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 수능 및 대입 일정 연기… 수시 전형 기간 3일 정도 줄어 큰 문제 없을 듯

2021 수능 및 대입 일정 연기… 수시 전형 기간 3일 정도 줄어 큰 문제 없을 듯

기사승인 2020-03-31 15:49:23

결국 코로나-19로 인해 4월 6일 고등학교 ‘등교 개학’이 무산되고 일부 학년을 대상으로 4월 9일부터  ‘온라인 개학’을 하게 되었다. 더불어 2021학년도 대입 일정도 조정되어 수능은 12월 3일(목)에 시행(2주 연기)하고 수시 학생부 작성 마감일은 9월 16일(수)로 변경(16일 연기)하기로 하였다. 12월 수능 실시는 1994학년도 첫 수능 시험 실시 이래 가장 늦은 날짜에 보는 수능시험이 되었다. 과거에는 11월 23일이 가장 늦은 날짜였다. 우선 그 실효성을 차치하고서라도 당초 입시 일정을 강행하는 것보다는 실제적인 문제점에 대한 깊은 이해와 여론을 반영한 대입 일정의 순연은 잘한 일이라고 평가한다.

과거의 사례를 보아도 기존 대입 일정을 고수하여 무리하기보다는 적절히 연기하여 문젯거리를 최소화하는 것이 필요했다. 과거의 사례를 보면 2006학년도 입시에서는 아시아 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일정으로 인해 수능시험이 6일 연기된 11월 23일(수)에 실시되었고 수능성적 통지나 정시 원서접수, 군별 전형 등의 시기가 조금씩 뒤로 밀리거나 기간이 줄어들었다. 또 2011학년도 입시에서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일정을 고려해 11월 18일(목)로 일주일 연기됐지만 수시와 정시 일정은 변동이 없었다. 2018학년도 포항 지진 때에는 수시 및 정시 전형 기간을 일주일씩 순연시킨 바 있고 추가모집 기간만 8일 간에서 5일간으로 축소한 바 있다.

올해는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고등학교 개학이 미루어짐에 따라 대입일정이 전반적으로 순연되었다. 이는 수시모집의 경우 8월 31일로 정해진 학생부 마감일이 너무 촉박하다는 의견을 받아들인 것이고, 수능시험일의 연기는 휴업 기간이 길어짐에 따라 재학생(고3 수험생)이 N수생에 비해서 불리하다는 여론을 수렴한 것이라 생각된다. 물론 수능이 2주일 연기되었다고 해서 고3 수험생들이 엄청난 양의 공부를 할 수 있다거나 N수생과의 성적 차이를 대폭 줄일 수 있다거나 하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2주일 연기된 만큼 N수생들도 수능 준비를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2주일의 시간을 더 줌으로써 고3 재학생에게는 심리적인 보상이 되어 그나마 마음의 여유를 찾을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수능 및 대입 일정의 연기는 이와 같은 ‘정서적인 이유’로 교육부가 적절하게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예정대로라면 대입 일정 순연 큰 문제 없어

대입전형일정 변경(안)에 따르면 기존에 제시된 일정보다 수시모집 기간은 3일 내외, 정시·추가모집 기간은 11일 내외가 감축될 것으로 예상된다. 즉, 수시모집 전형 기간은 109일에서 106일 내외로, 정시모집은 54일에서 44일 내외로, 추가모집은 8일에서 7일 내외로 줄어든다. 하지만 수시모집 기간이 3일 정도 줄어드는 것은 전형일정이나 평가면에서 큰 문제가 없어 보인다. 대학들이 서두른다면 수시 충원 등에서도 올해 수험생들이 받는 불이익은 별로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각 대학의 대학별 고사 일정도 동일하게 순연되어야

 따라서 수시모집 각 대학별 일정의 경우도 수험생들에게 혼란을 주지 않기 위해 대학별고사(논술, 적성, 면접, 실기)일정도 동일하게 순연되는 것이 바람직하다. 당연히 수험생들은 최종적으로 발표되는 지원 대학의 요강 등을 꼼꼼하게 확인해야 하겠지만 일단은 모든 대학들이 동일하게 연기하는 것이 혼란을 막는 길이다. 과거 포항 지진으로 2018학년도 입시 일정이 순연될 때에도 모든 대학의 입시 일정이 동일하게 순연되어 수험생들의 혼란을 막은 적이 있다. 물론 수능 전에 대학별고사를 실시하는 학교들의 경우도 동일하게 순연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온라인 강의가 얼마나 실효성이 있을 것인지.

현재 시점에서는 학교별 재량에 의한 온라인 강의가 진행될 가능성이 높은데 과연 빠른 시간 안에 준비가 될 것인가가 문제이고 각 학교에서 실시하는 온라인 강의가 쌍방향으로 가능할지 단방향으로 갈지도 문제이다. 쌍방향이 아니고 교사가 강의 내용을 녹화하여 학생들에게 제공하는 형태라고 하면 수강 확인부터 쉽지 않은 노릇이다. 온라인 강의는 교육부가 추천하는  EBS 온라인클래스 등 강의툴(TOOL)의 사용부터 결정해야 할 것들이 있고 또 그것을 사용하는 교사의 IT 운용능력이나 강의력에서 차이가 나게 되면 이 또한 문제가 될 수 있다. 사실 온라인 강의는 전달력도 전달력이지만 IT적인 운용능력도 강의의 효용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되기 때문이다. 온라인 강의의 메커니즘(mechanism)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하고 단순히 강의만을 찍어서 올리면 학생들의 집중도나 호응을 얻기가 어렵다. 교사들은 애써 온라인 강의를 제작하여 강의하는데 학생들은 그 대신에 사설 인터넷 강의를 듣는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는 것이다. 더불어 이번 온라인 개학을 계기로 그동안 교재연구를 비롯한 강의준비, 수업 등에서 소홀히 해왔던 분들과 그렇지 않은 분들의 차이가 학생들에게 보다 분명하게 인식될 수 있다. 교사들의 강의력 차이가 학생들 사이에서 회자(膾炙)될 가능성도 있어서 이번 온라인 개학으로 인하여 교사들이 가지는 부담감은 매우 클 것이다. 

◇고3 수험생 지원 전형을 조기에 결정해야

2021학년도 대입은 주요대를 중심으로 전형방법에서 많은 변화가 있다. 정시 인원이 확대되고 논술 및 특기자 인원이 감소되었으며 수시모집의 제출 서류가 간소화되었다. 수능 최저학력 기준에도 변화가 있고 정시 수능 반영 영역 및 영역별 가중치 등에서도 변화가 있는 대학들이 꽤 있다. 교육계의 평가를 보면 2021학년도부터 주요대학이 사실상 정시모집을 늘렸는데 이것이 적절한 조치였다는 의견이 많다. 정규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는 상황에서 수시모집 학생부 위주 전형을 준비하기에는 여러 가지로 어려운 점이 많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평가와 맞물려 고3 수험생들은 자신이 지원하려는 전형을 조기에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특히 2학년까지의 내신이나 학생부 기록사항이 충분하지 않은 재학생들은 수능 준비에 집중하여 정시에 대비하는 편이 낫다. 물론 정시 수능 전형의 경우 재수생들의 강세가 보편적이긴 하지만 올해의 경우 학종에서도 재수생들이 결코 불리하다고 볼 수 없는 상황이고, 재학생들의 학생부가 수업일수의 부족이나 온라인 강의 등의 특수 상황에서 충실하게 작성된다는 보장도 없다, 그러므로 자신의 학생부를 철저히 검토하여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이 되면 수능 준비에 집중하는 편이 좋다는 것이다.

◇학생부 종합 전형에서 내신의 위력 더 커질 듯

학생부 마감일이 16일 뒤로 연기되었다고 해도 올해는 수차례의 개학 연기에 따른 수업일수 감소와 온라인 개학의 영향으로 학교에서 활동 중심의 수업과 과정 중심 평가가 어려울 가능성이 크다. 즉, 학생부의 기록에 있어서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현장 수업이 뒤로 미루어지면서 교과학습발달상황(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이나 창의적 체험활동상황을 기록할 근거 마련이 쉽지 않다. 올해의 특이사항을 대학들이 충분히 인지하고 평가를 한다고 해도 고3 재학생들의 1학기 기록내용이 다른 해에 비해서 소략할 개연성이 크다. 그렇다면 자연스럽게 평가자들은 객관적인 자료, 즉 내신등급에 초점을 둘 것이어서 예년에 비해서 내신 성적의 위력이 더 커질 수 있다. 최근 몇 년 간 내신의 위력이 점점 커져왔는데 올해 더 커질 가능성이 있으니 고3 수험생들은 온라인 강의에 충실히 참여하는 한편 지필고사 준비를 서둘러 내신 성적을 올리는 것이 급선무가 되었다. 좀더 적극적으로 말하면 아무리 대학들이 올해의 특이상황을 감안한다고 해도 이번 2021학년도 학생부 종합 전형은 소위 ‘학생부 교과 정성평가 전형’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이다. 내신에 신경을 써야 한다.

◇코로나 사태 진정 후 사교육으로 몰릴 가능성 커

온라인 개학으로 학교 수업이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판단되면 코로나 사태가 진정되고 나면 고3을 중심으로 사교육으로 몰릴 가능성이 크다. 또한 온라인 강의로 공교육 교사와 사교육 인터넷 강의 강사들이 바로 비교가 되는 점도 무시할 수 없다. 아무튼 정시 수능 전형에서 졸업생들에 비해 불리하다고 느낀 고3 수험생들의 입장에서는 사교육에 의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특히 6월 18일 평가원 모의평가에서 졸업생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성적을 받을 경우 사교육 쏠림 현상은 매우 클 것으로 판단된다. 더군다나 수능 및 대입 일정이 2주 정도 순연됨에 따라 사교육을 받을 기회가 늘어난다고 보면 그럴 가능성은 크다.

◇2021학년도 학생부 블라인드 평가를 보류하는 것은 어떨지

온라인 개학에 따른 대입 일정의 연기와 함께 우리가 고려해야 할 또 다른 이슈가 올해부터 실시하게 된 학생부 종합 전형 서류 블라인드 평가의 실시여부이다. 이는 학생부를 제공할 때 인적사항과 학교명이 블라인드 처리되도록 하는 것인데 현재 실무진들의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여기서 해결이 힘든 과제로 특별전형 지원 자격의 검증이나 자기소개서, 추천서와 학생부의 매칭이 있다고 하는데 입시 일정의 연기 속에 블라인드 평가의 시행 과정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이 또한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또한 개학이 자꾸 늦추어지면서 누가 보아도 올해 고3학생들의 1학기 학생부 기록이 예전에 비해 부실할 가능성이 커 ‘재학생 VS N수생’, ‘일반고 VS 자사·특목고’ 간에 유·불리가 생길 가능성도 있다. 즉, 교과학습발달상황(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이나 창의적 체험학습활동상황 등 여러 기재사항들에서 일반고 재학생들보다 특목·자사고를 졸업한 N수생들의 학생부가 상대적으로 돋보일 확률이 있는 것이다. 그렇다고 고2까지의 기록 사항만을 가지고 평가할 수도 없는 현실이고 보면 2021 입시에서는 학생부 블라인드 평가를 보류하고 철저히 준비하여 2022학년도부터 실시하는 것이 어떨까 한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

이영수 기자
juny@kukinews.com
이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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