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충제로 코로나19 치료?… 방역당국 “충분한 검증 필요”

구충제로 코로나19 치료?… 방역당국 “충분한 검증 필요”

“이버멕틴 실험결과, 인체 투여 효과 검증한 것 아냐”

기사승인 2020-04-07 09:34:22

[쿠키뉴스] 한성주 기자 =구충제 이버멕틴(Ivermectin)이 코로나19 바이러스 억제 효과가 있다는 해외 연구 결과에 방역 당국이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지난 3일 호주 모나쉬대학교 생의학연구소의 카일리 왜그스태프 박사 연구진은 실험실에서 배양한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이버멕틴에 노출하자 48시간 안에 모든 바이러스 유전 물질이 소멸됐다는 실험 결과를 국제학술지 ‘항바이러스 연구’에 발표했다.

이에 대해 정은경 중앙방역대책본부 본부장은 6일 정례브리핑에서 “약제에 대한 연구단계의 제언이지, 임상에 검증된 결과가 아니다”라며 “안전성, 유효성이 아직은 입증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정 본부장은 해당 논문을 검토했으며, 이버멕틴이 세포 수준에서 코로나19 바이러스에 효과가 있었다는 내용이라고 설명했다. 즉, 이버멕티을 사람에게 투여했을 때 효과는 아직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는 “정확한 용량, 부작용에 대한 안전성, 유효성이 충분히 검증되지 않았기 때문에 임상에 적용하는 것은 굉장히 무리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양진영 식품의약품안전처도 비슷한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식약처 브리핑에서 “식약처는 (구충제의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현황을 지속해서 모니터링하겠다”면서도 “일반적으로 구충제의 경우 흡수율이 낮기때문에 치료제로 개발하려면 임상시험 등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식약처에 따르면 현재 이버멕틴은 수출용으로 한 개 품목은 허가돼 있다. 국내에서는 이버멕틴 성분이 함유된 구충제는 허가된 품목이 없지만, 안면홍조를 일으키는 염증성 주사를 치료하기 위한 목적의 외용제가 허가돼 있다. 또 지금까지 국내서 구충제 이버멕틴 성분을 코로나19 치료제 개발하겠다며 임상시험을 신청하거나 개발 상담을 요청한 경우도 없었다.

이버멕틴은 1970년대 미국 머크사와 일본 기타사토 연구소가 공동 개발했다. 이버멕틴은 다양한 기생충을 구제하는 데 쓰는 구충제 성분으로, 이, 옴, 강변 실명증, 분선충증, 림프 사상충증 및 기타 기생충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

castleowner@kukinews.com

한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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