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 ‘빅3’, 엇갈린 1분기 성적표…수익 다각화가 승부 갈랐다

화학 ‘빅3’, 엇갈린 1분기 성적표…수익 다각화가 승부 갈랐다

화학업계, 1분기 실적 기상도…LG‧한화 ‘맑음’ 롯데 ‘흐림’

기사승인 2020-05-15 01:00:00

[쿠키뉴스] 임중권 기자 =국내 화학 ‘빅3’가 1분기(1~3월) 엇갈린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미중 무역 분쟁과 코로나19 여파에 전통 화학사 롯데케미칼은 부진을 면치 못했지만,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춘 LG화학은 비(非)석유 화학 부문의 견조한 실적을 통해 실적방어에 성공했다. 업계 3위 한화솔루션(구 한화케미칼)은 태양광 부문의 깜짝 실적을 통해 ‘어닝서프라이즈급’ 실적이라는 기염을 토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올해 1분기 매출액 7조1157억원, 2365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했다고 최근 공시했다. 1분기 매출은 전분기 대비 4.5% 감소했으나 영업이익은 전분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사업부문별로는 석유화학부문은 1분기 매출 3조6959억원, 영업이익 2426억원을 기록했다. 유가 하락 및 코로나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매출은 감소했으나, ABS, PVC 등 주요 제품의 스프레드 개선으로 견조한 실적을 달성했다는 평가다.

회사의 미래먹거리인 전지부문은 매출 2조2609억원, 영업손실 518억원을 기록했다. 자동차전지 신규 투자, IT 소형전지의 비수기 진입, 코로나 확산에 따른 가동 중지 등의 영향 있었으나, 비용 절감 및 수율 개선을 통해 적자 폭을 줄인 점이 눈에 띈다.

첨단소재부문은 매출 1조1074억원, 영업이익 621억원을 기록하며 수익성을 크게 개선했다. IT, 디스플레이 등 전방산업의 비수기 진입과 코로나 영향으로 전분기 대비 매출은 감소했으나, 사업구조 및 비용 효율화를 통해 호실적을 거뒀다.

생명과학부문도 매출 1593억원, 영업이익 235억원을 기록했고, 자회사인 팜한농은 매출 2212억원, 영업이익 350억원을 기록하며 수익성 방어에 성공했다.

차동석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은 “1분기 전지사업 비용 절감을 통해 적자폭을 축소했다”며 “첨단소재 부문도 사업구조‧비용 효율화 등을 통해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실적을 달성했다”고 전했다.

같은 기간 실적을 발표한 롯데케미칼은 미‧중 무역분쟁과 코로나 여파로 감소한 석유화학 제품의 수요 감소 여파로 8년만에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롯데케미칼은 1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3조2756억원, 영업손실 86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9.6% 감소했다. 영업익은 2012년 2분기 이후 31분기만에 적자 전환했다.

주요 자회사별로는 기초소재사업은 매출액 2조413억원, 영업손실 524억원을 기록했다. 전반적인 수요 약세와 제품판가 하락, 대산공장 사고 영향으로 낮은 수익성을 보였다.

첨단소재사업은 매출액 8087억원, 영업이익 410억원을 기록했다. 1분기 코로나의 확산으로 중국 시장의 수요가 위축되면서 수익성이 소폭 감소된 것으로 풀이된다.

인도네시아 법인인 롯데케미칼타이탄도 매출액 4226억원, 영업손실 695억원을 기록했다.

납사크래커(NCC) 정기보수 진행에 따른 판매물량 감소와 수요 위축에 따른 수익성 약화를 피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미국법인인 LC USA도 매출액 1092억원, 영업이익 139억원에 그쳤다. 에탄크래커(ECC) 보수에 따른 일회성 비용 반영 및 제품판가 하락으로 전분기 대비 수익성이 줄었다.

롯데케미칼은 “1분기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계속된 세계 경기둔화(미중 무역분쟁 여파)에 이어 코로나 확산에 따른 수요 하락으로 수익성이 줄었다”며 “또한 해외 자회사 설비 보수에 따른 일회성 비용도 1분기 손익에 반영됐다”고 밝혔다.

업계 3위 한화솔루션은 올해 1분기 코로나19 확산에도 불구하고 태양광 부문의 깜짝 실적 덕분에 호실적을 거뒀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1분기에 연결 기준 매출 2조2484억원, 영업이익 1590억원을 각각 기록했다고 지난 12일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0.5%, 영업이익은 62% 늘어났다. 지난해 4분기에 비해 영업익은 430% 늘었다.

사업 부문별 1분기 실적은 케미칼 부문의 경우 매출 8304억원, 영업이익 559억원을 기록했다.

코로나 확산에 따른 석유화학 제품 수요 감소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8% 감소했다. 그러나 영업익은 국제 유가 약세에 따른 원료 가격 하락으로 제품 스프레드(마진폭)가 확대되면서 4.1% 늘었다.

호실적 견인차인 태양광 부문은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4% 늘어난 9057억원, 영업이익이 2배 이상 늘어난 100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1분기 태양광 영업이익률(11.1%)은 2010년 한화가 태양광 사업에 진출한 이후 사상 최고치다. 분기 기준 영업이익이 1000억원을 넘은 것도 2016년 2분기(1110억원) 이후 처음이다.

이는 지난해 2분기에 시작된 생산라인 전환(멀티→모노)이 지난해 연말 사실상 마무리된 데다가 프리미엄 시장인 미국 시장 판매량이 늘어난 덕분으로 풀이된다.

첨단소재 부문은 코로나에 따른 국내외 완성차 업체의 가동 중단 여파로 매출은 1905억원, 영업손실은 57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2분기 화학 빅3는 미중‧무역분쟁과 코로나로 인한 글로벌 경기 침체에 맞서 사업 경쟁력 강화와 저가 원재료 투입을 통한 수익성 강화에 나설 계획이다.

LG화학은 전지 부문에서 자동차 및 원통형 전지의 출하 확대와 폴란드 공장 수율 개선 등을 통해 매출 증가 및 수익성 개선에 나설 방침이다.

아울러 저유가 기조 지속으로 인한 주요 원료의 수익성 회복과 제품 스프레드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자회사 팜한농은 특수비료 등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를 통한 실적 개선이 전망된다.

롯데케미칼은 2분기 저가 원재료 투입 본격화에 따른 수익성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기초소재 부문에서 중국 및 역내 시장의 점진적인 수요 회복과 주요 국가의 경기 부양에 따른 전방산업 가동률 상승을 발판삼아 매출 확대를 추진할 계획이다. 한화솔루션도 2분기 케미칼 부문에서 저가 원재료 투입 지속에 따른 영업익 개선이 기대된다.

업계 관계자는 “1분기 코로나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예상보다 크지 않았다”면서 “2분기부터 코로나 확산에 따른 글로벌 수요 위축 여파가 실적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im9181@kukinews.com

임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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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중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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