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금리 시대...저축은행 고민 늘었다

제로금리 시대...저축은행 고민 늘었다

예대율 관리 힘들어 질 것...수익 감소 불가피

기사승인 2020-03-18 05:00:00

[쿠키뉴스] 김동운 기자 = ‘제로금리’ 시대에 본격적으로 들어가면서 시중은행보다 기준금리에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저축은행업권이 복잡한 셈법에 빠졌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16일 오후 임시회의를 열고 기준금리를 1.25%에서 0.5%p 내린 0.75%로 운용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 주택담보대출에 영향을 주는 코픽스는 금리가 즉각 반영돼 내려갔고, 개별 시중은행들의 예·적금 금리도 함께 하락했다. 결국 시중은행들은 순이자마진 하락 등으로 인한 수익성 약화를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반면 저축은행의 경우 시중은행보다는 상황이 ‘그나마’ 낫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시중은행 예금금리 변동 후 후행하는 저축은행 예금 특성과, 고정금리가 대부분인 저축은행 대출 특성상 기준금리가 즉각 반영되지 않아 시중은행보다 영향이 적다는 분석이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은행에서 취급하는 주택담보대출이나 신용대출은 변동금리를 따라 산정하기 때문에 금리에 예민하게 반응하지만 (저축은행은) 그렇지 않다”며 “저축은행은 연체율이나 자금조달에 따라 예금금리를 산정하고, 산정된 예금금리에 맞춰 대출금리를 결정하기 때문에 기준금리가 직접적으로 저축은행 금리산정에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이야기했다.  

다만 시중은행 저금리 예금 기조가 지속될 경우 시장에 풀린 자금들이 저축은행으로 몰려들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예금들이 저축은행에 과도하게 집중될 경우 예대율 관리가 어려워지고, 저금리 기조 속 자금운용이 마땅치 않아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이 관계자는 “시중은행 예금 저금리 기조가 지속된다면 비교적 높은 예금 금리를 제공하는 저축은행으로 자금이 몰리게 된다”며 “예금이 과도하게 저축은행에 유입될 경우 예대율에서 예금잔액 부분이 늘어나 예대율 관리가 힘들어 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결국 예대율 관리 부담이 늘어나게 될 저축은행 업권에서는 필연적으로 예·적금 금리를 내리게 되고, 예·적금 금리가 내려가면 대출금리도 같이 낮아져 저축은행의 수익이 줄어들게 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저축은행 업권에서 비이자수익 확대 방안으로 선택한 퇴직연금도 수익성 약화를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 시중은행보다 높은 이자를 제공하며 고객들에게 지급해야 할 이자는 그대로지만, 저금리 기조 속에서 자산을 운용하며 수익률을 거두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또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저축은행들이 퇴직연금 사업에 뛰어들어 지난해 많은 고객을 유치하고, 예금 확보 측면에서 큰 도움을 준 것은 사실”이라며 “하지만 저금리 기조 속에서 자금운용으로 수익을 올리기 어려워질 것으로 보임에 따라 퇴직연금 금리도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존 판매했던 퇴직연금의 경우 고금리를 고객들에게 제공해야 하다 보니 이자가 부채로 취급되는 저축은행 재무특성상 부담은 조금씩 가중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chobits3095@kukinews.com

김동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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