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오준엽 기자 = 최근 집권여당을 중심으로 행정수도 완성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회와 청와대, 미이전 정부부처 등을 모두 세종시로 옮기자는 요구다. 더불어민주당은 행정수도완성추진단을 만들어 실질적인 행정수도 이전을 본격화하려는 모습이다. 하지만 그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미 국회를 위한 정부청사 내 회의장이 있지만 방치돼왔다는 지적도 따랐다.
현재 정부세종청사 2동 4층에는 236㎡짜리 회의장과 85㎡ 크기의 소회의실을 비롯해 보좌관실(87㎡)과 위원실(124㎡), 위원장실(72㎡) 등 4층 전체의 절반가량인 총 820㎡(구 248평)에 이르는 공간이 마련돼 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시설 설치비용만 5억4600만원이 들었다.
하지만 쓰임은 거의 없었다. 윤창현 미래통합당 의원은 5일 정부 세종청사관리소로부터 정부세종청사 내 ‘국회세종청사 회의장’가 최근 3년간 얼마나 활용됐는지 사용이력을 받아 공개했다. 자료에 따르면 2013년 10월 국회 요구로 설치된 820㎡(구 248평) 규모의 회의장을 포함한 공간은 총 4일 문을 열었다.
개장 이후 7년간 국회를 위해 마련된 이 공간이 활용된 것은 총 36일밖에 되지 않은 것으로 국민일보가 조사결과 밝혀졌다. 이마저도 국회예산정책처 직원들이 대부분 사용했고, 국회의원들이 회의장을 사용한 경우는 10번에 못 미쳤다. 2018년과 2019년에는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를 위해 1번씩, 예산정책처에서 2018년에 1번 이용했을 뿐이다.
반면 같은 동에 위치한 공정거래위원회는 공간이 부족해 매월 2000만원 가량의 들여 청사 밖 민간건물을 임대해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텅 빈 회의장을 두고 지금까지 수억원에 달하는 임대료를 혈세로 부담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국회는 행정수도 이전의 일환인 국회 분원설치 준비만 할 뿐 회의장 활용대책은 검토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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