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전미옥 기자 =코로나19 치료제 후보 '렘데시비르'가 표준치료제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국내 연구진의 평가가 나왔다.
미국 국립보건연구원(NIH)가 주도하는 렘데시비르 임상시험 중 국내 시험을 총괄한 연구 연구책임자인 오명돈 서울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25일 이같은 견해를 밝혔다.
한국을 포함한 10개국 73개 의료기관이 참여한 임상시험 결과 렘데시비르는 15일이 걸리는 코로나19 회복 기간을 11일로 줄인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임상시험은 1063명의 코로나19 환자 대상으로 렘데시비르 또는 위약을 10일간 투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임상 결과, 환자 중 절반에게 가짜 약을 줬을 때 완치까지 걸리는 시간은 15일이었는데, 렘데시비르를 처방받은 나머지 절반의 회복 기간은 11일로 31% 단축한 결과다.
이를 근거로 미국 식품의약국은 1일 렘데시비르를 산소치료가 필요한 중증 코로나19 환자에게 쓸 수 있도록 긴급사용허가를 승인했다.
이번 임상 결과에 대해 오명돈 교수는 "미국 NIH의 렘데시비르 연구에서는 이중맹검, 위약 대조 디자인으로 임상시험을 추진할 수 있었다. 이는 왜 공공기관이 임상 연구를 수행해야 하는지를 웅변하는 사례다. 우리 나라도 이러한 임상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국가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 시급하다"고 평했다.
연구에서는 렘베시비어 치료 개시후 퇴원이 가능하거나 입원하더라도 산소치료가 필요없는 정도에 도달하면 회복으로 판단했다. 이와 관련 오 교수는 "회복기간이 15일에서11일로 4일간 단축되었다는 것은 인공호흡기나 중환자실, 산소와 같은 의료 자원이 그 만큼 더 많아지는 효과가 있으므로, 의료 시설과 기구가 절실히 필요한 판데믹 상황에서는 매우 의미있는 효과"라며 "이번 NIH 주도 임상연구를 통해서 렘데시비르는 최초의 코로나-19 치료제로 인정받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제 치료제 임상시험에서 위약을 쓰는 것은 윤리적으로 허용할 수 없게 되어서, 앞으로 개발되는 코로나-19치료제는 렘데시비어보다 더 월등하거나, 최소한 열등하지 않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 상황이 되었다. 이제 렘데시비어가 코로나-19의 표준 치료제가 된 것"이라고 말했다.
오 교수는 "이번 렘데시비르 임상 시험은 치료제 개발의 단초(proof of concept)를 제공하였고, 앞으로 이 약이 타깃으로 하는 RNA-dependent RNA polymerase를 더 잘 억제하는 제 2세대, 제 3세대 약물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며 또한 바이러스 증식 과정의 다른 부위를 타깃으로 하는 항바이러스제와 인체의 면역기능을 조절하는 약제들도 앞으로 개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