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키뉴스] 강한결 기자 = '검은방', '회색도시' 등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없는 스토리 어드벤처 장르의 게임을 선보였던 '수일배' 진승호 디렉터의 신작이 출시됐다.
지난달 30일 라인게임즈는 ‘스튜디오 라르고(Studio LARGO, 디렉터 진승호)’에서 개발한 콘솔 타이틀 ‘베리드 스타즈(Buried Stars)’를 발매했다. 이 게임은 진승호 디렉터가 선보이는 첫 콘솔 타이틀로, PlayStation(PS4, PS VITA) 및 닌텐도 스위치를 통해 서비스된다.
'베리드 스타즈'는 서바이벌 오디션 도중 발생한 의문의 붕괴 사고로 고립된 캐릭터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군상극을 다룬 작품이다. 다양한 갈등 요소들을 대화와 SNS 등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풀어가는 것이 방식으로 전개되며, 플레이 선택에 따른 멀티 엔딩을 체험할 수 있다.
▶ 진일보한 진승호 표 '딥다크 스토리'
진승호 디렉터의 작품은 공통점이 있다.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어두운 심리상태를 사실적으로 묘사한다는 것인데, 이번 작품도 마찬가지다. 게임 스토리의 중심이 되는 5명의 인물은 '묻혀있는(Buried) 인간의 빛나는 재능(Stars)'을 발굴하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베리드 스타즈' 톱 5에 진출한 '연반인(연예인+일반인)'이다. 최종 경연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무대가 무너지면서 이들은 행사장 안에 갇혀 버린다. 말 그대로 '묻혀버린 스타들'이 된 것이다.
극한의 상황 속에서 인간의 심리상태는 피폐하게 변한다. '베리드 스타즈'는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인물들이 어떻게 반목하고 갈등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주인공 한도윤의 멘탈지수가 0으로 떨어지면 게임오버 상태가 되는데 , 멘탈이 붕괴된 이후 스토리는 파괴적인 양상으로 흘러간다.
노멀엔딩과 트루엔딩, 다양한 루트가 있는 게임의 특성상 다회차 플레이는 필수적이다. 1회차 엔딩 '문제편'은 사실상 프롤로그의 성격을 띄고 있다. 하지만 꿈도 희망도 없는 충격적인 결말은 진 디렉터가 전작을 통해 보여줬던 딥다크 스토리 강화판이라 볼 수 있다.
기자는 문제편 엔딩을 본 후 한동안 충격이 가시지 않았다.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도 갖게 됐다. 혹시 '내가 무심코 던진 말이 다른 사람에게 비수가 되지는 않았을까', '내게도 숨겨진 그늘 같은 게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등의 생각들로 머릿 속이 혼잡했다.
▶ 커뮤니케이션으로 '사건 단서' 추리하자
'베리드 스타즈'는 특정한 상황이 발생하는 매 챕터에서 키워드를 획득하게 된다. 이 키워드를 통해 인물들과 대화할 수 있다. 동일한 키워드라도 각각의 인물이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특정 선택지를 제시하고 어떻게 대답할지를 선택하는 것은 일종의 추리형식으로 진행된다. 각 캐릭터는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키워드, 선택지가 존재하는데 극중 상황이나 캐릭터의 성향, 설정 등을 찬찬히 고려해보면 보면 어느정도 해답이 보이게 된다.
인물의 성격과 설정에 따라 반응은 달라진다. 예를 들어 '베리드 스타즈' 중간집계 1위의 이규혁은 차분하면서도 이성적인 인물이다. 상식에 맞는 수위의 키워드를 제시한다면 호감도를 쌓기 수월하다.
과거 아이돌 그룹 '비러브드'의 리더를 맡았던 민주영은 유저 사이에서 '갓주영', '엔젤주영'으로 불린다. 민주영과 대화하면 높은 확률로 주인공의 멘탈이 회복된다. 공황장애라는 치명적 요소가 있음에도 적극적으로 인물 간의 갈등을 중재한다.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얻은 단서는 단서를 수집해 유저는 사건의 진상을 파악해야 한다. 만약 논리에 어긋나는 결론을 내게 되면 호감도와 멘탈이 하락한다. 트루 엔딩을 위해서는 호감도와 정신력 수치를 잘 관리할 필요가 있기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대화를 이끌어 나가는지가 중요하다.
▶ 현실반영 200%... 사이버불링, 루머 유포 그대로 반영한 '페이터'
'베리드 스타즈'에는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합친 가상의 SNS '페이터'가 있다. 페이터는 등장 인물들에게 바깥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이면서, 동시에 온갖 악플과 루머를 생산하는 행위가 반복되는 끔찍한 장소이기도 하다. 페이터는 게임 스토리에 핵심이 되는 요소다. 페이터를 통해 유저는 키워드를 획득할 수 있다. 또한 페이터 내에서 만들어진 괴소문은 등장인물 간의 갈등을 유발하고 대립하게 만드는 장치로 작용한다. 페이터 내의 소식에 주인공의 멘탈지수가 하락하기도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등장인물들은 현실과 단절됐지만, 이들의 행적은 페이터로 낱낱이 공개된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자세히 설명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페이터 내에서 생산된 괴소문은 오디션 참가자들을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고 간다.
우리는 연예 뉴스를 통해 다수의 연예인들이 악플과 괴소문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모습을 이미 여러차례 목격한 바 있다. '베리드 스타즈'는 악플과 루머로 고통받는 연예인의 고충을 간접적으로나마 유저에게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
페이터에서 퍼지는 괴소문은 30%의 팩트와 70%의 허위사실이 섞여있다. 교묘하게 진실로 포장된 거짓이 얼마나 파급력을 미칠 수 있을지 보여줬다는 느낌을 받았다.
진 디렉터는 SNS를 '베리드 스타즈'에서 소재로 사용한 것에 대해 "게임에 SNS 기반 소재를 넣은 것은 제가 저번 회사에서 나올 때 겪은 사건이 반영된 것"이라며 "당시는 트위터를 열심히 쓰던 때인데, 퇴사 소식이 기사화되면서 기자, 게이머 등 팔로하고 있던 많은 분들이 일제히 그 이야기를 하는 경험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 나 자신이 이런 타임라인 안에서 화젯거리가 된다는 게 충격적이고, 정신적으로 힘든 부분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 다소 아쉬웠던 다회차 플레이 편의성... 능동성이 조금 더 있었다면?
물론 '베리드 스타즈'에 아쉬운 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멀티 엔딩을 집어넣은 게임의 특성상 '다회차 플레이'는 필수다. 하지만 편의 기능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먼저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할 때를 제외하면 저장이나 불러오기를 할 수 있는 부분이 부족하고, 분기점으로 돌아가서 다른 선택지를 시도해볼 수 있는 기능도 없다.
다른 선택지를 위해서는 사실상 게임을 종료해 커뮤니케이션 파트 초반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도전과제를 깨는 것을 즐기는 유저들은 이같은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또한 모든 루트가 초중반부를 공유하고 있다는 부분도 아쉽다. 통상적으로 다회차 플레이가 필요한 게임은 초반부를 스킵하는 기능이 포함된 경우가 많다. 하지만 '베리드 스타즈'에는 이같은 부분이 없다.
구간 점프가 존재하지 않고 빨리 감기만 지원하기 때문에 이미 지나친 부분에서도 시간을 꽤 잡아먹어 중요한 선택지 이전까지 진행하는 데에도 많은 시간이 걸린다. 또한 대부분의 이벤트 장면은 전부 다 보고넘어가야 리셋이 가능하기 때문에 답답한 부분도 있었다.
유저가 능동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이 부족하다는 점도 아쉬움을 자아낸다. 예를 들어 주도적으로 단서를 찾거나, 텍스트 외에도 사건을 추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면 더욱 게임의 몰입도가 높아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카메라 워크를 터치로 조작하거나 3D 배경을 돌릴 수 있었다면 조금 더 붕괴현장의 현실성을 높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키워드 하나를 갖고 모든 등장인물과 하나씩 이야기를 해야하는 구간에서는 다소 피로감을 받기도 했다.
▶ 그럼에도 '수일배'표 신작이 반가운 이유는
종합해보면 '베리드 스타즈'는 매력적인 스토리와 SNS의 어두운 면을 실감나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다만 시스템 적으로는 아쉬운 부분도 분명히 있었다.
다만 그럼에도 '베리드 스타즈'는 좋은 게임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게임에서 쉽게 볼 수 없던 텍스트 어드벤처 장르를 내세웠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MMORPG가 메인 장르인 한국 게임 풍토상 '베리드 스타즈'와 같은 게임은 비주류로 분류된다. 하지만 훌륭한 작품성으로 게이머들을 만족시켰기에 '텍스트 어드벤처'라는 장르의 수요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검은방', '회색도시'를 통해 자신을 알린 진 디렉터는 첫 콘솔작품으로 '수일배'의 색채가 짙게 묻어나는 '베리드 스타즈'를 선보였다. 이번 작품이 진 디렉터의 첫 번째 콘솔작품인 만큼 차기작에서는 좀더 만족스러운 콘솔 작품을 출시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기자는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주말내내 한도윤이 되면서 등장인물들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분노했다. 텍스트 게임을 좋아하는 기자에게 '베리드 스타즈'는 선물같은 게임이었다.
sh04khk@kukinews.com
지난달 30일 라인게임즈는 ‘스튜디오 라르고(Studio LARGO, 디렉터 진승호)’에서 개발한 콘솔 타이틀 ‘베리드 스타즈(Buried Stars)’를 발매했다. 이 게임은 진승호 디렉터가 선보이는 첫 콘솔 타이틀로, PlayStation(PS4, PS VITA) 및 닌텐도 스위치를 통해 서비스된다.
'베리드 스타즈'는 서바이벌 오디션 도중 발생한 의문의 붕괴 사고로 고립된 캐릭터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군상극을 다룬 작품이다. 다양한 갈등 요소들을 대화와 SNS 등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풀어가는 것이 방식으로 전개되며, 플레이 선택에 따른 멀티 엔딩을 체험할 수 있다.
▶ 진일보한 진승호 표 '딥다크 스토리'
진승호 디렉터의 작품은 공통점이 있다.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의 어두운 심리상태를 사실적으로 묘사한다는 것인데, 이번 작품도 마찬가지다. 게임 스토리의 중심이 되는 5명의 인물은 '묻혀있는(Buried) 인간의 빛나는 재능(Stars)'을 발굴하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베리드 스타즈' 톱 5에 진출한 '연반인(연예인+일반인)'이다. 최종 경연을 앞두고 갑작스럽게 무대가 무너지면서 이들은 행사장 안에 갇혀 버린다. 말 그대로 '묻혀버린 스타들'이 된 것이다.
극한의 상황 속에서 인간의 심리상태는 피폐하게 변한다. '베리드 스타즈'는 궁지에 몰린 상황에서 인물들이 어떻게 반목하고 갈등하는지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주인공 한도윤의 멘탈지수가 0으로 떨어지면 게임오버 상태가 되는데 , 멘탈이 붕괴된 이후 스토리는 파괴적인 양상으로 흘러간다.
노멀엔딩과 트루엔딩, 다양한 루트가 있는 게임의 특성상 다회차 플레이는 필수적이다. 1회차 엔딩 '문제편'은 사실상 프롤로그의 성격을 띄고 있다. 하지만 꿈도 희망도 없는 충격적인 결말은 진 디렉터가 전작을 통해 보여줬던 딥다크 스토리 강화판이라 볼 수 있다.
기자는 문제편 엔딩을 본 후 한동안 충격이 가시지 않았다. 스스로를 돌아보는 시간도 갖게 됐다. 혹시 '내가 무심코 던진 말이 다른 사람에게 비수가 되지는 않았을까', '내게도 숨겨진 그늘 같은 게 존재하는 것은 아닐까' 등의 생각들로 머릿 속이 혼잡했다.
▶ 커뮤니케이션으로 '사건 단서' 추리하자
'베리드 스타즈'는 특정한 상황이 발생하는 매 챕터에서 키워드를 획득하게 된다. 이 키워드를 통해 인물들과 대화할 수 있다. 동일한 키워드라도 각각의 인물이 다른 반응을 보이는 것도 흥미로운 부분이다.
특정 선택지를 제시하고 어떻게 대답할지를 선택하는 것은 일종의 추리형식으로 진행된다. 각 캐릭터는 좋아하거나 싫어하는 키워드, 선택지가 존재하는데 극중 상황이나 캐릭터의 성향, 설정 등을 찬찬히 고려해보면 보면 어느정도 해답이 보이게 된다.
인물의 성격과 설정에 따라 반응은 달라진다. 예를 들어 '베리드 스타즈' 중간집계 1위의 이규혁은 차분하면서도 이성적인 인물이다. 상식에 맞는 수위의 키워드를 제시한다면 호감도를 쌓기 수월하다.
과거 아이돌 그룹 '비러브드'의 리더를 맡았던 민주영은 유저 사이에서 '갓주영', '엔젤주영'으로 불린다. 민주영과 대화하면 높은 확률로 주인공의 멘탈이 회복된다. 공황장애라는 치명적 요소가 있음에도 적극적으로 인물 간의 갈등을 중재한다.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얻은 단서는 단서를 수집해 유저는 사건의 진상을 파악해야 한다. 만약 논리에 어긋나는 결론을 내게 되면 호감도와 멘탈이 하락한다. 트루 엔딩을 위해서는 호감도와 정신력 수치를 잘 관리할 필요가 있기에 얼마나 효율적으로 대화를 이끌어 나가는지가 중요하다.
▶ 현실반영 200%... 사이버불링, 루머 유포 그대로 반영한 '페이터'
'베리드 스타즈'에는 페이스북과 트위터를 합친 가상의 SNS '페이터'가 있다. 페이터는 등장 인물들에게 바깥 세상과 소통할 수 있는 창구이면서, 동시에 온갖 악플과 루머를 생산하는 행위가 반복되는 끔찍한 장소이기도 하다. 페이터는 게임 스토리에 핵심이 되는 요소다. 페이터를 통해 유저는 키워드를 획득할 수 있다. 또한 페이터 내에서 만들어진 괴소문은 등장인물 간의 갈등을 유발하고 대립하게 만드는 장치로 작용한다. 페이터 내의 소식에 주인공의 멘탈지수가 하락하기도 한다.
아이러니하게도 등장인물들은 현실과 단절됐지만, 이들의 행적은 페이터로 낱낱이 공개된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 자세히 설명하는 것은 무리가 있지만, 페이터 내에서 생산된 괴소문은 오디션 참가자들을 극단적인 상황으로 몰고 간다.
우리는 연예 뉴스를 통해 다수의 연예인들이 악플과 괴소문으로 고통을 호소하는 모습을 이미 여러차례 목격한 바 있다. '베리드 스타즈'는 악플과 루머로 고통받는 연예인의 고충을 간접적으로나마 유저에게 느낄 수 있게 만들었다.
페이터에서 퍼지는 괴소문은 30%의 팩트와 70%의 허위사실이 섞여있다. 교묘하게 진실로 포장된 거짓이 얼마나 파급력을 미칠 수 있을지 보여줬다는 느낌을 받았다.
진 디렉터는 SNS를 '베리드 스타즈'에서 소재로 사용한 것에 대해 "게임에 SNS 기반 소재를 넣은 것은 제가 저번 회사에서 나올 때 겪은 사건이 반영된 것"이라며 "당시는 트위터를 열심히 쓰던 때인데, 퇴사 소식이 기사화되면서 기자, 게이머 등 팔로하고 있던 많은 분들이 일제히 그 이야기를 하는 경험을 했다"고 밝혔다. 이어 " 나 자신이 이런 타임라인 안에서 화젯거리가 된다는 게 충격적이고, 정신적으로 힘든 부분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 다소 아쉬웠던 다회차 플레이 편의성... 능동성이 조금 더 있었다면?
물론 '베리드 스타즈'에 아쉬운 점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멀티 엔딩을 집어넣은 게임의 특성상 '다회차 플레이'는 필수다. 하지만 편의 기능이 부족하다는 느낌은 지울 수 없었다. 먼저 커뮤니케이션을 시작할 때를 제외하면 저장이나 불러오기를 할 수 있는 부분이 부족하고, 분기점으로 돌아가서 다른 선택지를 시도해볼 수 있는 기능도 없다.
다른 선택지를 위해서는 사실상 게임을 종료해 커뮤니케이션 파트 초반으로 다시 돌아가야 한다. 도전과제를 깨는 것을 즐기는 유저들은 이같은 불편함을 감수해야 한다. 또한 모든 루트가 초중반부를 공유하고 있다는 부분도 아쉽다. 통상적으로 다회차 플레이가 필요한 게임은 초반부를 스킵하는 기능이 포함된 경우가 많다. 하지만 '베리드 스타즈'에는 이같은 부분이 없다.
구간 점프가 존재하지 않고 빨리 감기만 지원하기 때문에 이미 지나친 부분에서도 시간을 꽤 잡아먹어 중요한 선택지 이전까지 진행하는 데에도 많은 시간이 걸린다. 또한 대부분의 이벤트 장면은 전부 다 보고넘어가야 리셋이 가능하기 때문에 답답한 부분도 있었다.
유저가 능동적으로 할 수 있는 부분이 부족하다는 점도 아쉬움을 자아낸다. 예를 들어 주도적으로 단서를 찾거나, 텍스트 외에도 사건을 추리할 수 있는 부분이 있었다면 더욱 게임의 몰입도가 높아지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있다. 카메라 워크를 터치로 조작하거나 3D 배경을 돌릴 수 있었다면 조금 더 붕괴현장의 현실성을 높일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키워드 하나를 갖고 모든 등장인물과 하나씩 이야기를 해야하는 구간에서는 다소 피로감을 받기도 했다.
▶ 그럼에도 '수일배'표 신작이 반가운 이유는
종합해보면 '베리드 스타즈'는 매력적인 스토리와 SNS의 어두운 면을 실감나게 표현했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다만 시스템 적으로는 아쉬운 부분도 분명히 있었다.
다만 그럼에도 '베리드 스타즈'는 좋은 게임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게임에서 쉽게 볼 수 없던 텍스트 어드벤처 장르를 내세웠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다. MMORPG가 메인 장르인 한국 게임 풍토상 '베리드 스타즈'와 같은 게임은 비주류로 분류된다. 하지만 훌륭한 작품성으로 게이머들을 만족시켰기에 '텍스트 어드벤처'라는 장르의 수요도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검은방', '회색도시'를 통해 자신을 알린 진 디렉터는 첫 콘솔작품으로 '수일배'의 색채가 짙게 묻어나는 '베리드 스타즈'를 선보였다. 이번 작품이 진 디렉터의 첫 번째 콘솔작품인 만큼 차기작에서는 좀더 만족스러운 콘솔 작품을 출시할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기자는 지난 8일부터 9일까지 주말내내 한도윤이 되면서 등장인물들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분노했다. 텍스트 게임을 좋아하는 기자에게 '베리드 스타즈'는 선물같은 게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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