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판만 잘 깔리면 충분히 잘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도란’ 최현준은 20일 온라인으로 진행된 ‘2020 리그오브레전드(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스프링’ 플레이오프 1라운드 담원 게이밍전에서 활약하며 DRX의 3대 2 승리를 이끌었다.
경기 종료 후 본지와 전화통화에 응한 최현준은 “‘너구리’ 장하권 선수가 상당히 공격적이라서 라인전에서 힘든 세트도 있었지만, 그래도 팀원들이 잘 해줘서 이긴 것 같다”며 팀원들에게 공을 돌렸다.
DRX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3위를 차지하는 등 좋은 성적을 거뒀지만, 다전제 경험 부족으로 인해 우려의 목소리가 컸다. 신인 선수가 2명이나 있었고, 최현준 역시 다전제 경험이 적었다. 최현준도 2019 LCK 서머 결승전을 제외하면 다전제 경험이 없었다.
최현준은 “팀원들 중에서 긴장한 사람이 없었다. 다들 평소와 같이 숙소에서 하는 게임인지라 크게 내색을 하지 않았다. 나도 마찬가지였다”며 “프로에 와서 다전제를 처음 이겼다. 풀세트까지 가서 힘들긴 하지만 그래도 기분이 좋다”고 웃었다.
DRX는 1~2세트를 모두 승리하며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최현준은 오른과 케넨을 가져가며 이니시에이터 역할을 잘 소화했다.
그는 “1세트하고 2세트에는 내가 고른 챔피언들이 불리한 상성이 아니라서, 컨디션 좋은 쪽이 이긴다고 생각했다”며 “무난하게 라인전을 하고 있었는데, 아랫쪽에서 게임을 터뜨려서 쉽게 경기를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위기도 있었다. 담원은 탑라이너 ‘너구리’ 장하권에게 힘을 실어줬다. 특히 4세트에 장하권은 제이스를 가져갔다. 오른을 가져간 최현준은 장하권의 공격을 감당하지 못하면서 고전했다.
최현준은 “3세트 같은 경우에는 팀에서 밴픽에 문제가 있다는 피드백이 나왔다. 실수도 나오면서 아쉽게 졌다”며 “4세트에는 내가 실수를 많이 했다. 상대의 공격을 막아냈어야 했는데, 그러질 못했다. 아쉽다. 내 잘못이 크다”고 자책했다.
마지막 세트에서 DRX는 담원에게 제이스를 내줬으나, 최현준은 이렐리아를 가져가는 초강수를 뒀다. 최현준은 이전까지 이렐리아 숙련도가 미숙하다는 평을 받기도 했다. 그는 이전 경기까지 이렐리아를 4번 사용했는데, 2번 이기고 2번 졌다.
최현준은 “4세트에 상대에게 당한 것이 아쉬웠다. 5세트에 감독님이 하고 싶은 걸 하라고 했다. 오른이나 아트록스를 생각하기도 했는데, 상성을 보면 계속 당하는 챔피언들이다. 상대에게 맞기 싫어서 칼챔을 들었다”며 “제이스를 상대로 원래 이렐리아가 좋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판만 잘 깔리면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당시 상황을 돌아봤다.
최현준의 이렐리아 선택은 결과적으로 대성공이었다.
1레벨 때 ‘쵸비’ 정지훈의 조이가 수면 방울로 제이스의 점멸을 빼며, 이렐리아는 라인전에서 우위를 점했다. 또 ‘표식’ 홍창현의 올라프도 탑을 집요하게 찌르면서 이렐리아의 성장을 도왔다. 이렐리아는 경기 후반에 있던 교전마다 킬을 쓸어 담으면서 승리의 주역이 됐다.
이날 승리한 DRX는 오는 22일 T1과 결승 진출을 두고 플레이오프 2라운드에 돌입한다. DRX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T1을 상대로 2경기 모두 패배했다.
최현준은 “정규리그 때는 T1에게 모두 졌는데, 시간이 조금 흘렸고 오늘 경기를 통해 자신감을 얻었다. 다음 경기에 앞서 재정비를 잘 하고 준비한다면 이길 수 있을 것 같다. 경험을 쌓으면서 올라간다고 생각하고 있다. T1전은 쉽게 이기고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 크다”며 다음 경기에 임하는 각오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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