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양균 기자 = 국회 코로나19 대책 특별위원회가 2일 첫 삽을 떴지만 시작부터 불안한 조짐이 감지된다.
지난달 26일 구성된 특위는 더불어민주당 김진표 위원장을 필두로 민주당 기동민 간사, 미래통합당 김승희 간사, 민주평화당 김광수 간사 등을 비롯해 18명의 위원으로 구성됐다. 활동기간은 오는 5월29일까지.
국회 특위는 지난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MERS) 사태 당시에도 구성됐다. 다만 이번 특위가 다른 점은 4·15 국회의원 총선거를 코앞에 둔 상황에서 활동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특위 구성 전부터 ‘보여주기식’이 아니냔 우려가 나온 이유다.
2일 첫 회의는 오전 10시에 시작해 한 시간 반만에 끝이 났다. 특위 위원들의 의사진행 발언만으로 전체회의가 마무리됐지만, 이 과정에서 여야 사이에 상당한 입장 차이를 드러냈다. 위원장부터 ‘코로나19 조기종식을 위한 초당적 협력’을 언급했지만, 말뿐으로 그쳤다는 평가다.
당장 방역당국의 국회 출석을 두고 이견이 나왔다. 통합당 김순례 의원은 보건복지부, 국립중앙의료원 임상위원회, 식품의약품안전처, 교육부, 기획재정부, 외교부의 특위 출석을 주장했다. 같은 당 박대출·백승주 의원은 청와대와 검찰청의 업무보고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여기에 나경원 의원은 코로나19 추경과 관련, 정부 부처로부터 확실한 자료 제출 요구를 해야 한다고 거들었다.
그러자 민주당 기동민 간사는 불편한 심정을 감추지 않았다. 기 간사는 앞선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서 현안보고에서 방역대책을 맡고 있는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나 정은경 질병관리본부장을 출석시키지 않았던 선례를 거론하며 업무보고 최소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피력했다.
기 간사는 “청와대 업무보고까지 받는 김에 검찰청 업무보고까지 다 하자”며 야당의 출석 요구를 에둘러 비판했다. 그러면서 “과연 국민들이 특위를 보고 희망을 기대하겠느냐”며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이 어려움을 느끼지 않는 범위에서 업무보고를 받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기 간사가 야당을 향해 “선동을 하지 말라”고 하자, 당장 박대출, 백승주 의원은 강하게 항의했다. 박 의원은 “정쟁을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며 “정확한 진단을 찾자는 것을 폄하해선 안 된다”고 응수했다. 백 의원도 “의미 있는 일을 하자는 제안을 정파적이라고 폄훼한 것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몰아세우자, 기 간사는 “의원들의 말을 폄훼하거나 다른 의도 가지고 한 말이 아니다”고 한 발 물러섰다.
이렇듯 시작부터 여야 간 양보 없는 기싸움이 벌어진 가운데, 오는 5일 제2차 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여야 간사간 회의를 거쳐 국무조정실, 식약처 등 관계부처의 특위 출석이 확정됐다. 김진표 위원장은 “당장 시급한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핀셋 특위를 운영하겠다”며 “정쟁을 지양해 달라”는 점을 거듭 강조했지만, 야당이 거듭 정부 방역 실패를 강조하면서 2차 회의도 혼탁한 양상이 반복될지 모른다는 우려가 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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