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0억 들여 지은 백화점 재매각…갤러리아에 무슨 일이?

5000억 들여 지은 백화점 재매각…갤러리아에 무슨 일이?

기사승인 2020-07-29 03:30:03

지난 3월, 수원 광교 컨벤션복합단지에 문을 연 갤러리아 광교점. 

[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건물 앞에 다다르자 독특한 외관이 눈길을 휘어잡는다. 삼각형 유리로 만들어진 구름 형태의 통로가 외관을 휘감으며 웅장한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곳은 경기도 수원시에 위치한 갤러리아 광교점. 지난 3월 코로나19를 뚫고 개점했다. 점심시간이 다가오자 광교점은 인근에 거주하는 중년 주부와 아이와 외출을 나온 신혼 주부들로 붐비기 시작했다.

갤러리아 광교는 한화갤러리아(갤러리아)가 운영하고 있는 5개 점포 중 가장 큰 규모이자 올해 10년 만에 문을 연 신규 점포다. 연면적 15만㎡에 영업면적은 7만3000㎡(2만2000평)로 지하층에서 지상 12층(영업공간 지하1층 ~ 지상 12층)의 크기다. 개점 당시부터 갤러리아 백화점 사업 성장의 차기 핵심 동력으로 평가되어 왔다.

업계에 따르면, 갤러리아가 광교점 부지 매입과 건물 신축 등 투입한 금액만 5000억원이다. 유명 건축가인 렘 콜하스의 건축사무소에서 건물 설계와 디자인을 담당했다. 총 입점 브랜드는 약 440여 개로 현재는 루이비통 등 명품 브랜드 유치에 공을 들이고 있다. 개점당시 갤러리아는 광교점을 압구정에 이어 ‘제2의 명품관’으로 키우겠다고도 밝힌 바 있다. 

하지만 불과 개점 3개월 만에 갤러리아는 광교점 매각을 검토하며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매각을 해도 재임대 방식으로 영업은 계속하는 ‘세일즈앤리스백’(매각 후 재임대)을 고려하겠다는 것. 한화갤러리아는 최근 국내투자자문사들에 관련 제안요청서를 보낸 상태다. 현재 자산운용사 등 20여 곳의 투자자가 관심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한화갤러리아 측은 “아직 매각이 확정된 것은 아니다”라면서 “제안요청서를 보낸 것은 유동성과 신규 사업 투자금 확보를 위해 ‘세일앤리스백’ 검토 작업을 진행하기 위한 사전 준비작업으로 광교점의 자산 가치를 평가받아보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3층 명품여성·컨템퍼러리관의 모습. 

업계는 갤러리아가 자산 매각을 통해 재무건전성 개선에 나선 것으로 분석한다. 현재 한화 갤러리아의 부채는 지난해 말 기준 1조2522억원에 이른다. 전년보다 약 1500억원이 늘어난 금액이다. 반면 실적은 부진하면서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3.6% 감소한 418억원에 그쳤다. 올해 역시 코로나19 여파가 지속하고 있는 만큼 적잖은 타격이 예상된다. 


갤러리아는 지난해 수원점을 부동산 개발업체에 약 1100억원에 매각한 데 이어 지난 2월에는 천안 센터시티점도 매각 대급 3000억원에 ‘세일앤리스백’ 형식으로 매각했다. 

이외에도 갤러리아는 지난해 9월, 면세 사업을 특허권 만료 1년 반 전 조기 정리한 바 있다. 약 3년간의 운영 기간 동안 무려 1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사드 사태로 중국인 단체관광객이 급감한 데다, 중국 보따리상(따이공)으로 시장이 재편돼 롯데, 신라, 등 대형 면세점과의 경쟁에서 뒤처졌기 때문이다.

광교점 매각 역시 유동성 확보의 연장선이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광교점의 몸값은 5000억원을 상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매각이 성사될 경우 5000억원 이상의 현금을 손에 쥘 수 있다는 얘기다. 갤러리아는 이 자금으로 재무건정성을 개선하고 신규 투자에도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이처럼 오프라인 유통사의 부동산 매각 행렬은 업계 전반에서 나타나고 있다. 그만큼 위기 상황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로 소비가 얼어붙은 데다, 온라인 쇼핑 트렌드가 더욱 가속화하며 新성장동력에 대한 고민이 더욱 커지고 있는 것이다. 롯데그룹은 부동산 투자 계열사인 롯데리츠가 지난해 7월 백화점 4개, 대형마트 4개, 아울렛 2개를 매입했다. 

신세계의 대형마트 이마트는 지난해 11월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해 13개 점포의 토지 및 건물을 9524억8000만원에 사모펀드에 매각했다. 해당 부지 소유권을 사모펀드에 넘겨주지만, 이마트 매장을 그대로 운영하는 ‘세일즈앤드리스백’ 방식이다. 마찬가지로 서울 마곡동 부지도 이마트트레이더스가 입점하는 임대차 계약을 맺고 지난 5월 8158억원에 팔았다. 

갤러리아는 온라인몰 개편, 플랫폼 기반 신사업 등도 추진 중이다. 
ist1076@kukinews.com
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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