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현지 인턴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전 세계 코로나19 대응에 쓰겠다고 호기롭게 말한 예산 대부분이 아직 쓰이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7일(현지시간) 뉴욕타임즈(NYT)가 익명의 정부 관계자를 인용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미 국무부와 국제개발처(USAID)가 지난 3월 미 의회에서 승인한 15억9000만달러(약 1조9156억원) 규모의 국제원조기금 중 4분의 1가량인 3억8600만달러(약 4651억원)만이 집행됐다고 연합뉴스가 밝혔다.

게다가 집행된 코로나19 기금이 유엔 사무국과 같은 거대 국제기구나 민간구호단체 등에 제공됐지만 이중 실제로 민간구호단체에 전달된 돈은 1150만달러(약 139억원)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구호단체 관계자들은 기금의 대부분이 아직 집행되지 않는 것에 놀랍고 당혹스럽다고 전했다. 27개 구호단체의 회장들은 지난 4일 USAID에 서한을 보내 “USAID로부터 극소수의 단체들만이 지원을 받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와 관련 NYT는 코로나19 기금의 집행이 늦어지는 것은 백악관 내 결론 나지 않은 논쟁이 진행 중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와 의회 관계자에 따르면 미국 내 의료진들에게도 마스크와 방호복 등 의료장비가 필요한 가운데 이를 코로나19 기금으로 사서 해외로 보내도 되는지에 대한 논쟁이 한창이다. 

또 향후 코로나19 대응에 필요한 돈이 얼마인지를 놓고도 갑론을박이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나자닌 애쉬 국제구호위원회(IRC) 부위원장은 트럼프 행정부의 기금 집행과정이 지연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2014∼2015년 당시 에볼라바이러스가 전 세계로 퍼졌을 때는 미국의 원조가 집행되기까지 30∼45일밖에 걸리지 않았지만, 지금은 3∼4달이나 걸리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