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게임산업은 언택트(비대면) 시대에 가장 빠르게 적응한 산업군으로 자리매김했다. 3N(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 등의 대형 게임사뿐만 아니라 중견 게임사의 약진도 두드러졌다.
상반기 '코로나 쇼크'를 넘긴 중견 게임사들은 하반기에도 호재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한국 게임 산업의 허리'인 이들이 하반기에도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 게임빌·컴투스, 상반기는 숨 고르기…하반기 '깜짝실적' 기대감 높인다
원조 모바일 강자 컴투스는 상반기 다소 잠잠한 모습을 보였다. 컴투스의 1분기 영업이익은 2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6% 감소했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983억원으로 8.7%, 당기순이익은 294억원으로 3.5% 감소했다.
하지만 지난 4월 컴투스의 캐시카우 '서머너즈 워: 천공의 아레나' 출시 6주년 이벤트로 '100번의 소환'을 실시한 이후 매출이 급증했다. 일일 사용자 수(DAU)는 최근 3년 내 최고치를 기록했고 5월 월간 매출은 역대 월 매출 기준 3위 안에 들었다.
하반기에는 '서머너즈 워' IP(지적재산권) 기반 신작도 나온다. '서머너즈 워: 백년전쟁'은 원작 이전 시점을 배경으로 하는 RTS 게임이다. 올 3분기 CBT를 거쳐 4분기 중 출시될 예정이다. 여기에 연내에 출시예정인 신작 턴제 RPG '히어로즈 워'도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게임빌의 경우 14분기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연결기준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한 349억원, 영업이익은 62억원으로 지난해 45억원 적자에서 흑자로 전환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5% 감소한 41억원이다.
게임빌은 “1분기 '별이 되어라', 'MLB퍼펙트이닝2020', '빛의 계승자' 등 기존 스테디셀러 게임들이 견조한 사업수익을 낸 데다, 계열회사들의 지분법 수익이 영업이익으로 반영되며 실적개선을 이뤘다”고 밝혔다. 게임빌은 오는 10월 RPG '아르카나 택틱스'와 레이싱 게임 '프로젝트카스고' 글로벌 출시를 앞두고 있다.
▶ '콘솔명가' 펄어비스, 1분기 호성적… 하반기는 '섀도우 아레나'가 좌우?
지난해 11월 열린 지스타 2019의 주인공은 누가 뭐래도 펄어비스였다. 넥슨과 엔씨소프트의 불참 선언 이후 지스타에 대한 우려감이 커졌지만, 펄어비스가 네 종의 신작을 공개하면서 무게감을 더했다.
1분기 펄어비스는 매출 1332억원, 영업이익 46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0.4%, 154.5% 증가한 수치다. 사측은 기록 경신의 요인으로 ‘검은사막’의 견고한 성과, ‘검은사막 모바일’의 일본 지역 출시, ‘검은사막 엑스박스 원(XBOX ONE)’의 북미‧유럽 출시 등을 꼽았다.
이와 함께 지난 5월 '검은사막' IP 기반 PC 배틀로얄 게임 '섀도우 아레나'도 얼리 엑세스로 출시됐다. 글로벌 테스트를 통해 배틀로얄 장르의 기초가 되는 생존과 아이템 파밍, 반격기와 수 싸움 등 전략적인 대전을 선보여 게임 완성도를 높였다는 평가를 받았다. 펄어비스는 얼리 엑세스 기간 동안 유저의 피드백을 적극 수용해 정식 서비스 기간에는 더 나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밝혔다.
펄어비스는 하반기 신작을 출시하지 않는다. 즉 '검은사막' IP 기반 게임이 하반기 실적을 견인해야 한다는 의미다. 이 같은 우려를 씻기 위해서는 '검은사막'과 '검은사막 모바일'이 지속적인 업데이트로 매출 반등에 성공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아울러 '섀도우 아레나'가 정식 서비스 이후 어떤 모습을 보일지가 하반기 실적과 직결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검은사막 IP'가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 IPO 준비하는 크래프톤… '배그' 이후 한 방이 필요해
2017년 '배틀그라운드' 출시 이후 크래프톤(前 블루홀)은 한국게임의 희망으로 떠올랐다. 3년이 지난 현재 크래프톤은 IPO(기업공개) 추진을 위해 준비 중이다.
크래프톤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98.8% 증가한 5082억원, 영업이익은 255.5% 늘어난 3524억원, 순이익은 215.1% 신장한 2940억원을 각각 달성했다. 넥슨(4540억원)에 이어 2위까지 치고 올라갔다. 엔씨소프트(2414억원)와 넷마블(204억원)보다도 높은 수치다.
1분기 실적을 견인한 주역은 핵심 자회사 펍지에서 글로벌 서비스 중인 '배그 모바일'로 분석된다. 크래프톤 1분기 모바일게임 매출은 421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9% 늘어났다. 반면 온라인게임 매출은 719억원으로 54.8% 감소했다.
'배그 모바일'을 중심으로 크래프톤이 1분기 호실적을 거두면서 IPO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상황이다. 크래프톤은 꾸준히 IPO 의지를 밝혀왔다.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은 2018년 말 "단기적으로 IPO 계획은 없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반드시 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올해 초 문재인 정부 초대 4차산업혁명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장병규 의장이 다시 회사로 돌아오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IPO 이슈가 다시 떠올랐다. 장 의장은 회사로 돌아온 이후 ‘반드시 상장할 것’이라면서 IPO를 공식화했고, 배그 개발자인 김창한 펍지 대표를 크래프톤 대표로 겸임시키면서 내부 정비에 나섰다.
다만 그동안 '배그' 이후 이렇다 할 신작을 출시하지 못한 점은 불안 요소로 꼽힌다. 지난 3월 출시된 '테라 히어로'는 흥행적 측면에서 아쉬운 성적표를 받았다. 결국 크래프톤이 개발하고 카카오게임즈가 퍼블리싱하는 PC MMORPG '엘리온'의 성적이 IPO 추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크래프톤은 앞서 하늘에서 비공정을 타고 전투한다는 콘셉트의 ‘에어(A:IR)’를 공개했지만, 유저들의 피드백에 따라 대규모 재개편을 통해 '엘리온'으로 게임명을 바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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