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발 변수 된 코로나19…중후장대 업종 ‘골머리’

돌발 변수 된 코로나19…중후장대 업종 ‘골머리’

돌발 변수 된 코로나19…중후장대 업종 ‘골머리’

기사승인 2020-03-03 02:00:00

[쿠키뉴스] 임중권 기자 =돌발변수로 급부상한 코로나19(이하 코로나) 탓에 중후장대(정유‧화학‧철강‧조선 등) 산업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가뜩이나 지난해부터 미‧중 무역 분쟁과 원자잿값 상승 등 업황 악화로 고전을 면치 못한 업계에 코로나로 인한 글로벌 경제 위축은 ‘엎친 데 덮친 격’인 셈이기 때문이다.

특히 정유업종의 경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한국인과 중국인의 입국을 통제하는 국가가 늘면서 글로벌 항공 길이 끊겼다. 그 결과 항공유 수요가 크게 줄며 정유업계(GS칼텍스‧SK에너지‧현대오일뱅크‧에쓰오일) 상반기 실적에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적 항공사 8곳 한중 노선이 기존 59개 주 546회 운항에서 지난달 중국 우한 봉쇄 후인 2월 초에 주 380회로 운항 편수가 30% 줄었다. 2월 둘째 주에는 주 162회로 70% 감소했다. 이 때문에 항공유 가격은 2017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거래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 역시 올해 항공유를 포함한 국제 석유 수요 감소를 전망했다. IEA는 최근 석유시장보고서를 통해 올해 1분기 석유 수요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43만5000배럴 감소할 것으로 관측했다. 이는 10여년 전 세계 경제 위기 당시 수요가 떨어진 이후 첫 분기 수요 감소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항공유 수요가 위축됐다. 향후 2개월간 세계 항공유 수요가 하루 평균 5만~15만 배럴 감소할 것”이라며 “중국에서 사스(SARS)가 창궐했던 2003년에도 국내 정유사의 항공유 수출 규모는 전년 대비 30% 이상 줄었었다”고 전했다.

업황 개선이 더딘 조선업계(현대중공업 그룹‧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역시 상황이 녹록지 않다. 글로벌 선주사들이 코로나로 인한 불확실성 탓에 선박 발주를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박 수요와 밀접한 해운 물동량 전망 역시 어둡다. 조선 해운 시황 분석기관인 클락슨리서치는 올해 주요 선종별 물동량 증가율을 최대 3.4%포인트까지 하향 조정했다.

결국 코로나로 인한 글로벌 경기 둔화가 장기화된다면 최악의 경우 신규 선박 발주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장기화될 경우 해운 물량의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며 “현재 이를 우려한 선주사들의 신규 발주가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급격히 상승한 철광석 가격에 애를 먹은 철강업계(포스코‧현대제철 등) 역시 코로나 장기화에 따른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당장 코로나로 인한 생산 차질 등은 없지만, 현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철강 수요산업(자동차‧선박‧건설‧가전‧강관) 위축으로 이어지고 이에 따른 철강재 수요 감소 등의 피해가 이어질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2차전지 업계(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는 올해 1월 중국 기업을 꺾고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에서 국내 배터리 3사의 점유율이 처음으로 30%를 돌파했지만, 소형배터리(스마트폰‧전동공구‧노트북‧태블릿 PC 등에 쓰이는 전지) 부문에서 매출 감소가 우려된다. 소형배터리 역시 코로나 여파로 인한 전방 사업(IT 장비‧무선 가전) 수요 약화가 부정적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는 전기차 배터리 부문에는 별 영향이 없다”며 “다만 소형 배터리의 경우 현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매출이 줄어들 수 있다”고 전했다.

im9181@kukinews.com

임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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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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