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배성은 기자 = 아시아나항공 매각 주체인 금호산업과 인수 주체인 HDC현대산업개발(현산)이 날 선 책임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다음주가 아시아나항공 인수전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이 현산의 재실사 요청 등 아시아나항공 인수 문제와 관련해 "다음 주쯤 입장 표명을 할 것"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30일 오후 서울 마포의 스타트업 복합 지원공간인 '프론트원' 개관식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아시아나항공 매각 지연에 대한 입장을 묻는 말에 "다음주에 입장을 밝히겠다"고 답했다. 아시아나항공 재실사의 가능성이 있다고 보느냐에 대한 질문에는 "(산은은) 계약의 당사자가 아니다"고 답했다.
은성수 금융위원장도 이 회장의 발언을 확인했다. 은 위원장은 "다음주에 (산은과 HDC현산이) 만나기로 했고, 이야기가 잘 되면 인수를 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지난해 HDC현대산업개발-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인수 계약을 체결했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항공산업의 경영난이 심화하면서 딜클로징(종료)이 미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양측이 나란히 보도자료를 내고 아시아나항공 M&A에 대한 시각차를 드러내며 날선 공방을 벌이고 있다. 이에 일각에서는 결국 양측 모두 계약 파기에 대비해 '책임 떠넘기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현산은 30일 "재실사는 아시아나항공 정상화를 위한 대책 수립에 반드시 필요하다"며 거래종결을 위해 계약 당사자들에게 하루속히 재실사에 응할 것을 재차 요청했다. 현산은 앞서 지난 24일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에 다음 달 중순부터 12주 동안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들에 대한 재실사를 하자고 제안한 바 있다.
또한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이 이미 선행조건 미충족 등 인수계약을 위반했으므로 (현산이) 계약을 해제하고 계약금 반환 절차를 진행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성공적인 거래 종결을 위해 재실사를 진정으로 바라고 있다"며 "재실사는 현산이 인수하는 경우 혹은 국유화의 경우에도 아시아나항공의 정상화를 위해 반드시 요구되는 필수적 과정"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이 같은 공방전에도 금호산업은 재실사 수용 가능성에 대한 여지를 남겼다.
금호산업은 "현산의 제안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이후의 경영을 위해 대응 방안을 선제적으로 마련하기 위한 점검이라면 협조할 여지가 있다"며 "다만 현산이 진정성 있는 인수 의사를 표명하면서 현재 예정된 일정에 따라 거래종결이 이뤄지는데 최대한 협조한다는 점을 분명히 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산은 "채권단이 재실사를 참관하거나 공동으로 진행한다면 절차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을 것"이라며 산업은행 등의 개입을 간접적으로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업계 안팎에서는 양측이 재실사 기간이나 점검 항목 등을 조율하는 선에서 재실사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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