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조계원 기자 = 본격적인 폭염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매해 더위에 지친 이들의 쉼터로 제공되던 은행의 ‘폭염 쉼터’를 올해는 찾기 어려울 전망이다. 시중은행들은 코로나19 상황 아래 ‘폭염 쉼터 운영이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쉼터 운영 계획을 모두 백지화했다.
17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은행권 ‘폭염 쉼터’ 운영은 은행별로 자율적으로 결정한다. 지난해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은행권이 폭염 쉼터 운영에 공동 대응한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은행연합회를 중심으로 공동대응에 나섰지만 올해는 코로나 우려가 있어 각 행별로 폭염 쉼터 운영을 자율적으로 결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개별 은행의 결정에 맡겨진 ‘폭염 쉼터’ 운영은 현재 일부 지방은행에 그치고 있다. 신한·국민·하나·우리은행 등은 모두 ‘폭염 쉼터’ 운영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사람들이 은행 창구에서 밀집하는 부분에 대해 부담이 있다”며 “올해 폭염 쉼터 운영을 검토해 봤으나 현재는 쉼터 오픈이 어렵다는 쪽으로 결론을 냈다”고 말했다.
그러는 사이 7월말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될 폭염은 역대급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기상청에 따르면 오는 8월 월평균 기온은 26.7~27.2℃로 평년보다 1~1.5℃, 지난해 보다 0.5~1℃ 높을 것으로 전망됐다.
은행들의 폭염 쉼터 운영이 백지화 되면서 아쉽다는 반응은 농촌 등 지방에서 더 크게 나온다. 그동안 시골에 거주하는 고령층이 무더위 속에 눈치 보지 않고 쉴 곳으로 은행 창구 등이 각광을 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지방에 가장 많은 점포를 보유한 농협상호금융과 농협은행도 폭염 쉼터 오픈을 유보해 이를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농협 관계자는 “그동안 농협의 점포가 농촌 등에서 고령층 분들에게 폭염 쉼터로 유용하게 활용돼 왔지만 올해는 오픈이 어려울 것 같다”며 “아무래도 고령층이 코로나19에 더 취약한 점이 있어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오픈을 유보한 상태”라고 말했다.
다만 은행권은 폭염 쉼터 계획의 무산에도 무더운 날씩 속 잠시 은행 창구에서 쉬어가는 것에는 문제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공식적인 폭염 쉼터 운영이 불발됐지만 마스크만 쓰고 온다면 은행 창구에서 잠시 쉬시다 가시는 것에는 큰 문제가 없다”며 “별도의 공간을 마련하거나 안내표지판 부착, 홍보 등의 활동이 사라지는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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