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투수 최충연(23)의 징계수위를 놓고 팬들의 반발이 거세다. 솜방망이 처벌이라며 임의탈퇴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최충연은 지난 달 24일 새벽 음주운전 중 단속에 적발됐다. 혈중 알코올 농도 0.036%로 면허 정지 수준을 넘어섰다. 최충연은 바로 구단에 적발 사실을 알렸다.
KBO는 지난 11일 상벌위원회를 개최해 최충연에게 50경기 출장 정지 및 제재금 300만원, 봉사활동 80시간의 징계를 내렸다. 여기에 삼성 구단은 100경기 출전정지 및 제재금 600만 원의 자체징계를 더했다. 이로써 최충연은 올 시즌 공을 던지지 못하게 됐다.
징계 수위가 공개되자 팬들의 반응은 싸늘하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음주운전 행위가 비일비재한 상황에서, 더욱 강력한 처벌로 경각심을 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
게다가 삼성은 지난해만 해도 베테랑 박한이가 음주운전으로 인해 유니폼을 벗었다. 박한이의 은퇴 과정을 지켜보고도 만취 상태로 운전대를 잡았으니 죄가 무겁다는 것이다.
더불어 팬들은 삼성이 2014년 당시 정형식을 임의탈퇴 시킨 것을 지적하며, 구단이 ‘마운드의 미래’라고 평가되는 최충연을 보호하고자 징계 기준을 달리 적용하고 있다고 분노했다.
팬들의 주장대로 최충연의 죄는 결코 가볍지 않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프로의식 결여가 지속적으로 비판 받고, ‘윤창호법’이 제정되는 등 음주운전을 향한 사회의 부정적 인식이 어느 때보다 짙은 상황에서 책임감 없는 행동으로 또 한 번 팬들을 실망시켰다.
하지만 그에게 다짜고짜 임의탈퇴 중징계를 내리기엔 무리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전의 징계 대상자들과는 분명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임의탈퇴 징계가 내려진 정형식(혈중 알코올 농도 0.109%)과 SK 강승호(0.089%)의 경우 음주 사고를 낸 뒤 이를 숨기고 있다가 알려졌다. LG 윤대영( 0.106%)도 사고를 내기 직전 구단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중징계가 불가피한 상황이었다. 반면 최충연은 혈중 알코올 농도가 면허 정지에 해당하는 0.036%로 낮은 수준이었고, 사고를 낸 것도 아닌 단순 적발에 의한 사안이었다.
살인으로 이어질 수 있는 음주운전이라는 명백한 범죄를 저질렀으니 처벌을 받는 것은 마땅하다. 하지만 임의탈퇴 징계는 지나치게 무겁다고도 볼 수 있다. 한 시즌 출장정지 징계도 충분하다. 강정호의 경우 1년 이상의 강제 휴식기를 가진 뒤 기량이 급격히 저하됐다. 프로선수에게 1년의 공백기란 생각 이상으로 치명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