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3차 송환된 중국 후베이성 우한시 교민을 차분하게 맞이한 경기도 이천시 주민에 대한 응원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우한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의 발원지다. 정부는 1, 2차 송환 뒤 남아있던 교민과 그 가족 140명을 12일 대한항공 KE9884 전세기를 이용해 수송했다.
3차 우한 교민은 이날 오전 6시23분 김포공항에 도착했다. 3차 우한 교민은 한국인 79명, 중국인 67명(홍콩인 1명 포함), 미국인 1명 등이다.
이들은 경찰버스 1대, 콤비버스 19대로 각각 나눠 탑승해 이날 오전 11시쯤 경기 이천 합동군사대학교 국방어학원에 모두 입소 완료했다.
이날 이천 곳곳에 걸린 현수막이 우한 교민들을 환영했다. 국방어학원 앞에는 ‘우한 교민 여러분, 고국 방문을 환영합니다. 청정 지역 복숭아의 고장 장호원에서 편히 쉬다 가세요’ ‘평화롭고 건강한 이천입니다. 편히 쉬었다 가세요’ ‘우한 가족 여러분! 이천에서 편히 쉬다 가십시오’라고 적힌 현수막이 걸렸다.
이천시 주민들은 국방어학원이 임시 생활시설로 확정된 이후 줄곧 차분한 반응을 보였다. 정부는 지난 10일 “국가 시설로 운영하고 있는 교육원 중 수용 인원 적정성과 공항·의료기관과의 접근성 등을 종합 고려해 국방어학원을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같은날 엄태준 이천시장과 이재명 경기지사는 “정부 결정을 존중하고 협력하겠다”며 “국가 공동체 안전에 대한 책임을 분담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정부는 발 빠르게 주민들을 상대로 불안감 해소에 나섰다. 1,2차 교민 송환 당시 충북 진천과 충남 아산에서 ‘일방적 통보’라며 초기에 반발이 높았던 것을 인식한 행보로 해석된다.
정부가 국방어학원을 3차 임시 생활시설로 발표한 당일 이천시는 엄 시장 주관으로 긴급 주민간담회를 열었다. 같은날 행정안전부는 장호원읍 이황1리 마을회관에서 별도로 주민 설명회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주민들은 장호원 지역에 대한 중앙정부와 지자체 차원의 지원을 중점적으로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한 교민에 대한 이천 주민들의 환대를 두고 ‘시민의식이 남다르다’며 응원이 잇따르고 있다. 이천의 특산품인 도자기와 쌀을 구매해 응원하자는 이들이 등장했다. 트위터 상에는 “마음 넉넉한 이천 분들이 재배한 쌀을 사자” “이천 도자기를 적극 애용하자”는 반응이 줄을 이었다. 또 “넓은 마음과 아량으로 교민을 보듬어줬다”며 감사의 마음을 표한 네티즌도 있었다.
이 지사도 11일 자신의 트위터에 글을 올려 “높은 시민의식으로 경기도민의 자긍심과 경기도 위상을 높여주신 엄 시장님과 이천 시민 여러분께 감사 인사 드린다”면서 “앞으로 이천 쌀 많이 먹겠다”고 적었다.
국방어학원에 입소한 우한 교민들은 앞으로 14일 동안 1인 1실을 배정받아 생활하게 된다. 매일 두 차례에 걸쳐 발열 체크를 하게 되며 증상이 발생하면 구급 차량을 이용해 국가 지정 격리병원으로 이송된다.
진천과 아산 임시생활시설에 있는 우한 교민 699명은 오는 15~16일 퇴소한다. 정부는 지난달 31일과 지난 1일 우한 교민 701명을 전세기를 통해 국내로 이송했다. 이 가운데 양성 판정을 받은 교민 2명은 국가지정 입원치료병상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김강립 중앙사고수습본부 부본부장은 “퇴소 이후 정부가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한지 여부에 대해서는 논의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jjy4791@kukinews.com/ 사진=박태현 기자 pt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