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대형마트의 편의점化? 이마트의 ‘승부수’…“신촌 2030心 저격”

[르포] 대형마트의 편의점化? 이마트의 ‘승부수’…“신촌 2030心 저격”

기사승인 2020-07-17 01:10:02

오전 시간 신촌점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 
신선 정육 코너에 주로 사람들이 많이 몰렸다. 
[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혼자 살아서 두부 한모도 부담스러운데 다양한 소포장 제품이 많아 좋은 것 같아요. 평소 배송료를 지불하며 온라인 주문을 많이 했는데, 이제 근처에 마트가 생기니 그럴 필요도 없을 것 같아요. 집에 올 때 잠깐잠깐 들르면 되니까요.“

16일 방문한 서울시 마포구 노고산동의 이마트 신촌점. 채소 매대 앞에서 소포장 토마토 상품을 구입하던 대학원생 김선화(여)씨는 매장의 특징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장바구니에는 밀키트(간편요리세트)와 냉동식품 말고도 물티슈와 샴푸 등 생활용품도 담겨 있었다. 김씨는 “모처럼 장을 보러 와서 그런지 다른 할인 제품에도 손이 가게 됐다”라고 말했다.

이날 이마트는 1년 7개월 만의 신규 점포인 신촌점을 개점했다. 옛 그랜드마트가 있던 그랜드플라자 건물 지하 1층~지하 3층 자리다. 신촌 지역의 20∼30대 인구 비중이 40%에 달하고, 1~2인 가구가 많은 점을 고려해 소포장 식품 관련 기획상품(MD) 중심으로 매장을 구성했다는 게 이마트의 설명이다. 

990원으로 소포장 된 채소와 과일 코너. 
소용량 주류도 배치해 '혼술' 트렌드를 반영했다. 
매장의 첫 인상은 흡사 편의점을 연상시킨다. 총 570평의 면적으로 일반 대형마트보다 상대적으로 작은 이유도 있지만, 내부 인테리어와 매대 구성이 마트보단 편의점에 가까워 보였다. 지하 1층은 신선식품 위주로 구성됐는데, 1~2인용 회‧초밥과 간편 디저트 과일, 초간단 요리 채소, 샐러드 등 편의성을 높인 소포장 품목이 기존 이마트보다 20~30% 정도 많다. 

지하 2층은 지하철 2호선 신촌역과 바로 연결되어 있다. 신촌점은 이곳에 구매 후 바로 먹을 수 있는 간편 먹거리존을 전면 배치했다. 고로케, 어묵 전문점 뿐 아니라 삼각김밥, 샌드위치 등 주로 편의점에서 볼 수 있는 상품들도 눈에 띄었다. 대학가 상권인 점을 감안, 66평 규모의 ‘와인 앤 리큐르 (Wine & Liquor)’ 주류 통합 매장도 자리했다. 

2030세대에 불고 있는 ‘혼술’ 트렌드를 반영해 375ml 와인, 50ml 위스키 등 소용량 주류도 선보이고 있었다. 이마트 관계자는 “대중적인 초저가 와인부터 수입맥주, 양주, 칵테일, 생치즈와 구운치즈 등 대학가 연령층에 맞는 특화 매장을 구성했다”라고 설명했다. 

행사 사은품 부스에 주부들이 몰려있는 모습.
다만 이날 매장에는 2030젊은 층보다는 4050의 중년 주부들이 주를 이뤘다. 주로 개점 첫날 할인 상품 구입과 사은품을 받으려는 사람들이었다. 점심때까지 매장은 인산인해를 이루며 북새통을 이뤘다. 그동안 그랜드마트가 사라지면서 상암동이나 공덕으로 멀리까지 장을 보러가던 인근 주부들이 다시 돌아온 영향도 커 보였다. 

계산대에서 판난 50대 주부 김연정 씨는 “몇 달 전부터 이곳에 이마트가 들어온다는 이야기가 있었다”면서 “그랜드마트가 없어진 이후에는 인근 농협하나로마트나 백화점 식품관을 이용했는데 아무래도 비싼 감이 많았다”라고 평했다. 이어 “이마트에서만 파는 노브랜드 상품들도 있고, 앞으로는 신촌점을 자주 찾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날 하루에만 약 2000명이 신촌점을 다녀간 것으로 이마트는 추산했다. 예상 외의 중년 고객들의 발걸음에 이마트 측은 조금 더 흐름을 살펴 보겠다는 입장이다. 이마트 관계자는 “개점 첫날인데다, 평일 오전 시간이다 보니 주요 타깃이던 2030세대보다 중년 고객들이 더욱 몰린 것 같다”면서 “시간이 지나다 보면 인근 젊은 세대의 방문도 서서히 자리를 잡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ist1076@kukinews.com
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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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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