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혐오 아닌 조현병” 서울역 묻지마 폭행범 영장 또 기각

“여성혐오 아닌 조현병” 서울역 묻지마 폭행범 영장 또 기각

기사승인 2020-06-16 11:26:19

[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서울 용산구 서울역에서 일면식도 없는 여성을 폭행하고 달아난 30대 남성에 대한 구속영장이 또다시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김태균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15일 상해 등 혐의를 받는 이모(32)씨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김 부장판사는 “수집된 증거자료 정도, 수사의 진행경과 및 수사에 임하는 태도 등에 비춰보면 이씨가 새삼 도망하거나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다고 보기 어렵다”면서 “범죄 혐의 사실이 소명되고 본건 범행으로 인한 피해 내용과 정도 등에 비춰 사안이 중대하다. 하지만 범죄 혐의사실 입증에 필요한 증거 대부분이 이미 충분히 수집된 것으로 보이고 피의자 역시 객관적인 사실 관계 자체에 대하여는 다투고 있지 않다”고 상세히 사유를 밝혔다.

또 김 부장판사는 “본건 범행은 이른바 여성혐오에 기인한 무차별적 범죄라기보다 피의자가 평소 앓고 있던 조현병 등에 따른 우발적, 돌출적 행위로 보인다”고 정의하고 “이씨와 가족은 재범방지와 치료를 위해 충분한 기간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하고 있다”고도 설명했다.

피해자 가족은 이씨 구속영장이 재차 기각되자 같은날 오후 SNS에 글을 올려 “더 많이 이사건에 대해서 이야기 해주시고 분노해 달라”면서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많은 분들의 지지와 연대가 필요하다”고 호소했다.

이씨는 지난달 26일 오후 1시50분 공항철도 서울역 1층 15번 출구 인근에서 30대 여성 행인의 왼쪽 얼굴을 가격하고 도주했다. 피해자는 눈가가 찢어지고 광대뼈가 함몰됐다.

앞서 지난 3일에도 법원은 이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경찰의 긴급체포가 위법하다는 취지였다.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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