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안세진 기자 =강북 최대 재개발 사업인 서울 용산구 한남3구역 시공사 선정총회가 오는 21일 오후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다. 코로나19 확산을 이유로 집합금지명령을 내렸던 강남구청이 철저한 방역을 조건으로 개최를 승인하면서다. 이에 코엑스 측도 오늘 오전 총회 진행을 허용키로 했다. 일부 조합원들은 구청과 코엑스 측의 번복에 대해 강하게 반발 중이다.

20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한남3구역 시공사 선정 총회가 개최되는 코엑스 측은 “오늘 오전 정리됐다”며 조합의 총회를 허용했다. 전날 ‘집합금지 명령’을 내렸던 강남구청이 ‘총회를 허용할 수 있다’고 입장을 바꾸자 코엑스 측도 이에 따른 것. 앞서 강남구청은 조합에 “코로나19 확산 우려에 따라 조합원들이 모이는 행사를 개최하지 말라”는 취지의 집합금지명령을 전달했다. 이에 코엑스 측에서도 강남구청의 권고에 따라 조합 측에 대관 계약을 취소한다는 결정을 전달했다.

하지만 전날 조합은 강남구청으로부터 “집합금지명령을 강제하기는 어렵다. 다만 질병관리본부 지침에 따라 철저한 방역 조치를 해야 한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에 당초 총회 대관을 거부했던 코엑스 측도 입장을 바꿨다.

코엑스 관계자는 “집합금지를 강제하기 어렵다는 강남구청의 입장에 따라 금일오전 대관 계획에 최종 합의했다”며 “강화된 코엑스의 방역가이드라인과 거리두기 등 방역안전 준수와 질서유지 등의 조건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또 거리두기 등 방역 안전을 위하여 기존 오디토리움과 그랜드볼륨(1100석, 3000평방미터 규모)에서 전시장 A홀(4000석, 1만 평방미터 규모)로 장소를 이동하여 개최한다”고 말했다.

조합 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일부 조합원들 사이에선 반발이 거세다. 한 조합원은 “강남구청과 코엑스 측에서 코로나19를 이유로 집회를 금지했는데 이렇게 다시 결정내린 이유를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또다른 조합원은 “전국 각지에서 4000여명이 모일 텐데 관할구청과 코엑스 측이 코로나 위험을 방치하는 행위”라고 강력 항의했다.

이같은 조합 측의 총회 강행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일 조합 집행부 측은 서울 중구 소재 남산 제이그랜하우스 젝시가든에서 정기총회를 진행했다. 전날 3일 중구청 측이 코로나19 관련 집합금지명령을 등기, 팩스, 전화를 통해 통보했음에도 강행 한 것.

이날 총회 현장 당일에도 “집합금지 명령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고발조치(300만원 이하 벌금)될 수 있으며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시 치료비, 방역비 등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받을 수 있습니다”라는 내용의 중구청의 공문이 붙어 있었지만 속수무책이었다.

한편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은 서울 용산구 한남동 686번지 일대(38만6395.5㎡)에 지하 6층~지상 22층, 197개 동, 총 5816가구(임대 876가구 포함)와 근린생활시설을 짓는다. 공사비가 1조8881억원, 총사업비는 약 7조원에 달한다. 조합원 수는 약 3880명이다.

지난해 10월 시공사 입찰을 시작했지만 수주전 과열 논란으로 무효화됐다. 시공사 수주전에는 현대건설, 대림산업, GS건설 3개사가 참여했다.

당초 조합은 용산구 효창운동장에서 총회를 개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코로나19 감염이 확산되자 대관이 취소됐다. 그러자 조합은 지난달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3주구가 총회를 개최한 코엑스로 장소를 변경했다.

asj0525@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