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코로나, 무증상도 감염된다?… “경증상 가능성도”

신종코로나, 무증상도 감염된다?… “경증상 가능성도”

피로감 등 전구증상 놓칠 가능성 있어

기사승인 2020-02-11 04:33:00

[쿠키뉴스] 유수인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신종코로나)의 ‘무증상 감염’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잠복기 중 ‘전구증상’이 나타났다면 전파력이 있을 수 있다는 전문가 견해가 나왔다. 

참고로 전구증상이란, 어떤 질환의 증후가 나타나기 전에 일어나는 증상을 말하며, 피로감, 통증, 몸살 기운 등이 나타날 수 있다. 김우주 고려대 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10일 유튜브 방송을 통해 이같이 말했다. 김 교수에 따르면, 중국 외 국가에서 발생한 확진자 307명 중 약 5%는 무증상 감염으로 보고되고 있고, 국내 확진자 중에서도 폐렴이나 호흡기 증상을 잘 느끼지 못하거나 증상이 나타나지 않은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감염병은 병원체 침입 후 2~14일간의 잠복기를 거쳐 유증상기(급성기, 감소기)에서 회복기 순으로 병이 진행된다. 증상이 나타나지 않는 잠복기에는 전파력이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유증상기를 전염기로 본다. 유증상기는 ‘발열’을 기준으로 분류하는 경우가 많은데, 열이 나지 않더라도 전파력이 있을 수 있고 발열이 있음에도 환자 본인이 이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김 교수의 설명이다.

김 교수는 “발열 증상이 있으면 노출되는 바이러스 양이 많아져 전염력이 커지는 것이며, 병원체의 양이 적어도 전파력은 있다”며 “홍역이나 인플루엔자는 발열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전파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사람은 체온이 38도 이상 돼야 열이 있음을 인지하는데, 이보다 낮을 경우 가벼운 감기 증상이라고 생각해 해열제를 복용하거나 그냥 넘어간다”며 “열이 나기 전 피로하다거나 근육통이 생기는 등 전구증상을 간과하는 경우도 있다. 가볍게 앓는 정도라 증상이 있었다는 것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내 확진환자 중 일부는 단순 감기 증세라고 생각하고 해열제 등을 먹고 많이 돌아다녔다. 이는 중증폐렴 외에도 경증 증상을 보이는 신종코로나 환자가 꽤 있다는 것을 시사한다”며 “WHO가 중국 보고서를 인용해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확진자 중 사망 및 중증감염 환자는 전체 15%, 경증감염 환자는 82%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일례로 독일에서 신종코로나를 전파한 중국인에게서 이러한 전구증상이 나타났던 것을 언급했다. 이 상하이 출신 중국인은 독일에서 감염 증세가 나타나지 않았으나 중국으로 돌아가는 항공기 안에서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그러나 해당 중국인은 콧물과 기침, 인후통 같은 증상이 나타나지 않았을 뿐, 독일에서 근육통과 피로감을 느껴 해열제를 복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김 교수는 잠복기, 즉 유증상기(발열) 전 나타나는 전구증상은 ‘무증상’라고 볼 수 없기 때문에 역학조사를 실시할 때도 이 기간의 접촉자들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보통 환자들은 발열 증상을 자각하기 전 전구증상을 느낀다. 이 시기에는 전파력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정부는 이 때 환자의 동선도 파악해 접촉자를 찾아 격리조치를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가벼운 증상에 대해서도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걸린 사람이 왜 저렇게 돌아다녔냐, 열나면 쉬는 게 맞는 거 아니냐 하시는 분들. 코리아의 아름다운 조기교육을 기억하세요. ‘그깟 열 좀 나는 걸로 뭘 쉰다고 그래!’, ‘그깟 열나는 걸로 무슨 조퇴야!’”라는 내용의 게시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서 많은 이들의 공감을 받고 있다. 가벼운 몸살 기운 정도는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문화로 인해 신종코로나 유증상자들이 지역사회를 돌아다닐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suin92710@kukinews.com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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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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