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 마스크 5부제 도입 후 처음 맞는 주말, 서울 용산 일대는 '비교적' 차분했지만, 일부에선 혼선도 관찰됐다.
주말을 앞둔 지난 13일 양진영 식품의약품안전처 차장은 “주말에도 여전히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하는 국민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참고로 주말에는 평일 공적 마스크 구매 이력이 없는 사람 모두 마스크를 살 수 있다. 공적 마스크의 약국 공급량이 평일보다 주말에 소폭 준다는 점을 감안하면, 각 약국에서 ‘마스크 대란’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있었다.
기자는 주말동안 서울 용산 일대 약국 5곳을 둘러봤다. 14일 기자가 찾아간 약국 앞은 몹시 붐볐다. 평일 마스크를 구매할 여유가 없었던 직장인들이 몰린 것이다. 줄을 서있던 택배기사 A씨는 “직장인이 평일에 인근 약국의 마스크 판매 시간을 확인하고, 줄 서서 번호표를 받기는 불가능하다”며 “택배기사의 경우 근무지가 일정하지도 않고, 토요일까지 일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약국에 들르기 더 어렵다”고 말했다.
자영업자의 상황도 마찬가지였다. 커피전문점을 운영하는 1인 자영업자 B씨는 “가게 바로 맞은편 약국에서 매일 마스크 줄이 생겼다 사라지는 장면을 지켜만 봤다”며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할 엄두도 못 낼 정도로 경영난이 심각한데, 마스크 사려고 가게를 비울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토로했다.
그런데 마스크 입고 시간이 평일과 달라 일부에서는 혼선도 있었다. 현재 유통업체에서 약국에 마스크를 전달하는 시간은 정해져 있지 않다. 기자가 방문한 용산구의 약국 5곳은 평일 오전 11시 전후로 마스크를 전달받고 있었다. 그러나 토요일은 1시간가량 늦은 정오에 마스크가 입고됐다. 용산구 청파동의 한 약국에서 평일과 주말 모두 근무한 C약사는 “매일 11시에 마스크가 입고되자마자 판매를 개시했기 때문에 토요일에도 같은 일정일 줄 알았다”며 “약국 앞에 시민들이 줄을 서 있는데, 마스크가 도착하지 않아 속이 탔다”고 했다.
평일보다 공급되는 물량은 적었지만, 마스크를 구하지 못한 사람들이 속출하는 '소동'은 없었다. 공적 마스크는 약국마다 매일 250장씩 분배된다. 토요일에는 한 번에 400장이 입고되고, 일요일에는 입고가 없다. 즉, 주말에는 일일 200장이 판매되는 셈이다.
주말 양일을 모두 근무한 D약사는 “일요일에도 마스크를 구매하지 못한 시민들이 몇몇 있었지만, 평일과 토요일에 비하면 오히려 덜 바빴다”며 “휴일지킴이약국이 아닌, 일반 약국에서 토요일 하루에 400장을 모두 소진해 대규모 수요를 해결해준 효과인 듯하다”라고 말했다.
불확실한 입고 시간, 약국 업무 과중, 오랜 대기로 약사와 시민 모두 지쳐 보였다. 일부 험한 말이 오가는 등 얼굴을 붉히는 경우가 있다지지만, 이날 기자의 눈에는 서로가 서로를 응원하는 모습이 보였다. 15일 마스크를 구매하기 위해 40분을 기다렸다는 대학생 E씨는 “바로 내 앞에서 재고가 동이나 이번 주에 결국 마스크를 못 샀다”며 “약사 선생님이 미안하다면서 위로해주셨는데, 얼굴이 너무 피곤해 보여서 안쓰러웠다”고 말했다.
E씨를 위로한 약사도 “마스크를 소분하느라 손에 근육통이 온다”면서도 “추운 날 길에 몇 시간씩 서 있는 사람들이 나보다 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약국도, 시민들도 5부제를 일주일 경험했으니, 다음 주에는 혼란이 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castleowner@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