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에스타, 패스 한 번에 수원 무너트려

이니에스타, 패스 한 번에 수원 무너트려

기사승인 2020-02-20 00:17:04

[수원=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역시 이니에스타는 달랐다.

수원 삼성은 19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0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 빗셀 고베와 1차전에서 0대 1로 패배했다.

수원은 이날 고베의 전력을 경계했다. 스페인 바르셀로나 출신 안드레이 이니에스타 때문이다.

이니에스타는 2018년 FC바르셀로나를 떠나 일본 J리그 빗셀 고베로 이적했다. 연봉(350억원 추정)은 수원 전체 선수의 연봉(지난해 79억원)보다 4배 이상 높다.

이니에스타는 지난 12일 열린 조호르 탁짐(말레이시아)과의 조별리그 1차전에서 2도움으로 팀을 5-1 승리로 이끌며 변함없는 실력을 과시했다. 상대가 비록 약체로 평가 받았으나 수준급 패스와 드리블 능력으로 전성기 못지않은 기량을 과시했다.

이임생 수원 감독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이니에스타는 의심의 여지없는 월드클래스 선수다. 그는 전진 패스로 고베에 많은 득점 기회를 제공한다. 공간을 창출하는 능력, 때로는 드리블 통해 스스로 찬스를 만드는 능력 모두 출중하다”고 경계했다.

수원은 이날 이니에스타 봉쇄에 나섰다. 전반전에는 효과적이었다. 수원의 강한 압박에 백패스를 하거나, 고립되는 경우가 잦았다. 오히려 전반전에는 수원의 주장 염기훈이 더 좋은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후반전에 그는 180도 다른 모습을 보였다. 직접 드리블하며 돌파를 시도하는 횟수가 늘어났다. 날카로운 스루패스를 뿌리며 고베의 공격을 전두지휘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이니에스타의 영향력은 더욱 커졌다. 2차례의 프리킥은 위협적이었다. 세트 피스 상황에서도 그의 킥은 수원을 괴롭혔다. 그럼에도 수원은 육탄방어로 고베의 공격을 막아냈다.

이무승부가 예상되는 후반 45분 이니에스타의 발끝이 빛났다.

왼쪽에 있던 이니에스타는 깊숙이 침투하던 사카이 고토쿠를 향해 절묘한 칩패스를 건넸다. 수원 수비수 민상기가 애매한 위치에 있었고, 수비 커버를 하기 위해 헨리가 페널티 박스 밖으로 나왔다.

완전히 트인 공간에서 사카이가 올린 크로스를 후루하시 쿄고가 쇄도하며 마무리해 결승 골을 뽑았다. 이니에스타에게 한 방을 먹은 순간이었다.

경기 후 염기훈은 “역시 세계적인 축구선수다. 전진 패스만 하는데 상당히 위협적이었다. 나름 잘 막았다고 생각했는데, 그의 패스를 막지 못해서 실점의 빌미가 됐다. 그 순간이 너무 아쉽다”고 혀를 내둘렀다.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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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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