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 팔리는 활어들 어쩌나”…2.5 단계 6일째, 시름 깊은 노량진 

“안 팔리는 활어들 어쩌나”…2.5 단계 6일째, 시름 깊은 노량진 

더 길어지는 2.5단계…상인들 “수협, 임대료 인하 등 대책 마련 나서야”

기사승인 2020-09-05 05:17:01
코로나19 장기화 국면이 이어지면서, 노량진 수산시장에도 그 여파가 미치고 있다. / 사진=한전진 기자 
코로나19 이전 대비, 일 매출이 4분의1 정도로 급감했다고 한 상인은 고개를 저었다. / 사진=한전진 기자
[쿠키뉴스] 한전진 기자 =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50% 이상 손님이 줄었다고 봐야죠. 그전에는 하루 150만원 정도라도 매출이 나왔는데 지금은 20만원, 30만원 정도 입니다. 활어가 안 나가니 수족관에서 그냥 폐사해 처분하는 경우도 많고…”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격상 6일째인 4일. 노량진 수산시장은 깊은 시름에 잠겨 있었다. 보통 금요일 오후면 퇴근길 직장인이나 인근 주민들로 붐비기 마련이지만, 예전의 활기찬 모습은 온데 간 데 없었다. 시장 1층에서 활어 등을 파는 A상회 김기현(가명)씨는 “금요일 저녁 6~7시가 제일 손님이 붐비는 시간대인데, 이정도면 없어도 너무 없다”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손님 급감으로 최근에는 활어 등의 관리도 고민이다. 회전율이 떨어져 그냥 버려야 하는 경우도 늘고 있는 것이다. 2층 수산 매장에서 만난 상인 이모씨는 “방어는 좀 나은데, 농어나 도미 이런 것들은 이삼일이면 상품 가치가 크게 떨어진다”라며 “삼일 정도면 ‘꽃이 핀다’ 하는데, 색이 변하고 활어에 상처도 많이 생기는 것”이라고 토로했다. 

갑각류 등을 취급하는 B상회 김모씨도 “킹크랩과 달리 숫놈 꽃게 같은 경우는 하루를 넘기기 힘들다”라며 “며칠 전부턴 아예 경매에서 들여오는 물량을 줄여 소량만 판매하고 있다”고 했다. 실제로 이날 수산시장에는 물이 빠져있는 빈 수족관들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금요일 저녁 시간이 다가오고 있음에도 한 식당은 굳게 문을 닫고 있었다. / 사진=한전진 기자
손님이 급감하니 쉬는 곳도 늘었다. 2.5단계 격상 기간 아예 문을 닫는 것이다. 매장을 열기만 해도 종업원 인건비와 전기세 등 고정 지출이 생긴다. 

마스크를 꾹 눌러쓰고 매대를 정리하던 상인 서민숙(가명)씨도 “수산물 상회 특성상 혼자 일을 할 수도 없고, 종업원 한 둘 정도가 도와야 하는데 이 비용만 하루 10만원이상”이라며 “거리두기 기간이 더 늘어나면, 어떡해야 할지 답답하다”라고 혀를 찼다.

2층의 횟집 골목 역시 텅 빈 모습이었다. 복도를 지나는 사람조차 드물었다. 현재 일반 음식점 등은 오후 9시 이후 홀 장사가 금지된 상태다. C횟집 종업원 임모씨는 “일반 손님은 거의 없고, 수산 시장 직원 정도만 식사를 하러 오는 정도”라며 “금요일 저녁이면 4~5건 예약이 기본적으로 찼는데, 이날은 한 건도 없다”라고 고개를 저었다. 

인근 D식당 강모씨도 “문을 닫고 쉬고 있는 식당들도 많다”면서 “현재 5명이던 종업원도 2명으로 줄었다”라고 했다. 이어 “정부 차원에서 관련 대책이 나오지 않는다면 앞으로 망하는 가게들도 속출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히 이날 2.5단계 기간 연장 소식에 상인들의 얼굴은 더 어두워지고 있다. 정부 발표에 따르면, 오는 6일 종료될 예정이었던 전국 사회적 거리두기 기간은 일주일 가량 더 연장됐다. 수도권은 2.5단계 기간을 일주일 늘리고, 나머지 지역은 2단계 적용 기간을 2주 더 적용한다.

상인들은 특단의 대책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입을 모아 호소했다. 장정열 노량진수산시장 상우회 회장은 “코로나19 재확산에 따른 거리두기 2.5단계 격상에 상인들은 전례 없는 고난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면서 “많게는 매출이 70% 이상 떨어진 곳도 있을 만큼 상황이 심각하다”라고 토로했다. 이어 “상인들이 모여 수협 측에 임대료 인하 등의 대책 마련을 건의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2.5 단계 기간 격상에 따라 수협 측도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상인들은 강조했다. / 사진=한전진 기자
ist1076@kukinews.com
한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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