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탐구] 오마이걸 ‘살짝 설렜어’ - 알쏭달쏭 부루마블

[집중탐구] 오마이걸 ‘살짝 설렜어’ - 알쏭달쏭 부루마블

오마이걸 ‘살짝 설렜어’ - 알쏭달쏭 부루마블

기사승인 2020-05-12 07:00:00

이은호 기자 = 그룹 오마이걸은 ‘대기만성형 아이돌’로 불린다. 지난 음반의 성패와 상관없이 수준급의 완성도를 가진 신보를 꾸준히 발표해와서다. 지난달 발매한 일곱 번째 미니음반 ‘논스톱’(NON STOP)의 타이틀곡 ‘살짝 설렜어’는 공개 직후 주요 온라인 음원사이트의 실시간 차트 정상을 휩쓸었고, 최근에는 케이블과 지상파의 각종 음악방송에서 트로피 수집에 나섰다. 데뷔 후 가장 높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이 노래엔 어떤 비밀이 숨어있을까. 

■ 개요

발매일: 2020년 4월27일
기획사: WM엔터테인먼트
타이틀곡: ‘살짝 설렜어’(NONSTOP)
특징: Mnet 경연 프로그램 ‘퀸덤’ 출연 이후 급격히 높아진 관심 속에서 낸 첫 음반.


 

■ 키워드 탐구

부루마블: ‘살짝 설렜어’ 뮤직비디오의 또 다른 주인공은 곰돌이다. 처음엔 품에 안길 만큼 작았던 곰돌이는 이내 3~4세 유아, 7~8세 아동만큼 자라더니 결국 멤버들보다 서너 배는 더 큰 거대 곰돌이가 된다. 소속사 WM엔터테인먼트에 따르면 뮤직비디오 속 변화하는 곰돌이의 크기는 상대를 향한 마음의 깊이를 나타낸다. 곰돌이가 점점 커진다는 건 친구를 향한 설렘이 크고 깊어지고 있다는 걸 의미한다. 하지만 이름, 나이, 심지어 성별마저도 불분명한 곰돌이는 연애 상대라기보단 게임 캐릭터에 가깝다. 덕분에 이 뮤직비디오에서 두드러지는 것 역시 소녀의 사랑 이야기가 아니라 친구를 향한 설렘 때문에 뒤죽박죽인 소녀의 마음 그 자체가 된다. ‘살짝 설렜어’에서 오마이걸은 여전히 ‘고백하지 못하는 소녀’다. 하지만 그것은 용기가 없거나 사랑에 서투르기 때문이 아니다. 이제 이들은 약간의 설렘 때문에 친구와의 우정을 잃을까 걱정하는, 훨씬 현실적이면서도 복잡한 감정을 노래한다. 친구와 둘이서 무인도에 남겨지는 상황을 상상하며 설레다가도, “두근거린 게 문제”라고 자책하고, 그러다가 또 “아니 그게 왜 죄야”라고 반문하는, 가사 그대로 “오르락내리락”하는 감정 말이다. 그리고 오마이걸은 이런 상황을 ‘부루마블’에 투영한다. 한 칸만 건너도 로마에서 파리로, 뉴욕에서 런던으로 이동할 수 있듯, 데이트하듯 곰돌이와 차를 나누는 아린의 모습 뒤로 카우보이 복장의 지호·유아·승희가 등장하는 게 이상하지 않은 세계. 익숙한 듯 새로운 오마이걸의 부루마블이다.

찾았다, 오마이걸: 오마이걸의 팀 구호는 ‘찾았다, 오마이걸’이다. 그리고 이 외침처럼 오마이걸은 데뷔 6년간 꾸준히 재발견되고 있다. 지난해 출연한 ‘퀸덤’은 한 팀으로서 오마이걸의 역량은 물론이고, 효정과 유아처럼 멤버 각각의 개성과 능력을 재발견하는 계기가 됐다. ‘살짝 설렜어’에선 멤버 개개인에게 쏟아지는 관심을 놓치지 않겠다는 오마이걸의 포부가 느껴진다. 메인보컬 효정·승희를 필두로 비니·아린·유아 등 서브보컬들도 제 몫을 해내며 파트를 고르게 분배받았다. 가장 도드라지는 건 단연 래퍼인 미미다. 빤한 트로피컬 댄스곡으로 흐르지 않게 분위기를 환기하는 동시에 오마이걸의 이전 여름 댄스곡과도 차별화를 이룬다. 한편 활기차면서도 가볍고 살랑이는 군무도 볼거리다. 유아는 “유연하게 추는 춤도 힘을 빼고 추면 유연하게 보이지 않는다. 세게 추는 것보다 콘트롤이 어렵다”(브이라이브 ‘취중토크’)고 했지만, 관객이 춤의 난이도를 느끼지 못한다는 점에서 오마이걸의 퍼포먼스가 한층 더 ‘윗길’에 들어섰음을 확인할 수 있다.

■ KUKI PICK 

오마이걸 특유의 감성적인 비유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수록곡 ‘꽃차’를 반드시 들어야 한다. 재즈에 바탕을 둔 트랙이 따뜻한 꽃차를 마실 때처럼 기분 좋은 나른함을 안겨주고 멤버 개개인의 음색도 귀에 잘 들어온다.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wild37@kukinews.com
이은호 기자
이 기사 어떻게 생각하세요
  • 추천해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추천기사
많이 본 기사
오피니언
실시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