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번 타자 김태균’ 프로야구 최다 연패 한화 이글스의 현주소

‘4번 타자 김태균’ 프로야구 최다 연패 한화 이글스의 현주소

‘4번 타자 김태균’ 프로야구 최다 연패 한화 이글스의 현주소

기사승인 2020-06-13 07:00:00

[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벼랑 끝에 몰린 한화 이글스가 기댈 곳이라곤 마흔이 가까운 베테랑뿐이었다. 그가 비록 1할 타자에 불과할지라도 말이다. 

'설마'가 현실이 됐다. 한화는 12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 2대 5로 패했다. 18연패 수렁에 빠진 한화는 1985년 삼미 슈퍼스타즈가 기록한 프로야구 최다 연패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이날 한화의 라인업은 평소와 달랐다. 최원호 한화 감독 대행은 경기를 앞두고 김태균(38)이 4번 지명타자로 나선다고 밝혔다. 프로야구 최다 연패 수모를 앞둔 팀이 구성한 라인업이라기엔 다소 의아했다. 그도 그럴 것이 김태균은 올해 18경기에 나서 타율 0.180(50타수 9안타) 3타점을 기록 중이다. 4번 타자로 나선 것도 올해는 2타석이 전부다. 

김태균을 4번 타자로 내세운 이유에 대한 언급은 일절 없었다. 그저 최 감독이 김태균에게 베테랑으로서의 책임감을 느끼게 만들고, 팀의 정신적 지주를 중심타자로 내세움으로써 필승의 결의를 선수단에게 전달하기 위함이었을 거라고 짐작할 뿐이다.

이날 경기에서 김태균은 나름의 본분을 다했다. 4타석에 들어서 2루타 1개와 안타 1개를 뽑아냈다. 하지만 팀이 18연패 수렁으로 곤두박질치는 것을 홀로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무조건 승리해야 되는 경기. 사실상 총력전이었던 경기에서 노쇠한 베테랑이 4번 타자로 나섰다는 점은 한화의 참혹한 현 주소를 말해준다. 김태균이 기량을 꽃피운 2003년으로부터 무려 17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한화엔 ‘포스트 김태균’이 등장하지 않았다.

관계자들은 한화가 1985년의 삼미와 어깨를 나란히 하고, 최다 연패 기록을 새로 쓸 위기에 처한 팀이 된 것은 ‘새 얼굴’ 발굴, 육성에 무심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2009년부터 2019년까지 11년간 신인드래프트에서 한화가 지명한 선수들이 합작한 대체선수대비승리기여도(WAR)는 21.2다. 1위 두산 베어스(129.3)와는 큰 차이다. 

한화 스카우트들이 뽑은 선수들은 그저 그런 선수로 전락하거나, 부상 등으로 빠르게 팀을 떠났다. 장차 스타가 될 진주를 놓치는 경우도 허다했다. 한화는 200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7라운드부터 지명을 멈췄는데, 이때 놓쳤던 선수가 현재 리그 최고의 포수 양의지다.

육성 능력도 없었다. 2006년 데뷔한 최고의 투수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을 제외하곤 2007년부터 한화에 입단한 신인들 중 골든글러브를 받은 선수는 단 한 명도 없다. 

그럼에도 한화는 위기감을 느끼고 내실을 다지기보다 효율 떨어지는 값비싼 외부 FA를 영입하는 데 큰 비용을 지불하며 팀의 고령화를 고착화시켰다. 

한화가 프로야구 최다 연패 팀이 된 것은 그리 놀랍지 않다. 이미 오랜 기간 최하위를 전전하며 불길한 조짐들을 보여 오지 않았던가.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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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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