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없는 위기, 실탄 장전하라”…현금 확보 나서는 유통업계

“전례없는 위기, 실탄 장전하라”…현금 확보 나서는 유통업계

기사승인 2020-07-23 19:32:29

수원시 영통구 갤러리아 광교점 / 사진=연합뉴스
[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백화점과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잇따라 부동산 매각을 진행 중이다. 코로나19 위기 상황이 계속 이어지는데다, 온라인 등 신규 사업에 투자할 ‘실탄’ 마련이 필요한 것이다. 주로 부동산 매각 후 영업은 계속하는 재임차(세일즈앤드리스백) 방식이 이뤄지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갤러리아는 지난 3월 초 개장한 백화점 ‘갤러리아 광교’ 건물을 매각 후 재임차하기로 하고 최근 국내투자자문사들에 제안요청서를 보낸 상태다. 현재 자산운용사 등 20여 곳의 투자자가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갤러리아 광교는 한화갤러리아가 2010년 천안 갤러리아 센터시티 이후 10년 만에 여는 신규 백화점으로 관심을 끌었다. 갤러리아는 개장 당시 서울 압구정동 명품관에 이은 ‘제2의 명품관’으로 광교점을 키우겠다며 개점 첫해 매출 목표를 5000억원으로 제시했던 바 있다. 

한화갤러리아 측은 “아직 매각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면서 “제안요청서를 보낸 것은 유동성과 신규사업 투자금 확보를 위해 ‘세일즈앤드리스백’ 검토 작업을 진행하기 위한 사전 준비작업으로 광교점의 자산가치를 평가받아보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갤러리아는 앞서 지난 2월에도 천안 센터시티 역시 매각 후 재임차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갤러리아는 센터시티 매각으로 약 3000억원 수준의 현금을 확보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롯데, 신세계 등 국내 유통 기업의 상황도 비슷하다. 롯데그룹은 부동산 투자 계열사인 롯데리츠가 지난해 7월 백화점 4개, 대형마트 4개, 아울렛 2개를 매입했다. 

신세계의 대형마트 이마트는 지난해 11월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해 13개 점포의 토지 및 건물을 9524억8000만원에 사모펀드에 매각했다. 해당 부지 소유권을 사모펀드에 넘겨주지만, 이마트 매장을 그대로 운영하는 ‘세일즈앤드리스백’ 방식이다. 

마찬가지로 이마트는 2013년 매입했던 서울 마곡동 부지도 이마트트레이더스가 입점하는 임대차 계약을 맺고 지난 5월 8158억원에 팔았다. 

홈플러스 / 사진=연합뉴스
홈플러스도 자난 17일 자산유동화 조치의 일환으로 안산점 매각을 결정했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부동산개발업체 화이트 코리아가 선정, 이번에 매각이 최종 확정됐다. 화이트코리아는 해당 건물을 허물고 수십층 규모의 주상복합건물을 지을 것으로 알려졌다.

홈플러스는 앞서 2018년에도 부천 중동점 등 2개 점포를 매각했으며 안산점 외에도 대구점과 둔산점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홈플러스는 “이번 자산유동화를 통해 안정적 사업 운영과 미래 사업을 위한 유동성 확보 계획의 가시성을 높이게 됐다”라고 자평했다. 

이처럼 오프라인 유통업계가 현금 확보에 공을 들이는 건 그만큼 상황이 어렵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소비가 얼어붙은 데다, 온라인 쇼핑 트렌드가 더욱 가속화하며 新성장동력에 대한 고민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산업통상자원부의 지난 5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오프라인 매출은 작년 동월보다 6.1% 감소했지만, 언택트 소비가 확산하면서 온라인 매출은 13.5% 뛰었다.

한 대형 유통업계 관계자는 “소비 트렌드의 변화로 오프라인 유통업체의 재무건전성이 악화하는 시점에 코로나19까지 겹친 상황”이라며 “기업들이 부동산을 팔며 현금을 마련해 유동성을 높이고 신사업에 투입하는 움직임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라고 내다봤다.

ist1076@kukinews.com
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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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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