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임중권 기자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이 6일 임직원들에게 코로나19로 불확실성이 매우 높은 ‘뉴 앱노멀(New abnormal)’ 시대 팬데믹을 극복하기 위한 세 가지 방안을 제안했다. 아래는 임직원 메시지 전문이다.
생존을 걱정할 것인가, 기회를 노릴 것인가
임직원 여러분,
봄기운이 완연한 4월이 왔는데도 우리의 상황이나 마음은 봄 같지가 않습니다.
코로나19는이제 팬데믹(pandemic)이 돼 비즈니스 환경을 넘어 우리일상까지 변화시키며 혼란스러운 상황을 만들고 있습니다.
이런 어려움 가운데도 냉철함을 잃지 않고 소임을 다하고 계신 임직원 여러분께 먼저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또한, 가중되는 위기로 몸과 마음이 모두 지치기 쉬운 때인 만큼 우리 임직원은 물론 가족 여러분께서도 이 시기를 건강히 잘 견뎌내시기를 진심으로 소망합니다.
“모든 것이 바뀐다.”
경제계 전문가와 예측기관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입니다.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를 ‘뉴 노멀(Newnormal)’의 시대라고 합니다. 세계경제에 새로운 질서가 생겨나고, 그것이 표준이 되는 현상을 말합니다.
그래도 질서가 있었고, 어렵지만 예측해 볼 여지가 있었습니다.
미래학자와 경제학자들은 이제 그것조차 불가한 초불확실성(hyper uncertainty)의 ‘뉴 앱노멀(Newabnormal)’의 시대가 왔다고 말합니다.
2020년은 이제 한 분기가 지났을 뿐입니다. 우리는 코로나19의글로벌 확산에 더해 글로벌 금융시장과 유가가 요동치는 격변을 겪고 있습니다.
어쩌면 2008년 세계 금융위기를 능가하는 위기가 시작될지도 모릅니다.
복잡하고 어려울수록, 단순하고 본질적인 것이 힘을 발휘합니다.
그렇다고 풀이 죽을 필요도 없습니다. 금융위기 때 대부분의 기업들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급감했지만
오히려 이익을 안정적으로 내고 성장의 발판으로 삼은 기업도 있었습니다.
잘하는 기업과 못하는 기업은 위기 상황에서 대처하는 방식이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거센 위기가 몰아칠 때 자신의 뿌리를 단단히 하고 중심을 잡는 기업은 거목이 됐습니다.
저 역시 글로벌 외환위기와 같은 절체절명의 순간들을 몇 번 겪었고, 극복한 바 있습니다.
살아남는 방법은 항상 단순하고 본질적인 것에 있었습니다. 그 세 가지 방법을 여러분들과 공유하고, 함께 실천하고자 합니다.
1. 할 수 있는 것을 합시다.(Control what we can control)
취임 이후 꾸준히 강조해온 것이며 이제 여러분들도 다 알고 계실 방법입니다. 할 수 있는 것을 관리하는 것입니다.
전 세계적인 위기 상황에서 선택지는 단순합니다. 외부의 상황이 바뀌기를 기다리거나,
내부에서 해결 가능한 문제부터 풀어 가거나 두 가지뿐입니다. 무엇을 선택하시겠습니까?
늘 강조했듯 올해 우리가 당장 활용 가능한 도구는 효율성(Efficiency)입니다. 실패 비용은 줄이고, 생산성과 구매 효율은 높입시다.
2. 현금 흐름을 개선합시다.(Preserve cash)
위기가 오면 글로벌 기업들이 가장 중요시하는 일은 무엇일까요? 바로 현금 확보입니다.
기업의 현금성 자산은 불확실성을 대비하는 보험이자 신기술 개발이나 신시장 개척으로 도약을 준비하는 발판이 되기 때문입니다.
금융위기가 본격화되던 2008년 4분기 애플은 256억 달러의 현금 유동성을 확보했습니다.
애플은 이러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불황기에도 아이패드와 같은 새로운 유형의 혁신적인 신제품을 과감히 출시하고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2019년 말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구글 등 실리콘밸리의 세계적 기업들이 현금성 자산을 늘렸다고 합니다.
위기는 다시 돌아오고 있으며, 그것을 성공적으로 극복하는 기업은 역시 현금을 보유하고 있을 것입니다.
우리도 현금 흐름을 개선해야 합니다. 경기가 위축되고, 투자금을 구하기 힘들어지는 경제 상황이 오면 현금은 더욱 중요해집니다.
투자, 비용 지출 등 올해의 계획들을 다시 챙겨 볼 때입니다. 변화된 상황에 맞게 비상경영체제(contingency plan)를재검토합시다.
3. 미래를 위한 투자는 포기하지 맙시다.(Don’tmortgage your future)
살다 보면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고 싶은 유혹과 꿈이 담긴 적금 통장을 깨야 하는 이유가 수없이 생겨납니다.
하지만 당장의 어려움으로 미래를 담보잡기 시작할 때 어떤 결과가 돌아오는지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비상경영체제를 시행하는 것은 미래를 당겨쓰기 위함이 아닙니다. 우리의 전략을 실행하기 위한 투자 등 꼭 해야 할 일은 계획대로 추진합시다.
글로벌 선도기업들의 현재 경쟁력은 하루아침에 성취된 것이 아닙니다. 어떤 위기 상황에서도 미래에 대한 투자를 게을리하지 않은 과실이라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버티는 힘이 경쟁력입니다.
노력하고 인내하자는 말이 그리 환영받지 못하는 시대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래도 버티고 견뎌야 할 때는 있습니다.
위기가 왔을 때 잘 버티고 성장하면 그것이 회사의 실력으로 평가받습니다.
그러기 위해선 먼저 우리가 스스로 제시한 목표를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어려울때는 목표를 달성하겠다는 의지 보다 안 되는 이유가 앞서곤 합니다. 이것이 습관화돼선 안됩니다.
약속한 숫자들은 우리에 대한 시장과 주주의 신뢰를 의미합니다. 반드시 지킵시다.
우리가함께 목표를 달성하고, 성공 체험을 공유하는 경험을 쌓을 때 우리의 가치도 더욱 올라갈 것입니다.
임직원 여러분,
70년 이상 우리는 수많은 위기를 극복하며 실력을 키워왔습니다. 이번 위기도 다르지 않습니다.
생존을 넘어 우리의 능력을 더 알리고, 성장의 기회를 엿볼 수 있는 때입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함께 해냅시다.
CEO 신학철 부회장
im9181@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