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터뷰] 한화생명 정종빈 코치 “선수 ‘맥스’ 아닌 코치 정종빈으로 기억되고 싶어”

[쿡터뷰] 한화생명 정종빈 코치 “선수 ‘맥스’ 아닌 코치 정종빈으로 기억되고 싶어”

[쿡터뷰] 한화생명 정종빈 코치 “선수 ‘맥스’ 아닌 코치 정종빈으로 기억되고 싶어”

기사승인 2020-05-20 19:11:28

[쿠키뉴스] 김찬홍 기자 = ‘맥스’ 정종빈 코치는 2014년 12월 CJ 앤투스(해체)에서 데뷔해 2016년 1월 MVP(해체)로 이적했다. 이후 승강전을 뚫고 ‘2016 리그 오브 레전드(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시즌 본격적으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했다.

정 코치는 선수 생활 시절 LCK에서 평소 볼 수 없었던 기발한 픽으로 많은 사람들의 이목을 이끌었다. 특히 ‘2017 LCK 스프링’ 시즌 kt 롤스터와 경기에서 사이온 서포터로 쿼드라킬을 올렸던 장면은 아직도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고 있다.

하지만 2018년에 부진에 빠진 그는 소속팀 MVP도 챌린저스 코리아로 강등되면서 계약을 종료하고 나왔다. 한동안 소식이 드물어 팬들의 기억 속에서 잊혀지는 듯 했던 정 코치는 2019년 9월 한화생명e스포츠의 육성군 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Q. MVP에서 나온 이후 10개월 가까이 소식이 없다가 지난해 9월 한화생명e스포츠의 육성군 코치가 된다는 소식이 들렸다. 어떻게 한화생명에 합류하게 됐나.

“MVP에서 나온 이후에 방송을 할지, 선수 생할을 이어갈지 고민을 하고 있었다. MVP에서 나왔을 당시에 선수를 하는 데 있어서 내가 잘해서 이긴 것 같진 않고, 질 때는 순전히 내가 못해서 진 느낌이 들었다. 선수 생활을 더 이어갈 수 있을지 고민이 깊었다.

당시 주변 지인들에게 조언을 구했는데, 코칭 스태프 일을 하는 건 어떻냐는 말을 많이 들었다. 코치 쪽은 크게 관심이 없어서 방송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었다. 당시 한화생명에 계셨던 강현종(현 데토네이션 포커스미 소속) 감독님이 ‘캠프원에 있는 스트리밍실에서 방송을 해도 되니, 육성군 선수들을 봐달라’는 제안을 하셔서 승낙했다. 오후까지는 선수들을 봐주고 저녁에는 방송을 병행했는데, 며칠 지나지 않아 정식으로 육성군 코치가 됐다.”

Q. 육성군 코치는 1군 코치와 방향성이 다를 것 같다. 어떤 점을 염두하고 선수들을 지도했는지.

“육성군에 있는 선수들은 프로게이머를 시작하는 입장이라 처음에 만나는 코치의 역량과 방향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선수들의 실수와 잘못을 지적하기 보다는 장점을 살리는 데 집중했다. 내가 좋아하는 말 중에 하나가 ‘단점을 고치면 평범해지지만, 장점을 키우면 특별해진다’이다. 선수들에게도 항상 '너희는 특별해질 수 있는 사람들이니 장점을 잃지 말고 방향성을 잃지 말라'고 강조했다.”

Q. 한화생명e스포츠는 육성군에서 1군으로 올라간 선수들이 많은 편이다. ‘특히’ 비스타 선수와 같이 말이다. 1군에서 뛰는 선수를 보면서 감정이 남달랐을 것 같다. 

“육성군에 있는 친구들이 올라갔다는 것은 한편으로 나의 능력을 인정받았다는 뜻이기에 많이 뿌듯하다.”

Q. 서머 시즌을 앞두고는 ‘두두’ 이동주 선수가 1군으로 콜업됐다. 아직 베일에 싸여있어 많은 사람들이 궁금해 한다. 이 선수에 대해 간단히 소개하자면.

“이동주 선수와 평소에 잠도 같이 자고, 밥도 같이 먹고, 씻을 때 빼고는 계속 붙어다닌 것 같다. 내가 3형제 중 막내인데, 동생이 생겨주면 잘해야 겠다는 생각이었는데 그런 생각을 가지고 ‘두두’를 챙겨준 것 같다.

이동주 선수는 진성 탑라이너다. 탑라이너 하면 하는 이미지들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 공격적인 성향이 있는 만큼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

Q. 이번 시즌을 앞두고 1군 코치로 합류하게 됐다. 어떻게 1군으로 합류하게 됐나. 그리고 현재 어떤 역할을 맡고있는가.

“손대영 감독님이 1군에 필요한 부분을 내가 가지고 있다고 해서 올라오게 됐다. 맡겨주신 만큼 더 열심히 해야할 것 같다. 현재 1군 코치를 맡고 나선 하루에 2번 정도는 전체 피드백을 맡고 있다. 이외에는 선수들의 개개인 피드백을 맡고 있고, 현재 ‘사케’ 이중혁 코치님이 맡고 있는 전력분석 업무를 분담하고 있다.”

Q. 아무래도 1군과 육성군의 차이는 클 것 같다. 합류한 지 얼마되지 않았지만, 느끼는 차이점이 존재하는가.

“선수들의 마인드 자체가 다르다. 육성군에 있는 친구들이 모두 그런 것은 아니지만, 현실에 안주하거나 이미지에 현혹되는 친구들이 많다. 예를 들자면 경기 상대가 같은 육성군이 아닌 1군급 선수라면 위축되는 경우도 존재한다. 반면에 1군의 경우에는 상대에 신경쓰지 않고 본인의 플레이에만 집중한다. 본인이 프로선수라는 확실한 마인드를 가지고 있다.”

Q. 스프링 시즌에 한화생명이 8위로 아쉬운 성적을 냈다. 팀이 부진한 이후 합류해 부담감이나 책임감이 더욱 클 것 같은데.

“이번 시즌이 1군 코치로 처음 뛰는 시즌이라 열심히 하려고 하고 있다. 내가 가고 있는 방향이 맞는지 잘 모르겠다. 그래도 최대한 잘해보려고 노력하고 있다.”

Q. 한화생명 코치진을 보면 선수들만큼 화려하다. 한화생명의 코치진의 강점을 소개해주자면.

“손대영 감독님과 ‘노페’ 정노철 코치님은 경험이 많다 보니 피드백을 꼼꼼하고 정확하게 하신다. 나는 아직 경험이 적다보니 선수들에게 피드백할 때 횡설수설 할 때가 좀 많다. 선수들이 받아들이기 원활하지 않을 수도 있다. 손 감독님이나 정 코치님은 그런 부분에서는 정확히 하고 있어서 옆에서 보고 배우고, 따라가고 있다.

‘사케’ 이중혁 코치님은 전력분석 일을 하시는데 영상, 엑셀도 다룰 줄 아신다. 업무량이 너무 많다. 나도 이제 1군에 올라온 만큼 분담을 해야 한다. 공부하면서 배우고 있다.”

Q. 이번 시즌에 임하는 각오를 듣고 싶다.

“기회를 주신 만큼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 생각하고 있는 전략부터 선수들과의 소통까지 많은 부분에서 이전보다 팀을 더 발전시키고 싶다. 믿고 지켜봐달라.”

Q. 코치로서의 목표가 있는지도 궁금하다. 어떤 코치가 되고 싶은지.

“아직 장기적인 목표를 세우진 않았다. 일단은 ‘선수’ 맥스로 기억되는 것이 아닌 ‘코치’ 정종빈을 기억해주는 사람이 많아졌으면 한다. 선수 시절 때 행복했지만, 잘했던 건 아닌 것 같다. 좋았던 모습을 기억하는 것도 좋지만 그때 내 스스로 만족을 하지 못했기에, 코치로는 달라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내가 선수로 걸어온 길이 정답은 아니었다. 커리어가 높지도 않았다. 그렇기에 내가 하는 말이 항상 옳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을 선수들에게 강요하는 것이 아닌 조언 정도로 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좀 더 선수들의 눈에 맞춰갈 수 있는 코치가 되고 싶다.”

kch0949@kukinews.com

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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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찬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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