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수돗물 이어 유충까지…2년 연속 ’수돗물 말썽’에 주민 분노

붉은 수돗물 이어 유충까지…2년 연속 ’수돗물 말썽’에 주민 분노

기사승인 2020-07-18 06:12:10

사진=지난 14일 인천 서구 지역 맘카페 등에 수도꼭지에 설치된 필터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게시글과 함께 동영상과 사진 등이 잇따라 올라왔다/ 연합뉴스 제공
[쿠키뉴스] 정진용 기자 = 인천에 이어 경기도 곳곳에서 수돗물에서 깔따구 유충이 나온다는 신고가 접수돼 주민 불안이 커지고 있다.

환경부는 17일 시도 상수도사업본부장, 한국수자원공사 등 물 기관 관계자들과 긴급 화상 회의를 열고 전국 정수장과 배수지 위생 상태를 긴급 점검하기로 결정했다.

인천에서 처음 시작된 유충 발견 사례는 타지역으로 확산됐다. 지난 16일 경기도 시흥시에 따르면 하상동 한 아파트에 사는 주민이 유충이 발견됐다고 신고했다. 아침에 중학생 아들이 세수를 하기 위해 세면대에서 수돗물을 틀었는데 유충이 나왔다는 내용이다.

경기도 화성시에서도 동탄 아파트 2개 세대 주방과 직업훈련교도소 화장실 수돗물에서 유충으로 보이는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됐다. 화성시에서는 지난 15일에도 2~3mm 정도의 이물질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돼 확인 중이다.

처음 수돗물에서 유충이 나온 인천시에서는 신고가 급증하고 있다. 이날 인천시에 따르면 전날 오후 6시 기준 유충 민원 신고는 253건으로 이 중 서구 110곳, 영종도 1곳 등 111곳에서 유충이 발견됐다.

아직 정확한 원인은 파악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정수장 내 고도정수처리시설 관리가 부실했다고 보고 있다. 환경부는 인천시에서 발생한 유충이 공촌정수장 수돗물의 맛·냄새·미량유해물질 등을 제거하기 위해 설치한 입상활성탄지에서 번식된 깔따구 유충이 수도관을 통해 가정으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입성활성탄지와 민원제기 지역에서 발견된 유충이 동일한지를 확인하기 위해 유전자 분석을 진행하고 있다.

앞서 환경부는 지난 15일부터 오는 20일까지 문제의 공촌정수장처럼 입상활성탄지를 사용하는 전국 44개 정수장에 대한 현장점검을 실시하고 있다.

인천시는 초기 안이한 대응으로 논란이 됐다. 인천시에 유충이 발견됐다는 신고가 접수된 것은 지난 9일이다. 그러나 인천시장이 처음 대책회의를 연 건 닷새나 지난 뒤였다. 또 인천시 관계자가 ‘인체 유해성과는 관련이 없다’식의 발언을 해 논란에 더 불을 지폈다.

인천시에서는 지난해 5월 붉은 수돗물(적수) 사태가 발생해 담당 부서의 안일한 대응과 시설관리 부실로 촉발됐다는 비판을 받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이번에는 유충이 나오는 형태로 문제가 재발하자 주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이에 인천시 유충 수돗물 문제와 관련된 담당자를 징계하고 교체해달라는 의견이 잇따르고 있다. 지난 15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한 청원인은 글을 올려 “지난해 5월 붉은 수돗물이 나온 사건이 아직 해결되지 않고 1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면서 “뉴스에서 수돗물에서 유충이 발견됐다는 소식을 듣고 집에 와서 확인해보니 샤워 필터 곳곳에 이미 죽어있는 유충이 있었다. 임신한 아내와 뱃속 아기가 이렇게 더러운 물을 먹고 생활했다고 하니 피가 거꾸로 솟는 기분”이라고 분노했다.

이어 청원인은 “관련 부서에서는 문제 원인을 찾고 있다, 언제까지 확인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고만 한다”면서 “사람의 생명, 안전과 관련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이 행정적인 태도로 안이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해당 청원글에는 17일 오후 4시 기준 1만3000여명이 동의했다.

다른 청원인도 “인천 서구 수돗물 사태 책임 규명 및 관련 업무 관계자 교체를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올려 “지난해 붉은 수돗물로 어려움을 겪었는데 이번에는 유충이라니 믿을 수가 없다”면서 관련 공무원이 무능하다고 비판했다.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jjy4791@kukinews.com
정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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