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구현화 기자 = = KT스카이라이프가 현대HCN의 새 주인이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KT스카이라이프가 27일 HCN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스카이라이프는 이날 "국내 유일 위성방송사로서 방송과 방송의 M&A라는 측면에서 더욱 막중한 책임감을 갖게 된다"며 "우선 기업결합심사가 원만하고 조속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정부와 긴밀히 협조하면서 최선을 다해 철저히 준비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스카이라이프는 유무선네트워크 결합을 통한 양사 시너지 극대화, 방송상품 중심의 실속형 신상품 출시로 시장 경쟁 활성화 및 소비자 선택권 확대를 촉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특히 국내 미디어콘텐츠산업 발전과 방송의 공적책무인 지역성 강화와 위성방송에 요구되는 공적책무 확대, 이용자 후생 증진을 위해 노력을 다하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현대HCN에는 통신3사(계열사 포함)인 KT스카이라이프, SK텔레콤, LG유플러스가 모두 예비입찰에서부터 모두 참여하며 치열한 접전을 벌였다. 이중 LG헬로비전 인수 시 큰 금액을 지출한 LG유플러스를 제외하고 현금보유량이 높은 KT스카이라이프와 SK텔레콤의 2파전이 유력하게 점쳐졌다. KT스카이라이프가 가장 높은 입찰가를 써냈다는 소문이 돌았지만, SK텔레콤이 타 계열사 지분스왑 등을 제안하며 그동안 한 치 앞을 모르는 안갯속이었다.
국내 유일의 위성방송 사업자인 KT스카이라이프는 그간 IPTV 성장과 넷플릭스 등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공세로 입지가 좁아지면서 '생존'의 위기에 부딪혔다. 이번 인수전을 진두지휘한 김철수 KT스카이라이프 대표가 "(현대HCN 인수는) 생존의 문제"라고 언급한 것은 이러한 맥락이다.
김 대표는 내부적으로 임직원들과 경영설명회를 통해 현대HCN에 대한 인수 방침을 확실히 하고 매각대금 계획도 착실하게 세우며 현대HCN에 적극적으로 어필해왔다. 특히 KT는 유료방송업계 1위라서 인수에 부담이 있었다면, KT스카이라이프가 참여함으로써 가능성을 더 높였다는 평가도 나온다.
KT스카이라이프의 유료방송 시장 점유율은 2017년 상반기만 해도 10.53% 수준이었으나 2018년 하반기 9.95%, 2019년 하반기 9.56% 수준으로 해마다 감소했다.
KT스카이라이프는 커진 몸집을 바탕으로 현대HCN의 강점으로 꼽히는 수도권 영업을 강화할 것으로 점쳐진다. 특히 서울 강남과 서초 등 도심권을 주요 영업권으로 하는 현대HCN은 도시 외곽과 도서 산간을 위주로 한 KT스카이라이프와 시너지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재 스카이라이프에서 진행되고 있는 자체 제작사인 '스카이TV'의 경우 현대미디어와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현대HCN이 가지고 있는 인터넷 프로토콜(IP) 망도 활용할 수 있어 위성방송 중심의 스카이라이프에 없는 새로운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또 KT스카이라이프의 알뜰폰 서비스가 개시되면 위성방송, 인터넷, 알뜰폰 서비스를 결합한 상품으로 가입자 확대에 나설 예정인데, 여기에 케이블방송까지 결합해 상품 경쟁력을 높일 수도 있다. KT스카이라이프는 9월 알뜰폰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협의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수가 완료되면 KT 계열의 유료방송 점유율이 35.47%로 높아지면서 남은 케이블 업체 딜라이브(5.98%), CMB(4.58%)를 두고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의 눈치싸움이 심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kuh@kuki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