 한국어 교육을 맡은 곳이다. 1인1실로 총 353명 수용 가능하다. 국방어학원은 인접한 아파트 단지와는 1km 남짓 떨어져 있으며 이천시청 등이 위치한 도심지와는 직선거리 약 17km 거리다.
정부는 충북 진천, 충남 아산에서 주민과의 불통 문제가 지적된 것을 의식한 듯 주민들을 상대로 발빠르게 설득에 나섰다. 같은날 오후 2시 이천시는 시청 대회의실에서 엄태준 시장 주관으로 ‘신종코로나 관련 주민 간담회’를 열었다. 간담회에는 이천지역 14개 읍, 면, 동 이·통장단협의회장 등 56명이 참여했다. 엄 시장은 국방어학원이 임시 생활 시설로 선정된 경위를 설명하고 주민 협조를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정안전부도 별도로 같은날 오후 4시 장호원읍 이황1리 마을회소간에서 국방어학원 주변 9개 리 주민들을 대상으로 별도 주민 설명회를 열었다.
경기도는 국방어학원 결정에 대해 협력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도청에서 브리핑을 갖고 “정부가 국가의 최우선 의무를 다하는 과정에서 심사숙고 끝 내린 결정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전국 최대 지방정부인 경기도는 정부 결정을 존중하고 협력하겠다. 국가 공동체 안전에 대한 책임을 분담하겠다”고 밝혔다.
정부가 중국 후베이성 우한 인근 거주 교민과 중국인 가족을 데려오기 위해 투입한 ‘3차 전세기’는 11일 인천에서 출발해 오는 12일 김포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우한 주재 한국 총영사관에 따르면 전날 24시까지 실시한 3차 임시항공편 탑승 수요조사에서 현지 체류 중인 교민 100~150명 교민이 귀국을 희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날 추가 송환되는 교민들은 1차, 2차로 수송된 교민들이 지내는 진천, 아산이 아닌 다른 곳에서 지내게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국방어학원 인근 주민들의 불안을 불식시키는 것은 정부가 직면한 과제다. 앞서 아산과 진천 임시 생활시설에서는 정부가 무증상자만 받는다며 주민을 안심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유증상자가 잇따라 나왔다. 아산 경찰인재개발원에 입소한 교민 2명이 신종 코로나 양성판정을 받고 국가지정 입원치료 병상으로 이송된 상태다. 13번째 확진자와 그의 현지 직장 동료인 24번째 확진자가 여기에 해당한다.
이 같은 우려를 의식한 듯 이 지사는 “현장 상황에 오해가 생기지 않도록 불안을 해소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정보를 공개하겠다”면서 “방역 상황과 의사환자 발생여부, 발생 시 어떻게 조치하고 있는지 등을 국민, 도민에게 투명하게 공개할 계획”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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