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노상우 기자 = 부산항에 입항한 러시아 선박에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집단감염이 발생해 방역당국에 비상이 걸렸다.
23일 국립부산검역소와 부산항운노조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부산 감천항에 정박 중인 러시아 국적 냉동 화물선 A호(3933톤) 승선원 21명 중 16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이중 러시아 선박의 선장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건 22일 오전이지만, 항만노동자들은 오전 11시쯤 하역 중지 명령이 떨어진 것으로 기억했다고 연합뉴스가 보도했다. 하지만 이때 이미 국내 항만 노동자 34명이 해당 선박에서 하역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항운노조 한 관계자는 “작업 중에는 마스크를 쓰지 못해서 벗었고, 이동 중에는 쓴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마스크를 벗은 작업자들은 영하 25도 어창에서 작업하고 있었다”고 매체는 전했다. 해당 노동자들은 이미 해당 선박 선원 21명을 접촉한 상태였다.
하지만 검역 당국이 러시아 선박 선원 21명을 대상으로만 검사 조치를 내리고 항만노동자에게는 철수 명령을 했다. 항운노조 한 관계자는 “내려온 조합원이 육상 조합원과 함께 조합 대기실로 갔고, 일부는 해당 선박 바로 옆에 정박해있던 러시아 선박 등 두 배를 오가며 작업한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두 배를 합쳐 조합원은 124명이 된다”고 설명했다. 조합원 124명은 항운노조 지부 컨테이너 대기실 안에서 자체 격리를 시작했다.
오전에 검사받았던 러시아 선박 선원 21명 주 16명이 이날 오후 9시께 확진 판정을 받으며 집단감염이 확인됐다. 항운노조는 관계기관에 조치사항을 물으려 했지만, 답변을 제대로 받지 못했다고 주장한다고 매체는 보도했다. 검역 권한이 있는 서구 보건소 등에 먼저 연락을 취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거나 당직자만 근무하고 있다는 답변만 받았다고 했다고 매체는 밝혔다.
항만노동자들의 대기는 12시간이 지난 오후 11시 30분이 돼서야 끝이 났다. 방역 당국이 집단감염 선원을 밀접 접촉한 항만노동자들은 자가격리하도록 한 뒤 우선해 검사한다는 방침이고, 접촉자를 접촉한 3차 접촉자 등에 대해서는 귀가를 하도록 한 것으로 알려졌다.
nswreal@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