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현의 MLB 첫 선발 등판,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도 떨었다

김광현의 MLB 첫 선발 등판,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도 떨었다

기사승인 2020-08-18 12:17:21
▲사진=AP 연합뉴스

[쿠키뉴스] 문대찬 기자 =한국 시리즈를 비롯해 각종 국제무대에서 뛴 베테랑도 메이저리그 첫 선발 등판의 긴장감을 감출 수 없었다.

김광현은 18일 오전 6시 15분(한국시간) 미국 일리노이주 시카고 리글리필드에서 열린 ‘2020 메이저리그’ 시카고 컵스와 더블헤더 1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지난달 25일 피츠버그와의 개막전에서 불펜 투수로 등판해 1이닝을 던진 김광현은 이날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천신만고 끝에 얻은 메이저리그 선발 데뷔 무대였기 때문이다.

올 시즌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유니폼을 입고 메이저리그 도전을 시작한 김광현은 시범경기에서 연이어 호투를 펼치며 선발 후보로 낙점됐다. 하지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개막이 무기한 연기되더니 공교롭게도 경쟁자들이 부상에서 회복하며 마무리 투수로 보직이 바뀌었다. 그런데 선수단 내 코로나19 대량 감염 사태가 벌어졌고, 선발 투수 카를로스 마르티네스 또한 부상자 명단에 오르면서 뜻밖의 선발 등판 기회를 얻었다. 

김광현은 이날 1회말 만루 위기를 극복한 뒤 더그아웃으로 향하다가 급히 마운드로 되돌아갔다. 올 시즌 메이저리그는 감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투수들이 로진백을 개별적으로 사용하도록 지시하고 있다. 자신의 로진백을 챙겨서 더그아웃으로 돌아가야 되지만 이를 깜빡한 것이다. 4회에는 교체돼 내려가는 김광현에게 유격수 토미 에드먼이 로진백을 주워 건네주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김광현의 귀여운 실수는 또 있었다. 정규리그용이 아닌 훈련용 모자를 쓰고 첫 이닝을 던졌다. 스프링캠프 혹은 타격훈련 시 쓰는 이 모자는 정규리그용 모자와 팀 로고 모양이 살짝 다르다. 김광현은 투구를 마친 뒤 더그아웃으로 돌아가서야 실수를 알아차렸다. 김광현이 2회에 정상적인 모자를 착용하고 등판하자 현지 중계진도 웃음을 터뜨렸다.

긴장 속에 데뷔전을 치렀지만 투구 내용은 준수했다. 투구수 60개를 예정하고 등판한 경기에서 3.2이닝 1실점을 기록했다. 구속이 낮았고, 제구 또한 정교하지 못했지만 특유의 슬라이더로 타자들을 요리했다. 김광현은 “외출 금지 상태라 그냥 숙소에서 수건 들고 섀도우 모션이라든지 튜빙 같은 운동 위주로 훈련했다”며 “아무래도 방 안에만 있다보니 몸이 굳어진 느낌이었다”고 등판 준비에 어려움이 있었음을 토로했다.

mdc0504@kukinews.com
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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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대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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