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동형비례제 도입의 역설, 군소정당 ‘몰락’ 예고

연동형비례제 도입의 역설, 군소정당 ‘몰락’ 예고

‘위성정당’ 편법 통한 21대 국회 양당구도 복귀… 선거법 재개정 불가피

기사승인 2020-04-16 00:24:48

[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21대 국회에서 원내교섭단체는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 2당만으로 구성될 전망이다. 지난해 말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국민의 다양한 목소리를 국회가 담아내자며 통과시킨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오히려 양당체제를 더욱 강화시키는 결과를 낳은 셈이다. 이를 두고 군소정당들은 한탄을 쏟아냈다.

15일 투표결과가 속속 발표되며 사실상 하나의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더불어시민당이 180석에 육박하는 의석을 확보할 것이란 예상이 공고해지고 있다. 여기에 미래통합당 또한 ‘실패’라고는 하지만 130여석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관측됐다. 비례대표 의석확보를 위해 집권여당과 제1야당이 내놓은 일명 ‘비례위성정당’ 때문이다.

민주당과 통합당이 각각 내세운 비례정당 ‘더불어시민당’과 ‘미래한국당’은 각각 16~20석과 17~21석으로 원내교섭단체도 노려볼 수 있다는 예상까지 이뤄졌다. 준연동형 비례대표제가 도입돼 교섭단체도 노릴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됐던 정의당은 4~8석, 제3정당인 민생당은 0~4석만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이밖에 20대 총선에서 돌풍의 주역이었던 국민의당은 2~5석, 더불어민주당의 후광을 기대하며 8석까지 기대했던 열린민주당은 0~3석 확보에 그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사실상 이들 군소정당 중 교섭단체를 구성하는 정당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민생당과 열린민주당의 경우 일부 출구조사에서 의석확보에 실패할 것이란 관측도 나왔다.

이에 정치권 곳곳에서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로의 실험은 실패했다”는 취지의 평가를 내렸다. 나아가 일부 전문가들은 위성정당의 설립을 허가하고, 국민의 뜻을 반영한 정당득표율을 그대로 국회를 구성하기 위해서는 국회의원 정수를 300석으로 고정하는 등의 도입과정부터 잘못됐다는 풀이도 내놨다. 

군소정당들도 한탄을 쏟아냈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정의당은 거대 정당들의 비례 위성정당과의 경쟁으로 아주 어려운 선거를 치렀지만, 국민을 믿고 최선을 다했다”면서도 “깨진 바가지에 물 담는 선거였다고 자조적인 모습도 보였다.

심지어 손학규 민생당 상임선거대책위원장는 “21대 국회가 거대 양당의 싸움판이 될 것”이라며 실망스럽다는 내심을 여과 없이 드러냈다. 이어 “정치가 계속 좌우, 보수진보의 진영대결, 영호남의 지역대결로 간다면 민생도 경제도, 평화·안보도 제자리를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oz@kukinews.com

오준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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