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치료제 너도나도 뛰어들지만 홍보 치중 빈축

코로나19 치료제 너도나도 뛰어들지만 홍보 치중 빈축

임상 신청과 승인은 다른 문제…과한 홍보, 주식시장 기업 위상 때문

기사승인 2020-03-14 05:00:00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 코로나19 치료제 개발과 관련, 기업들의 과열 홍보에 뒷말이 나오고 있다.  

최근 국내 제약업계의 화두는 코로나19 치료제다. 대형 제약사들은 속속 질병관리본부 국책사업에 도전하고 있다. 셀트리온, GC녹십자는 ‘2019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치료용 단일클론 항체 비임상 후보물질 발굴’ 과제에, SK바이오사이언스는 ‘2019 신종코로나바이러스 면역항원 제작 및 평가기술 개발’ 과제에 각각 뛰어들었다.

임상시험을 신청했다는 기업 소식도 속속 전해졌다. 알바이오는 바이오스타 줄기세포기술연구원에서 지방줄기세포로 개발한 ‘아스트로스템-V’를 코로나19 중증 환자에게 투여하는 임상시험을 신청했다. 코미팜도 지난달 26일 신약물질 ‘파나픽스’가 폐렴 유발 물질인 카이토카인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며 코로나19 치료제로 임상시험을 신청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현재 코로나19 치료효과를 확인하기 위한 임상시험을 신청한 기업은 이들 기업을 포함해 총 4개사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면 실제 임상시험에 돌입했거나 의료현장에서 사용되는 약품은 극소수에 불과하다. 식약처로부터 코로나19 치료제로서 임상시험을 승인받은 약품은 ‘렘데시비르’ 한 개가 전부다. 이는 길리어드사이언스가 에볼라 치료제로 개발 중이었던 약품으로, 현재까지 어떤 국가에서도 품목 허가나 적응증 인정을 받지 않았다. 참고로 렘데시비르의 다국가 임상 2상·3상에는 서울대병원·서울의료원·국립중앙의료원·경북대병원 등이 참여한다. 

치료목적사용승인 제도를 통해 사용 중인 약품도 ‘HzVSFv13주’가 유일하다. HzVSFv13주는 이뮨메드가 개발 중인 바이러스질환 치료제 후보물질이다. 치료목적사용승인이란, 개발이 완료되지 않은 약품을 위급한 환자에게 투약할 수 있도록 허가하는 제도로, 의료기관이나 제약사가 식약처에 신청하면 약품에 대한 평가가 이뤄진다. 코로나19 환자를 치료 중인 서울대병원의 요청으로 지난달 식약처 승인을 받았다.

코로나19 치료에 쓰이는 시판 약품은 총 7개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약제급여기준 고시 개정안을 2차례 내고 7종 약품에 코로나19 치료제로서 요양급여를 인정했다. 최초 개정안에는 ▲인터페론 ▲로피나비르·리토나비르 복합제 (칼레트라)가 이름을 올렸다. 이어 ▲하이드록시클로로퀸 ▲리바비린 ▲IVIG ▲오셀타미비르 ▲자나미비르가 추가됐다. 이들은 후천성면역결핍증, 말라리아감염증, 다발성경화증 등 질병에 사용되던 제제다.

때문에 여러 제약사가 치료제 개발에 도전하는 것은 고무적이지만, 신중을 기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후보물질을 탐색하는 단계서부터 이뤄지는 대대적 홍보는 시장교란을 일으키고 혼란을 가중할 수 있다는 우려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근거가 충분히 담기지 않은 모 기업의 코로나19 치료제 관련 보도자료를 보고 놀란 적이 있다”며 “기업들도 서로 지적은 안 하지만, 팩트 중심서술과 신중한 표현을 중시하자는 분위기가 형성됐다”고 귀띔했다. 한국신약개발연구조합 관계자도 “코로나19 치료제와 관련해 과장이 심한 홍보자료가 많이 나온다”며 “자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우영택 식약처 대변인도 “임상시험 신청 계획 단계에서 마치 신청 절차를 마친 것처럼 홍보하면 많은 국민들이 오인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홍보 과열에 대해 “주식시장에서 기업의 위상과 직결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임상시험을 신청하는 것과 승인받는 것 또한 매우 다른 문제”라며 “식약처와 언론의 긴밀한 협업을 통해 코로나19 치료제 개발과 관련, 정확한 현황 파악이 이뤄져야 한다”고 당부했다.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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