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서 대통령 비판하던 언론사 대표 ‘명예훼손’으로 징역 6년 선고

필리핀서 대통령 비판하던 언론사 대표 ‘명예훼손’으로 징역 6년 선고

기사승인 2020-06-16 17:55:54

[쿠키뉴스] 조민규 기자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정책을 비판하며 대립각을 세우는 현지 언론사 대표에게 다른 사람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 등으로 최고 징역 6년이 선고됐다.

필리핀 마닐라 지방법원은 15일 온라인매체 ‘래플러(Rappler)’의 마리아 레사 대표와 전직 기자의 사이버 명예훼손 혐의에 대해 6개월 이상, 6년 이하의 징역을 선고했다고 필리핀 스타 등 현지 언론과 외신 등을 인용해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래플러가 2012년 현지 기업인의 살인, 마약 밀매 등과 관련한 의혹을 보도한 것이 명예훼손에 해당한다고 판결한 것이다.

그러나 래플러측은 명예훼손 고소 기한이 1년인데 당사자는 언론 보도가 있은 지 5년이나 지난 2017년에 고소해 처벌 대상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또 해당 기사가 관련한 정보 보고서에 근거한 것으로 악의가 있었던 것도 아니라고 반박했다.

국내외 언론·인권단체 등도 레사 대표에 대한 당국의 조처가 언론탄압이라고 강하게 비판해왔다.

법원으로부터 보석을 허가받은 레사 대표 등은 불구속 상태로 항소해 상급 법원의 판단을 다시 받기로 했다. 레사 대표는 “이번 판결은 언론의 자유와 민주주의에 대한 타격”이라고 비판하고 현지 언론인과 국민에게 언론의 자유 등을 위한 지속적인 투쟁을 촉구했다.

래플러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취임한 직후인 2016년 7월부터 강력히 추진하는 마약과의 전쟁 과정에서 용의자 등이 재판 없이 사살되는 이른바 ‘초법적 처형’ 문제 등을 제기하며 정부와 대립각을 세워왔다. 필리핀과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중국 국적의 기업인이 두테르테 대통령의 경제고문으로 위촉된 것을 밝혀내 정부를 당혹케 만들기도 했다.

레사 대표는 2018년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2018 올해의 인물’로 뽑혔으며, 제70회 세계신문협회가 시상한 ‘황금펜상’ 수상자로 선정된 바 있다.

kioo@kukinews.com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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