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개인적으로 '케이틀린' 픽은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점점 더 안 나올 것 같다."
젠지 e스포츠의 원거리 딜러 '룰러' 박재혁은 지난 9일 서울 종로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0 리그오브레전드(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서머 스플릿’ KT롤스터와 경기에서 승리한 뒤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8주차 일정을 마무리한 2020 LCK 서머 스플릿은 현재 10.15패치 버전으로 진행중이다. 이 패치를 통해 케이틀린의 기본 공격력 및 이동 속도가 상향됐다. 기본 공격력은 62에서 64로 증가했고, 이동 속도는 325에서 330으로 증가한 의미 있는 버프다. 이에 따라 케이틀린의 솔로랭크 지표가 크게 상승했고, 현재 원딜 챔피언 중 1티어의 자리에 올라와 있다.
LoL 관련 지표를 확인할 수 있는 오피지지(OP.GG) 통계에 따르면 11일 기준 최근 7일간 전체 티어 내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케이틀린은 한국서버에서 플레이 수 26만 5938회로 '이즈리얼'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더욱 놀라운 것은 플레이 수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승률은 52.77%로 4위를 차지했다는 점이다. 29만 5096회로 플레이 수 1위를 기록한 이즈리얼의 승률이 47.64%인 것을 감안하면 케이틀린은 확실한 OP(Over Power) 챔피언이다.
10.15패치가 적용된 LoL 프로리그(LPL), LoL 유러피언 챔피언십(LEC)에서도 케이틀린의 승률은 준수한 편이다. LPL에서 케이틀린의 전적은 12승 6패로 66.7%의 승률을 기록중이다. LEC에서는 8승 2패로 승률이 무려 80%다.
하지만 LCK에서 케이틀린의 성적은 2승 11패, 승률은 15.4%다. 처참한 수준이다. 케이틀린으로 승리한 선수는 아프리카 프릭스의 '미스틱' 진성준, 팀 다이나믹스의 '덕담' 서대길이 전부다. '에이밍' 김하람, '바이퍼' 박도현, 박재혁 같은 걸출한 원거리 딜러도 케이틀린을 선택하고 패배했다. 심지어 평균 KDA도 1.8로 좋지 못했다. 그나마 진성준이 5.3의 높은 수치를 기록해 평균값이 올라간 수치다.
케이틀린의 강점은 우월한 사거리를 바탕으로 상대팀 원딜러를 압도하며 라인전을 강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력 기술인 '필트오버 피스메이커(Q)'와 '요들잡이 덫(W)'은 매우 준수한 스킬이다. '90구경 투망(E)'은 이동기로 보기에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고, 궁극기 '비장의 한 발(R)'은 효율이 떨어진다지만, 이것이 LCK에서의 부진을 설명할 순 없다.
T1 원거리 딜러 '테디' 박진성은 10.15 패치버전 원딜 챔피언 티어에 대한 질문에 "'애쉬', 케이틀린, 이즈리언, '진'이 물고 물리는 관계"라고 답했다. 그는 "애쉬의 경우 초반이 강력하지만, 케이틀린은 후반이 강하다"며 "다만 케이틀린이 한타 때 포지션 잡기가 쉽지 않아 갑자기 터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애쉬는 초반 라인전을 강하게 가져갈 수 있고, 궁극기 '마법의 수정화살(R)'로 전투를 열 수 있다. 이즈리얼의 '비전 이동(R)'은 최상위급 생존기고, 케이틀린보다 빠르게 전성기를 맞이한다. 진은 초반 라인전이 매우 강하다. 궁극기 '커튼콜(R)'도 케이틀린의 '비장의 한 발'보다 유틸성이 높다. 물론 후반 성장 기대치는 케이틀린이 압도적이지만, 교전이 잦은 현 대회 메타상 케이틀린의 성장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 DRX, 담원 게이밍 등 강팀이 케이틀린을 사용하면 승률이 오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숙련도가 높은 선수들이 케이틀린을 사용하면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DRX의 원거리 딜러 '데프트' 김혁규는 지난달 25일 인터뷰를 통해 "10.15 패치가 적용되면 케이틀린의 가치가 높아질 것"이라며 "특히 짝꿍인 '바드'와 함께 나오면 파괴력이 더 커질 것 같다"고 설명했다. 김혁규는 데뷔 이후 지금까지 케이틀린을 33번 선택했고, 57.6%의 승률을 기록했다. KDA도 4.4로 준수한 편이다.
LCK 8주차 케이틀린의 모습은 너무나도 무력했다. 자연스레 '케이틀린은 함정픽'이라는 얘기도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케이틀린이 LCK에 맞지 않는 챔피언이라고 단정짓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함정픽'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선 9주차 각성한 케이틀린의 활약이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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