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연장 및 확대 첫날, 인적드문 명동거리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연장 및 확대 첫날, 인적드문 명동거리

“노점상이 사라졌다...”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 확대 및 연장 첫날

기사승인 2020-09-08 12:05:30


- 불 꺼진 명동거리는 빗방울만 후두둑
- 종업원들 무료하게 앉아 휴대폰만 만지작
- ‘임시 휴점. 임시 휴업, 임대’ 붙인 점포들만 점점 늘어
- 종로3가, 강변역 포장마차 거리도 모두 문 닫아 
관광객과 시민의 발길이 끊어진 명동에는 임시휴점이나 임대 안내문이 걸린 점포들이 하나둘씩 늘어나고 있다.

[쿠키뉴스] 곽경근 대기자 =서울시는 정부의 ‘거리두기 2.5단계 지침’에 추가로 시내 포장마차, 푸드트럭, 거리 가게 등 2804곳에도 저녁 9시부터 오전 5시까지 취식 금지 조치를 적용한다고 6일 밝혔다.
정부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는 다소 누그러졌지만 수도권 대상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를 이달 13일까지, 전국 대상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를 이달 20일까지로 연장했다.

동서울터미널 부근 버스정류장 앞 포장마차촌도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시행된 지난 달 말부터 문을 닫았다. 7일 밤, 내리는 빗속에 퇴근길을 재촉하는 시민들의 발걸음만 분주하다.

이번 연장에 따라 음식점, 프랜차이즈형 카페, 학원, 실내체육시설 등의 영업 제한이나 운영중단 조치도 계속된다. 또한, 프랜차이즈형 제과제빵‧아이스크림‧빙수점도 대상에 포함됐다.
음식점은 밤 9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포장‧배달 주문만 가능하다. 프랜차이즈 카페‧음식점과 추가된 제과제빵‧아이스크림‧빙수점은 영업시간과 상관없이 포장‧배달만 가능하다. 개인이 운영하는 소규모 카페나 점포는 실내 영업이 가능하다.

예년 같으면 포장마차, 푸드트럭, 거리가게 등 노점상이 가득한 거리에 관광객과 시민이 뒤엉켜 있어야 할 저녁시간, 명동은 한산했다.

-폭풍 영향으로 비바람까지 몰아친 명동거리는 을씨년스럽기까지
예년 같으면 포장마차, 푸드트럭, 거리가게, 관광객과 시민이 뒤엉켜 불야성을 이룬 오후 7시 불 꺼진 명동은 스산했다. 명동의 밤거리를 장식했던 포장마차와 거리가게들은 중구 회현동 인근 보관소에 천막에 덮인 채 지난 4월 이후 발이 묶여 있다.

명동의 밤을 책임지던 노점상이 보관되어있는 중구 회현동의 보관소 한켠에 자리잡고 있는 거리가게들. 언제 다시 퇴계로 건너 명동으로 장사 떠날 수 있을지 관리인의 한숨이 깊어간다.

보관소 관리인은 “예전 같으면 오후 3~4시에 장사 준비를 시작해 자정 무렵까지 휴일도 없이 영업하던 상인들이 지금은 막노동을 하거나 다른 일을 찾아 나선 것 같다”고 귀띔한다. “올 초 코로나가 처음 유행할 때만 해도 장사를 했었는데 하루 장사를 해도 1만 원 벌이도 안된다며 하나 둘씩 이 곳을 떠났다. 4월부터는 거의 모든 노점상들이 장사를 그만두었다.”며 “덩달아 보관료 월 15만 원을 10만 원으로 내렸지만 이마저도 4월부터는 내는 상인이 없다. 그렇다고 함부로 물건이 그대로 저장되어 있는 리어카를 처분할 수 없어 우리도 힘들기는 마찬가지”라며 한숨을 쉬었다.

명동의 한 상가 쇼 윈도우 앞에서 종업원이 폐점시간을 기다리는 듯 무료하게 앉아 있다.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 적용 범위가 확대된 첫날인 7일 저녁, 명동은 일찌감치 인적이 끊겼다. 평소 노점상으로 낮보다 환했던 명동 길은 차량통행 금지 표시가 무색할 정도로 한가롭다. 10호 태풍 ‘마이삭’이 동해안을 따라 이동하며 뿌린 비바람이 인적 끊어진 명동을 더욱 쓸쓸하게 만들었다. 

상인들의 호객소리 끊어지고 을씨년스러워진 명동의 상가에는 종업들만이 무료하게 가게를 지키고 있었다.



서울의 번영을 상징하는 명동의 화려함은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곳곳에 일찍 영업을 마친 상점들 사이로 아예 ‘임대’나 ‘임시휴업’ ‘임시휴점’ 안내문을 내건 곳들이 눈에 띄었다. 명동파출소 앞에서 담배와 복권 등을 판매하는 노점상 김 모(64)씨 “명동에 30년 넘게 장사를 했는데 사람이 이렇게 없는 것 처음”이라며 “한때는 중국어가 공용어라고 할 정도 중국 관광객은 물론 전 세계 인종 전시장을 방불했었는데 반년 넘게 불 꺼진 명동이 아직도 적응이 안 된다”고 토로했다.

명동에서도 화려하기로 제일 가던 옛 구두골목(명동8길)에 발길이 끊어지며 을씨년스럽기까지 하다.

길 가던 시민들의 주목을 받던 샌드위치맨(sandwich man)과 상인들의 호객소리 끊어지고 을씨년스러워진 명동의 상가에는 종업들만이 무료하게 가게를 지키고 있었다. 

오후 8시 저녁식사를 위해 명동의 한 장소에서 50년 넘게 국수와 만두를 판매하는 식당에 들어갔다. 손 소독과 발열 체크 후에 QR코드로 출입자 등록을 하고서야 입장이 가능했다. 거리두기를 위해 칸막이가 설치되어 있고 제법 손님들이 식사를 하고 있다. “여기는 그래도 형편이 좋네요” 종업원에게 조심스럽게 물었다. “우리는 그래도 단골손님들이 찾아옵니다. 예년에 비교할 수는 없지만, 다른 식당에서는 손님이 없어 종업원들을 줄이거나 문을 닫은 곳도 많은데 감사한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고 말한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자 그나마 중간 중간 켜져있던 상점들도 대부분 네온을 끄면서 명동은 어둠속으로 빠져들고 있었다.
중장년층이 즐겨 찾던 종로3가 송해길 역시 사람들의 발길이 끊기면서 한산하다. 7일 저녁, 송해길에서 만난 한 식당 주인은 “힘들지만 참고 어떻게든 견뎌야지요, 지금 상황은 지구를 함부로 쓴 인간에게 벌을 주고 있는 것 같다. 그래도 나라에서 2차 재난지원금을 준다고 하니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기자는 다른 지역 먹자거리 상황도 알아보기 위해 종로3가 국일관 골목과 송해거리를 찾았다. 이 시간이면 주당들로 북적일 시간인데. 더군다나 오늘같이 비 오는 날이면 손님들로 가득 찰 빈대떡집에도 두 자리에서만 겨우 사람들이 앉아 있다.
송해길 중간의 한 빈대떡집 주인이 점포 입구에서 손님을 기다리고 있다. 비오는 날이면 서민들이 빈대떡 한장 부쳐놓고 삶의 애환을 이야기하던 낭만도 옛 일이 되었다.

국일관 옆 포장마차거리는 한 집도 장사를 하지 않았다. 언제 여기가 포차거리였나 싶다.
동서울터미널 부근의 포장마차촌도 사회적거리 두기가 시행된 지난달 말부터 아예 문을 닫았다. 순환선인 지하철 2호선에서 내려 버스환승장으로 향하는 퇴근길 시민들의 발걸음만 분주하다.
"철시 한 포장마차"
7일 저녁, 광진구 동서울터미널 건너편 환승정류장에 시민들이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평소 모락모락 김을 피우며 퇴근 길 시민들의 발길을 붙잡던 포장마차들은 사회적거리두기 단계가 높아지면서 수익을 맞출 수 없게되자 아예 영업을 포기했다.

불 꺼진 포장마차 앞 환승주차장에서 만난 직장인 김00(53) 씨는 “퇴근 후 서울 외곽에 위치한 집으로 가기 전 이 곳 포장마차에서 간단히 요기하는 날이 많았다. 이따금 동료들과 술 한잔 하기도 하구요”라며 “코로나가 정말 우리의 일상을 너무 우울하게 만들었다. 하루속히 예전의 시간으로 돌아가길 희망한다”며 버스에 올랐다.


수도권 거리두기 2.5단계 적용 범위가 확대된 첫날인 7일 저녁, 명동은 일찌감치 인적이 끊어졌다. 평소 거리상으로 불야성을 이뤘던 명동길은 차량통행 금지 표시가 무색할 정도로 한가했다. 10호 태풍 ‘마이삭’이 동해안을 따라 이동하며 뿌린 비바람에 인적 끊어진 명동을 더욱 을씨년스런게 만들고 있다.

서정협 서울시장 권한 대행은 코로나19 브리핑을 통해 “모두 힘들지만 천만 시민 멈춤 주간을 일주일 연장 운영하고, 방역을 확대 시행해 코로나19 확산 고삐를 확실히 잡겠다”며 “지금이 방역과 민생을 모두 챙기고 일상을 회복할 골든타임”이라고 말했다.
kkkwak7@kukinews.com
곽경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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