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집된 장소서 총회 강행”…은평 대조1구역 조합 내 불만 ‘고조’

“밀집된 장소서 총회 강행”…은평 대조1구역 조합 내 불만 ‘고조’

“운동장이나 체육관에서 해야”

기사승인 2020-05-30 05:00:00

[쿠키뉴스] 안세진 기자 =서울 은평 대조1구역 재개발 조합 집행부가 밀집된 장소에서 총회 강행에 나서면서, 내부에서는 불만이 새어 나오고 있다. 이들은 구청 측에 조정을 요청했지만, 구청 측은 총회 장소 변경 등은 조합 내부에서 결정해야한다는 입장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전날 서울 은평 대조1구역 재개발 조합은 불광역 인근 NC백화점 내부에 위치한 포션씨푸드 뷔페 및 옥상에서 총회를 진행했다. 이날 총회 안건은 ▲하나님의성회선교회 법원 조정 추인의 건 ▲법원 화해사건 승인의 건 ▲2019년 결산승인 의결의 건 ▲혁신설계 분양신청 방법 의결의 건 ▲2020년 사업비 예산전용 및 추경경정예산의 건 등 총 5건이었다.

당초 총회 장소는 뷔페에서만 진행하는 걸로 예정돼 있었지만 일부 조합원들과 은평구청 측의 요구로 조합 집행부 측은 현장 당일 급하게 옥상에도 장소를 추가 마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합 내부에서는 불만이 세어 나오고 있다. 이들은 조합 집행부 측이 최근 이태원을 중심으로 다시 빠르게 확산 중인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총회를 강행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조1구역 ‘바른 사업을 위한 조합원 모임’(바사모)에 따르면 조합 총회가 열린 장소는 총 800석 규모다. 당일 현장에는 조합원 750여명이 참석했지만, 조합원 총 인원수가 1500명으로 대규모인 만큼 800명을 넘는 인원이 참석할 경우 수용 한계치를 초과할 수 있었던 것.

한 조합원은 “당초 조합 집행부는 뷔페 내부에서 총회를 강행하려 했다. 하지만 당일 구청에서 시장조치가 나와서 옥상으로 인원을 분배했다”며 “사전에 계속 집행부 측에 코로나가 위험한 만큼 체육관 등 넓은 장소에서 하자고 했지만 뷔페에서의 총회를 강행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조합원은 “밀집된 장소인 것은 물론, 해당 뷔페에 가려면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야 하는데 그만큼 더욱 코로나에 더욱 노출된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앞서 바사모는 은평구청 측에 장소를 새로 잡을 수 있도록 행정조치를 취해줄 것을 요청했다. 바사모는 “해당 장소는 좁아서 ‘생활 속 거리두기’가 불가능한 장소이며, 특히 총회장소로 올라가기 위해선 짧은 시간에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엘리베이터를 타야하기 때문에 밀접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며 총회 장소를 다시 선정할 것을 요구했다.

하지만 구청 측은 “조합원들의 최고의사결정기구인 총회 개최 여부는 조합에서 결정할 사항으로 장소 및 일시 등의 사항을 승인받거나 허가를 득해야하는 사항이 아니”라며 “행정청에서는 총회 일정 등을 강제적으로 취소하거나 변경하기 어려움을 알려 드린다”고 답변했다. 이어 “다만 감염병 확산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해당 조합에 철저한 방역대책을 지시하고 관리감독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실제 현재로썬 지자체 등에서 총회를 제지할 권한이 없다. 지난 18일 이후로 재건축·재개발 총회가 허용됐기 때문이다. 앞서 국토교통부와 서울시는 2개월 만에 재건축·재개발 총회 연기시기를 더 이상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감염 예방 매뉴얼’을 준수한다면 예전과 같이 총회를 진행할 수 있다.

바사모는 총회 제지가 아닌, 안전한 곳에서의 총회 추진이 필요하다고 계속 요구하고 있다. 조합 관계자는 “매번 같은 장소에서 총회를 진행하고 있다. 다른 조합들처럼 안전하게 대운동장이나 체육관 등에서 추진할 것을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다른 재개발·재건축 조합들은 코로나19를 의식해 운동장이나 체육관 등지에서 드라이브스루 방식과 같은 방법으로 총회를 진행했다. 지난 4월말 서울 강남 개포주공1단지 재건축 조합은 단지 내 공터에서 차량 1500대가 모여 드라이브스루 총회를 진행했다. 또 지난 10일에는 서초신동아아파트 재건축 조합도 같은 방법으로 임시총회를 개최했다.

asj0525@kukinews.com

안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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