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배성은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항공업계가 최악의 위기 상황에 직면하면서 올 1분기 항공업계가 일제히 '마이너스' 성적표를 받을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다가올 2분기의 상황이 더욱 심각하다는 것이다. 사실상 3월부터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은 점을 고려했을 때 실적 악화는 하반기까지 지속할 전망이다.
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이 1분기 영업손실 2400억원대를 기록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2015년 3분기부터 작년 4분기까지 18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해왔다. 특히 코로나19로 하늘길이 완전히 막히면서 1분기 여객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0%가량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체 매출액의 20%가량을 차지하는 화물이 코로나19 국면에서 비교적 선방하고 있어 일각에서는 1분기 영업손실을 1000억원 내외로 막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대한항공은 최근 화물기 취항을 늘리고 여객 대신 화물을 싣는 등 자구책을 마련하고 있다.
여객 매출이 급감한 가운데 화물 매출을 통해 실적방어에 나선 것이다. 진단 키트를 비롯한 의약품 수송을 확대하면서 국제선 화물 운임이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3배 이상 급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올해 화물 부문 매출 목표를 5월 중으로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적자 폭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 일각에서는 아시아나항공의 1분기 영업손실이 최대 3000억원대에 달할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내놓고 있다. 이와 더불어 저비용항공사(LCC)들도 줄줄이 '마이너스'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문제는 2분기다. 코로나19 사태 와중에도 이번 황금연휴를 맞아 코로나19로 막혔던 국내 하늘길이 활기를 띠고 있지만 항공사들은 여전히 한숨만 내쉬고 있다. 여전히 전 세계적인 코로나19 종식이 선언되지 않는 한 낙관적인 전망은 힘들다는 입장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빗장을 걸어 잠근 국가들이 많아 국제선은 사실상 운항이 거의 안 되고 있다"며 "국내선만 가지고는 수익을 내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항공업계 상황이 나빠지면서 항공사 인수합병(M&A)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의 인수 일정을 연기한 데 이어 HDC현대산업개발도 아시아나항공 인수 일정을 무기한으로 미뤄진 상황이다. 국제선 여객이 98% 이상 급감하는 등 항공업계 불황이 기약 없이 길어지면서 최악에는 인수를 포기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코로나19로 항공사들이 유동성 위기를 겪으면서 이로 인한 부담이 경영난이 인수 연기에 큰 영향을 줬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특히 이스타항공의은 최악의 경영난을 겪고 있고 있어 제주항공이 이를 온전히 떠안아야 하기 때문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스타항공은 코로나19 여파로 지난달 국내외 전 노선 운행을 중단했다. 보유 현금이 바닥난 상태에서 매출도 발생하지 않자 지난 1월 월급은 40%만 지급했고, 2월부터 매달 임금이 전액 체납된 상태다.
또 제주항공의 인수에 앞서 이스타항공이 지난달 27일 전 직원 1600여명의 22%에 달하는 350여명에 대한 정리해고를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민주노총 전국공공운수노동조합 소속인 이스타항공 조종사 노조 등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도 부담이다. 정부가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고사 위기에 처한 항공업계에 추가 유동성을 지원하고 항공기 재산세 등의 비용 부담을 완화해주기로 발표했지만 매달 고정비가 200억~300억원대 안팎으로 들어가는데다가 현금 보유는 이미 바닥난 상황이기 때문이다.
LCC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추가 지원을 발표했지만 현재의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라며 "추가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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