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그라운드에 다시 바람이 분다.
‘2020 하나은행 프로축구 K리그’가 8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전북 현대와 수원 삼성의 개막전으로 7개월 간의 대장정에 돌입한다. 당초 K리그는 지난 2월29일에 개막될 예정이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3개월 가까이 지연됐다. 개막을 앞두고 쿠키뉴스에서는 올 시즌 K리그의 변경점을 비롯해 리그 판도 등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 코로나19로 메뉴얼 대거 변화, 새로운 규칙도 적용
올 시즌은 코로나19로 인해 변경점이 유독 많다.
리그가 지연된 만큼 일정이 축소됐다. 기존에 38경기를 치르던 K리그1(1부리그)은 12개팀이 홈과 원정 경기를 각각 1번씩 치른뒤, 파이널 라운드에서 스플릿 별로 5경기를 더한다. 총 27경기를 치른 뒤 최종 순위가 결정된다.
경기 전 페어플레이를 약속하며 악수를 나누던 전통도 거리를 벌린 채 인사를 나누는 방식으로 바뀌었다. 물을 마셔도 개별 물병을 사용해야 하며, 세리머니와 선수들 간 사이의 대화도 최소화하는 지침이 생겼다.
또한 K리그는 세계에서 가장 먼저 국제축구연맹(FIFA)의 새로운 규정이 적용된다. 당초 FIFA는 오는 6월에 예정된 ‘2022 카타르 월드컵 2차 예선’에서 새 규정을 선보이려 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일정이 연기되면서 K리그에서먼저 선보이게 됐다.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핸드볼 반칙 여부다. 핸드볼 반칙 여부를 판정할 때 처음으로 팔의 정확한 부위(겨드랑이의 맨 아래와 일직선이 되는 위치)에 대한 상세한 규정을 정하면서, 좀 더 정확한 판단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또 드롭볼과 어드밴티지 규칙 등이 달라졌다. 페널티킥과 승부차기에도 세부적인 방침이 생겼다.
▲ 선수들만큼 주목받는 감독들, 한일 월드컵 주역들의 지략싸움 맞대결
올 시즌 K리그는 선수들만큼 감독들이 주목 받고 있다. 특히 2002 한일 월드컵 스타들이 K리그 팀들의 지휘봉을 잡아 더욱 눈길을 끈다.
현역시절 ‘진공청소기’로 명성을 떨친 김남일 감독은 K리그1 성남FC의 지휘봉을 잡아 감독 데뷔를 앞두고 있다. 2016년 현역에서 물러난 뒤 중국 슈퍼리그 장쑤 쑤닝, 축구대표팀, K리그2(2부리그) 전남 드래곤즈에서 코치로 경력을 쌓았다.
김 감독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감독으로서 첫 발을 내딛는데 부담이 많다. 우려하는 부분들을 결과로 말씀드리겠다. 평가는 시즌이 끝나고 받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김 감독의 데뷔전은 오는 9일 광주FC 원정 경기다.
설기현 감독은 K리그2 경남FC를 맡는다. 지난해 K리그2로 강등된 경남은 설 감독 체제에서 K리그1 복귀를 꿈꾼다. 성균관대 감독으로 감독 경력을 시작한 설 감독은 지난해 7월 성남에서 전력강화부장을 맡았고, 경남에서 프로 감독 데뷔를 한다.
앞서 부산 아이파크, 포항, 서울 등에서 감독을 지낸 황선홍 감독은 새롭게 대전 시티즌을 인수한 K리그2 하나금융그룹 프로축구단의 초대 감독을 맡았다. 황 감독은 "축구특별시라는 명성에 걸맞게 대전을 다시 축구특별시로 만들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이밖에 지난해 ‘2020 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을 준우승으로 이끈 정정용 감독도 K리그2 서울 이랜드 지휘봉을 잡아 프로 무대 감독 데뷔를 앞두고 있다.
▲ ‘올해도 양강 체제’ 4연패 정조준 전북 vs 스타 군단 울산
올 시즌 가장 유력한 우승 후보는 전북 현대로 손꼽힌다. 전북은 최강희 전 감독 체제에서 2년 연속 우승을 차지했고, 모라이스 감독 체제로 바뀐 지난 시즌에는 최종 라운드에서 울산을 제치고 3연패를 달성했다. 전북이 이번에도 우승할 시 K리그 최초의 4연패 팀이 된다.
올 시즌 전북은 문선민과 권경원이 군입대로 상주 상무로 팀을 옮겨 이전만 못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럼에도 이용과 이동국 등 베테랑들이 건재하는 등 기존 전력이 여전히 리그 최정상급이다.
최전방에 벨트비크와 조규성을 영입하며 무게감을 더했고, 지난해 울산에서 MVP를 차지한 김보경의 영입으로 중원을 강화했다. 임대생 신분이던 홍정호도 완전 영입에 성공했고, 오반석, 구자룡 등을 영입하며 수비진 보강도 착실히 했다.
전북의 대항마인 울산은 대권 도전을 위해 폭풍 영입을 했다. 최후방에는 K리그 최고의 골키퍼 조현우를 대구FC로부터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 샌터백 자리에는 해외에서 활약한 정승현과 김기희를 품었다.
중원에는 경기 조율 능력이 뚜렷한 윤빛가람과 수비력이 뛰어난 베테랑 고명진, AFC U-23챔피언십 MVP 원두재가 합류했다. 여기에 이청용으로 정점을 찍었다. 올해만큼은 우승하겠다는 각오다.
최용수 감독이 이끄는 FC서울 역시 우승 후보 중 하나다. 지난 시즌 리그 3위에 오르며 자존심 회복에 성공한 서울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김진야, 한찬희, 한승규 등 연령별 대표팀 출신 3인방을 영입하는 데 성공했다. 젊은 피들이 대거 합류하면서 신구 조화가 기대된다.
김기동 감독의 포항은 다크호스로 평가 받는다. 지난해 4월 갑작스럽게 지휘봉을 잡았음에도 시즌 말미에는 탄탄한 축구로 포항의 새로운 색깔을 만들어냈다. 다만 지난해 득점 4위였던 완델손이 이적한 빈자리를 대체할 팔라시오스의 공격력이 관건이다.
지난해 화끈한 공격축구로 ‘병수볼’이라는 수식어가 뒤따른 강원은 상위권 진입에 나선다. 김승대, 서민우, 이병욱, 임채민 등 김 감독의 영남대학교 축구부 재임 시절 제자를 대거 영입해 기대를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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