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영미 “1987년 백기완 대선캠프서 심각한 성추행 있었다”

최영미 “1987년 백기완 대선캠프서 심각한 성추행 있었다”

기사승인 2020-02-12 17:14:16

[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최영미(59) 시인이 지난 1987년 당시 대통령 후보였던 백기완(88) 선거캠프에서 빈번하게 성추행이 이뤄졌다고 폭로했다.

최씨는 11일 서울 마포구 한 카페에서 진행된 시집 ‘돼지들에게’ 개정증보판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1987년 당시) 선거철에 합숙하면서 24시간 일했다”면서 “그때 당한 성추행은 말도 못 한다”고 말했다.

최씨는 “한 방에 스무 명씩 겹쳐서 자는데 굉장히 불쾌하게 옷 속에 손이 들어왔었다”면서 “나에게뿐만 아니라 그 단체 안에서 심각한 성폭력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학생 출신 외에 노동자 출신 등 여러 종류 사람들이 있었고 회의를 느꼈다”면서 당시 피해 사실을 알리려 했으나 선배가 “네가 운동을 계속하려면 이것보다 더 심한 일도 참아야 한다”면서 말렸다고도 발언했다.

최씨는 또 “지난 2005년 그 전쯤 한 문화예술계 사람을 만났고 그가 ‘돼지들에게’의 모델”이라면서 “문화예술계에서 권력이 있고 한 자리를 차지한 인사다. 기사가 딸린 차를 타고 온 사람”이라고 설명했다.

최씨는 “성희롱까지는 아니지만 여성에 대한 편견이 담긴 말을 했고 불쾌한 감정이 들었다. (나를) 불러내고서 뭔가 기대하는 듯한, 나한테 진주를 기대하는 듯한”이라며 “’돼지에게 진주를 주지 마라’는 성경 구절이 떠올랐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 사람은 이런 시를 쓰도록 동기를 준 사람이고 첫 문장을 쓰게 한 사람”이라고도 덧붙였다.

최씨는 지난 2017년 계간지 ‘황해문화’에 ‘괴물’이라는 시를 발표해 문단 내 성폭력을 고발했다. 고은(87) 시인은 성추행 의혹을 제기한 최씨와 언론사 등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으나 지난해 11월 2심에서 패소했다.

이후 고씨가 상고를 포기해 손해배상 소송 패소 판결이 최종 확정됐다.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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